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수의 평소 자체 핵무장 주장에 나 역시 전적으로 동감하지만, 위 황장수의 주장에는 심각한 모순이 있다.
첫째,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선제 타격이 가능했던 것은 미국을 비롯한 UN 상임이사국들의 묵인이 있었기 때문인데, (하마스 소탕을 핑계로 한) 가자 지구에 대한 무자비한 대량 학살에도 국제 사회가 침묵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이는 전 세계를 배후에서 좌지우지하는 그림자 정부의 실세가 유대인들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대한민국은 그런 힘이 없으며, 만에 하나 우리가 북한을 어떤 이유에서건 선제 타격할 경우 설사 미국이 동의하더라도 중국과 러시아는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묵과하지 않는다는 건 그들이 한반도 전쟁에 뛰어든다는 뜻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밑천이 바닥나고 있는 러시아는 어쩌면 푸틴이 쫓겨나는 혼란 속에서 못 본 척할 수도 있겠지만, 경제 폭망 상황 속에서 거대한 전쟁이 절실히 필요한 중국 시진핑은 중국 공산당 붕괴의 위기를 벗어날 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칠 리 만무하다.)
둘째, 대한민국의 전시작전권을 가진 미국이 대북(對北) 선제 타격에 동의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지금 미국이 일본과 더불어 바라는 건 한반도의 평화가 아닌, 제2의 6·25이기에 그렇다. 최대한 판세를 키우고 전쟁이 오래 지속되길 원할 미국이기에 1950년 6·25 때처럼 일단은 남한이 철저히 쑥대밭이 되길 원할 것인즉 처음부터 남한이 쉽게 이기는 상황을 허락할 리 만무한 것이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이라는 우리의 반격 명분이 너무도 명백한 상황에서조차 원점 타격을 허락하지 않았던 미국이 단지 북한의 대대적인 공격이 임박했다는 징후만 가지고 남한의 선제 타격을 허락할까? 물론, 그때 당시에 미국은 전면전 확대를 우려해서 그랬으리라. 그리고 미국은 북한의 대대적인 전면전 개시 직전에도 같은 말을 할 것이다...... 남한이 먼저 실컷 두들겨맞은 다음에야 반격을 시작하는 것... 1950년 6·25 때 우리는 이미 직접 경험하였으며,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서도 간접 체험하고 있지 않은가?(아랫글 참조)
셋째, 위 두 번째 필자의 주장과도 이어지는 이야기인데, 이스라엘이 미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물론, 겉으로만 반대하는 척 쇼 하는 것이겠지만) 하마스나 헤즈볼라를 자유롭게 때릴 수 있는 이유는 전시작전권이 미국이 아닌 이스라엘 자신의 수중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이 이스라엘이 하는 짓을 흉내 내고 싶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전시작전권부터 되찾아오는 일이다.(이에 대해서는 아래 두 글을 보라.)
넷째, 황장수는 우리도 이스라엘처럼 국제 사회에 공개하지 말고 몰래 핵무기를 만들면 된다고도 주장하는데, 이 또한 전혀 현실성이 없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묵인이 있었기에 그런 식의 핵무장이 가능했을 뿐, 우리에게 로켓 기술조차 이전하려 하지 않았던 미국, 전범국 일본에게는 언제든 6,000발 이상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게끔 핵 재처리 시설을 허락하면서도 우리에게는 불허했던, 한반도를 다시 한 번 전쟁터로 써먹을 생각으로만 가득 찬 미국이 우리의 핵 개발을 허락할 리 만무하다. 몰래 핵무장을 시도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이미 박정희 때 경험한 일 아니던가?(아랫글들 참조)
요컨대,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우리가 마음 내키는 대로 적진을 선제 타격하는 이스라엘 흉내를 내며 북한을 도륙하고 싶다면 최소한 이스라엘만큼의 방공망부터 갖춰야 하고, 이스라엘처럼 전시작전권을 갖고 있어야 하며, 국제 사회(특히 우리의 경우엔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을 짓뭉갤 수 있을 만큼의 파워가 있어야 한다. 현재 남한은 이 셋 중 그 어느 것도 갖추지 못했기에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은 절대 불가인 것이다.(아랫글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