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50 차 엄혜산 산행기
1. 일자 : 2017. 5. 14.(일 )
2. 산행지 : 겁외사주차장 - 갈림길 - 삼거리 - 엄혜산 - 능선갈림길 - 토현교 - 삼거리 - 겁외사주차장
3. 참가자 : 이재근, 방재곤, 박홍권, 강미애, 정성오, 허금화, 이아숙, 김경수(8명)
5월, 미세먼지 한점 없는 봄빛 찬란한 일요일 아침 8시!
지하철 남천역 3번출구에서 회장님 새 차를 얻어 타고
(새 차 한 턱 제주가서 꼭 내시길.....)
신록 예찬 산행 시작이닷!
진영휴게소에서 일행과 조우했는데
2년 연속 한 번도 결석하신 적이 없는
이 고문님,
못 오시는 걸로 알았는데 참석하셔서 인원은 모두 8명!
커피 나눠마시고 다시 출발,
10시 20분 엄혜산 등산로 초입을 찾아 산행을 시작하였다.
밴드에 미리 엄혜산 산행은 어떻게 즐겨야하는지 정답 올려주신 방고문님 덕에
이쁘게 칼라로 인쇄한 산행지도를 나눠준 산행대장 쎈스에.
오늘 산행 그림이 쭈르르 그려졌다.
완만하고 순한 산을 트래킹하듯이 걷기만 함 되렸다?
꿀 가득한 아카시아 꽃은 지기 시작했고
이젠 찔레꽃 세상이다.
찔레꽃 하얗게 핀 들길
햇살아래 눈부시게 윤이나는 연록색 잎사귀들!
신록을 즐기면서 줄기차게 달려온
힘겨운 삶의 한자락을 또 덮으며 등로를 찾아 산을 오르면 되렸다!
숲은 푸르고 길은 완만하며 해발 250m 남짓 되는 산들이 올망졸망,
마음이 여유롭다.
30여분 오르고 가방 비우려고 맛난 간식 서로 꺼내드는 가운데
조금 더 걸어 11시 30분,
엄혜산 표지석이 있는 평상 앞에 도착했다.
정상이 뭐 이렇노 ...
모두들 생각했지만
이것도 재미있구나 생각하며 기념 인증샷 찍고, 다시 산길을 더듬었다.
부산서 연로하신 어른들이 버스 한차 대절해 와서
우리 일행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뒤죽박죽 섞여 걸었는데
가는 귀가 먹은 어른들이 고함치듯 큰소리로.
손주 보느라고 스트레스 왕창 받았다면서
간만에 산에 온 해방감으로
조용한 산길에 분노의 자기 목소리와 함께 노래까지 틀어대니....
이게 왠일이니? 불편하면서도 사는 이야기가 재미있다.
이게 나이들어가는갑다.
12시 15분경 일행을 확실히 먼저 보낼겸
빈공터 찾아 주변정리 하고 점심을 펼쳤다.
자기 점심은 김밥한줄에 과일만 산더미같이 챙겨온 갑장 덕에
후식이 넉넉하였고
혼자온 산행대장은 손주들 챙긴다고 만들었다는
어르신의 오징어 젓갈을 들고와 우리들 입맛을 돋우었다.
조미료 범벅인 시장제 음식과 달리 깨끗하고 깊은 맛이 있었다.
식사후엔?
얼마 전 대선이 있었던지라 새정부 출범후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이런 저런 시국 이야기에 자칫 산행이 늘어질려는 순간 출발!
보통 식후에 산오르기 힘들어 죽음인데....엄혜산은 고만고만한 산인데다
바로 내리막길, 꽤 괜찮다.
이런 산행 따봉이닷.
유리창 너머로 새로 조성한 부처님을 모신
“공부하다 죽어라” 라는 표지석 세워놓은
귀여운 강쥐가 꼬리 흔드는 절을 지나자
도로가 내려다 보이는 임도이다.
자박자박 햇살아래 줄 지어 걸으니
2시 15분 법륜암 입구 팻말이 보인다.
시원한 바람 불어오는 강가를 끼고 다시 10여분 길을 걸었다.
냇가에선 바지가랭이 걷어 붙이고 다슬기 잡는 아이들 모습이 정겨웠고
대죽 소리 우수수한 강가엔 철지난 초파일 연등이 이리저리 바람에 나부끼누나.
수백년 됨직한 보리수(?) 나무 있는 법륜암에서 이젠 급경사 오르막길!
어찌나 급하게 20여분을 치고 올라가던지....
강바람이 불어도 날이 덥다보니 힘 들었다.
하산길인데도 오르막이 심해 헉헉 네발로 기어 올라갔고
결국 휴식을 해야했다.
휴식 후 종종 걸음 치니 산행 초반 처음으로 거쳤던 삼거리가 나왔다.
그리고는 출발지로 이어지는 산길,
햇살 가득한 냇가, 멋진 소나무 ....
알록달록한 옷 차림의 일행의 뒷모습은 신록과 어울려 자못 한폭의 그림같다.
3시 15분 하산 완료 했고,
성철 스님 생가인 겁외사에 들러 참배도 했다.
웅장하니 지어놓은 기념관은
근검하니 화두에 절치부심 정진하시던
삼천배를 주장하시며 20년 씩 누덕누덕 가사 장삼 기워 입으시던
성철 스님을 기억하는 나에겐 너무 아니었달까?
성철 스님이 보시면 호통 치지않으실까?
조금 빗나간 듯한 느낌이랄까?
겁외사 앞에는 시골 아낙들이 자루에 담은 팥이며 곡식,
야채와 과일들을 팔고 있는데 어쨓튼 5월 햇살아래 보기에 좋았더라.
아숙샘은 물빛 고운 스카프를 한 장 샀고,
나는 성철 스님 법문집을 한 권 샀다.
산청에서 부산 오는데 거의 2시간,
맛있는 코스트코 과자를 나눠먹으며 이야기 꽃을 피우다보니
5시 경, 부산 들어와 있다.
개금에 있는 백종원표 “본가 우삼겹”에서
달달한 고기와 쌈, 누룽지 정식과 비빔밥으로 식사 후 해산했다.
6월 산행은 제주에 전원주택을 마련한
주 대장 집들이를 겸한 한라산산행이다.
기대가 크다.
집에 도착하니 8시 반!
기사님들 감사합니다.
가까우면서도 볼꺼리 많고 뜻깊은
5월 신록산행 멋지게 잡아주신
집행부에 감사드립니다.
밴드에 미리 글 올려 숙제내준 방고문님도 고맙습니다.
6월 산행때 모두들
제주에서 만납시다.
숭악 사관 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