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보며 온천욕하고…가이세키 요리 먹고…밤에는 포장마차서 라멘 안주삼아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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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 사가현에 있는 온쿠리료칸 야외온천. 온쿠리 료칸의 온천물은 많이 뜨겁지 않아 장시간 입욕을 즐기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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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에 휘감긴 낙엽이 거리를 뒹군다. 따뜻한 온천욕이 생각나는 겨울이 시작됐다.
따뜻한 물에 몸을 녹이고 한해를 정리하는 실속있는 여행을 계획한다면 일본 규슈지역 온천으로 떠나 보라 권하고 싶다. 더구나 긴 휴가를 내지 못하는 직장인이라면 짧은 기간 알차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부산에서 210㎞ 떨어진 규슈는 '불의 나라'라고도 불릴 정도로 온천이 많다. 이곳은 연평균 기온이 16도 정도이며, 한겨울에도 영하로 내려가는 경우가 드물어 일본 현지에서도 겨울 온천 여행객이 몰리는 곳이다.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 코비호를 타고 2시간50분쯤 지났을까? 규슈의 가장 큰 도시 후쿠오카 하카타항에 도착했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터미널을 나오니 미래고속을 통해 관광 패키지로 예약한 야마노우에 호텔의 밴이 기다리고 있었다. 벌써 방을 배정받나, 갸우뚱해 하자 편안한 여행을 위해 짐을 호텔로 옮겨 주기 위함이라고 한다. 여행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에 관광 선진국 일본의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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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야마노우에호텔의 료칸(다다미)객실. |
홀가분한 몸으로 후쿠오카의 도시 속 도시, 커널시티로 향했다. 이곳은 180m의 운하를 따라 호텔, 쇼핑몰, 극장, 식당들이 지하 1층에서 지상 5층까지 자리 잡고 있는 복합 문화시설로 1996년 완공됐다. 이곳은 특이하게도 인공운하가 쇼핑몰 중앙부를 흐르고 빛, 바람, 비 등의 자연환경을 느낄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특히 5층에 자리 잡고 있는 라멘 스타디움은 일본의 내로라 하는 라멘집은 모두 모여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을 머물게 한다.
간단한 쇼핑을 마치고 대기하고 있던 호텔 셔틀버스 편으로 숙소로 향했다. 야마노우에 호텔은 시내에서 30분 거리에 있다. 일본의 대중적인 숙소인 비즈니스호텔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전통 방식인 다다미방으로 꾸며진 료칸 객실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호텔 3층에 있는 대욕장 주변에는 숲이 조성돼 있어 입욕객들은 마치 숲에 둘러싸여 온천욕을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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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나카스의 밤거리. 나카스강 주변으로 야타이(포장마차)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포장마차에서 즐기는 일본 라멘 요리는 맛도 분위기도 그만이다. |
온천욕을 마치고 나자 밤이 이슥하다. 후쿠오카의 밤은 나카스 거리가 유명하다. 거리에 질서정연하게 자리 잡은 야타이(포장마차)에 불이 들어오자 거리는 바다가 되고 야타이는 바다에 떠 있는 오징어잡이 배처럼 낭만적이면서도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낸다. 미래고속 박광섭 주임의 돈코츠 라멘 예찬이 떠올랐다. "돈코츠 라멘은 반드시 야타이에서 먹어야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박 주임의 이야기가 빈말은 아닌 듯했다. 시간과 정성을 함께 끓여낸 사골 국물의 걸쭉하고 담백한 맛은 처음 일본 라멘을 접하는 사람의 입에도 맞았다.
야타이의 주메뉴는 어묵, 야키소바, 우동, 꼬치, 라멘 등이며, 보통 6~7시 정도에 문을 열어 새벽 3~4시까지 영업을 한다. 포장마차의 실내는 물론 실외 테이블에도 빼곡히 자리 잡은 사람들의 왁자지껄함이 부산의 포장마차와 닮았지만, 그 속에는 또 다른 이국의 재미와 흥겨움이 묻어났다. 다음 날 아침 후쿠오카에서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사가현으로 향했다. 일본 규슈 북서부에 있는 사가현은 일본 내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온천관광지다.
사가현의 온천물은 일명 '누루유'라고 한다. 누루유란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딱 중간 정도 온도의 온천을 뜻하는데, 온도는 낮지만, 몸에 좋은 성분이 그대로 있어 오랜 시간 입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패키지로 예약된 후루유 온천의 온쿠리료칸은 지난해 3월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쳤으며, 전통적인 료칸의 분위기와 세련되고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접목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리고 전날 묵었던 야마노우에 호텔과 같은 아고라 계열사라 호텔에서 제공하는 밴을 타고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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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쿠리료칸의 가이세키 요리. 사가현에서 재배한 제철에 나는 식재료를 이용하여 9~12접시가 코스요리 형태로 나온다. |
일본 료칸이라 하면 노천온천, 유카타, 다다미, 그리고 일본 전통 가이세키 요리를 들 수 있는데, 이곳에서 유카타를 입으니 일본 전통 온천욕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온쿠리료칸에서는 사가현에서 유일하게 모래찜질 온천인 스나무시를 이용할 수 있다. 모래 속에 묻혀 있으니 온몸의 노폐물이 빠져나가고 대지의 기운을 얻는 기분이 들었다. 모래찜질을 마친 후에는 야외온천에서 온천욕을 했다. 때마침 내린 빗줄기가 뜨거운 물 속으로 떨어져 내리면서 하나가 되는 장면을 보고 있으니 기자도 자연과 하나 되는 듯했다.
료칸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저녁 식사로 제공되는 코스 요리, 가이세키다. 온쿠리료칸의 가이세키는 사가현에서 재배한 식재료로 사가현의 아름다운 도자기에 담겨 9~12접시가 나온다. 제철에 나는 재료를 사용해 현재의 계절 혹은 다가올 계절을 느낄 수 있어 단순히 코스 요리를 먹는 것 이상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미래고속 후끈후끈 사가 럭셔리 온천여행 2박 3일 상품
▶구성 : 승선권, 야마노우에호텔 1박 조식, 사가 온쿠리료칸 1박 석·조식, JR 티켓(사가현→하카타역), 온쿠리료칸 가족탕·모래찜질 50% 할인권
▶송영 서비스 : 하카타항 짐 송영 /호텔 송영, 야마노우에호텔→온쿠리료칸(4인 이상) ※불포함 : 호텔 석식, 각 부두세/유류세(각 부두 개별 납부) ※트윈 2인 1실 기준(최대 4인 가능)
▶일~목 출발 : 26만9000원, 금·토 출발: 36만9000원, 언론사 광고 특가 : 12월 2, 4, 9, 11, 16, 18일 출발 : 25만9000원
▶예약 : www.kobee.co.kr / 코비투어(주) 051-465-9860
글·사진=전민철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