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공포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러시아도 중국에서 들어오는 여행객에 대한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발원지인 우한 지역에 거주하는 자국민을 안전하게 귀국시키기 위해 중국측과 협의에 나섰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보건당국은 26일 모스크바의 한 호텔에 투숙한 중국 국적의 여행객 7명이 급성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폐렴' 증세는 나타나지 않아 안도의 숨을 내쉰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그들이 중국에서 왔다고 해서 급히 구급차가 출동시켰다"며 "호텔 내 다른 투숙객들의 상태도 점검했으나 이상 증후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이르쿠츠크 바이칼국립대에 재학 중인 중국인 학생 5명이 호흡기 질환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도 새해 연휴기간에 중국에 다녀온 것으로 알려져 보건당국을 긴장시켰다.
러시아는 중국과 국경을 길게 맞대고, 매년 150만명 이상의 중국인이 방문하지만, 아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국경을 접한 러시아 일부 주에서는 '우한 폐렴'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 보건당국은 아무르주와 하바로프스크주와 국경을 마주한 헤이룽장성에서 '우환 폐렴'으로 1명이 사망했다는 중국 정부의 발표에 우선 긴장하고 있다. 또 접경 지역에서 7건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나오자, 중국으로부터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중국을 여행하려는 자국민들에게 우한 방문은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따라 아에로플로트 항공사는 24일부터 내달 7일 사이에 중국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하얼빈, 홍콩 등으로 가거나 돌아오는 항공권을 구매한 승객들은 출발 날짜를 바꾸거나 구매한 항공권을 반환해주기로 했다. 아에로플로트와 코드쉐어(공동운항) 협약을 체결한 중국 항공사인 동방항공과 남방항공 이용객들도 적용된다.
러시아 당국은 또 우한과 후베이성에 거주하는 자국민을 대피시키는 방안을 중국 정부와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