인간은 언제 무력감을 느낄까요?
너무 거대한 적을 만났을 때? 오히려 돌진하는 사람도 있잖아요?
포기했을 때? 슬램덩크의 성격파탄 감독님도 말씀하셨죠. 포기하면 편해.
답은 사람이 자신의 '노력'이 '환경'을 '변화'시킬 수 없음을 '예측'했을 때입니다.
중요한 단어들을 강조하기 위해서 따옴표를 넣어보았습니다.
이 무력감은 무조건 나쁜 감정일까요?
진화심리학이 과학이냐는 이견은 있지만, 설명이 너무 편하니 진화심리학으로 설명해봅시다.
무더위가 지속됩니다. 대충 조선시대 쯤이라고 생각해서 에어컨도 없다고 해 봅시다.
멱이라도 감고 싶은데 가뭄이라고 물도 말랐고, 마실 물도 부족합니다.
이때 우리는 무력감을 느낍니다.
이 무력감은 우리가 움직이지 않도록 만들고, 몸의 에너지와 자원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행동하게 만듭니다.
죽지 않고 버텨내면,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날 비가 내릴 것입니다.
그러면 무력감을 안 느끼고 돌아다닌 사람보다 무력감을 느끼고 안 움직인 사람이 더 살아남았겠지요.
이렇게 많은 경우에 자신이 환경을 변화시킬 수 없을 때 외부요인이 환경을 변화시켜 줄 때까지 기다리게 만드는 감정이 무력감입니다.
요새 많은 젊은이들, 저를 포함하여 제 주변도 만나기만 하면 부동산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노동으로 집을 살 수 없다는 사실은 무력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지요.
그런데 집을 샀다고 다를까요?
못 산 사람보다는 기분이 좋겠죠. 다만 우리는 지금 무력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니까요.
지금 집을 산 것은 순전히 자신의 '운'입니다.
자신의 노력이라고 보기는 힘들지요.
집을 사는 판단을 했느냐, 기다리는 판단을 했느냐 정도니까요.
자신의 노력으로는 변화를 만들 수 없기에, 무력감은 비슷하게 느끼는 수준이지요.
다만 다른 긍정적 감정이 있으니 전체적으로는 괜찮겠지만요.
이런 무력감은 사람을 덜 움직이게 만듭니다.
이게 사람들이 말하는 노동의욕의 감소를 일으키지요.
사람들이 포기하기 시작합니다.
삼포니 오포니...
그리고 이 상태가 지속되면 다음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시작합니다.
도박이나 다름없는 투기시장에 자신의 인생을 걸기 시작하죠.
합리적인 선택은 점점 사라집니다.
마지막에는? 폭력이 발생하겠죠.
처음에는 무력감은 시간이 지나서 외부요인에 의해 해결이 되기를 기다리는 과정이라고 말씀드렸죠?
아마 언젠가는 회복이 될건데... 이건 자연현상이 아니다 보니 언제 해결이 될지를 모르죠.
그래서 사람들이 더 무력감을 느끼는지도 모르겠네요.
여하튼 사람들의 극단적 선택이 문제되기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하던가, 문제가 문제이지 않게 만들던가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첫댓글 언젠가 읽은 책에서 나온 예시로 어촌 마을과 금광마을이 생각나는 요즘입니다. 물론 산출의 차이에 운도 있지만 그보다는 노력의 가치가 더 있는 것이, 노력보다는 판 곳에 금이 터지는 운이 더 중요한 사회보다 건강한게 아닌가 하는 글이었는데, 맞지만 쉽지 않네요. 결국 기회를 놓칠까봐 들어가게 되고. 광기와 무기력의 끝이 누군가의 목숨으로 끝나고 그 이유를 타자에게 찾지 않을까 싶은 요즘입니다.
그러니까요. 우리가 열심히 해왔던 공부와 노력이 아니라 뭘 골랐냐, 어디에 투자했냐로 삶의 질이 완전히 뒤바뀌니 허망해지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