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Life-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기타리스트 김광석의 혼신
내가 그를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그러나 어느 날 우연히 다가온 행운은 아니었다.
인연을 쌓고 쌓아 이어진 필연의 것이었다.
기타리스트 김광석과의 만남이 그랬다.
보현정사에서 봄 소풍을 하겠다면서 서울로 나들이하기 바로 전이었으니 지난 2월이 아니었는가 싶다.
현공스님께서 내게 생전 처음으로 카카오톡 메시지 한 통을 보내주셨다.
글은 없고 달랑 동영상 한 편이었다.
기타리스트 김광석이 기타연주를 하는 모습이 그 동영상 속에 담겨 있었다.
현공 스님께서 그 영상을 보내주신 뜻이 다 있겠거니 해서, 그의 연주하는 모습과 선율을 유심히 보고 들었다.
한마디로 감동이었다.
반세기 전으로 거슬러 내가 경남 울산에 있는 울산지역경비사령부 전투 2대대에 소속되어 군 생활을 하고 있을 때 그때, 당시 우리 젊은이들에게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던 ‘트위폴리오’의 통기타 연주에 푹 빠져, 나도 기타를 배우려고 한동안 애를 썼었다.
현을 잡는 왼손 손가락 끝에 서너 번 물집이 잡히고, 그래서 굳었던 살이 다시 풀려서, 이제는 현을 아무리 위아래로 내리 훑어대도 물집이 잡히지 않을 정도에 이르기까지 정말 열심히 연습을 했었다.
그러나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림 솜씨가 천부적으로 타고난다는 사실은 중학교 다닐 때 이미 알고 있었지만, 악기 연주도 마찬가지로 천부적으로 타고나야 한다는 사실을, 내 그때서야 비로소 알았다.
연습을 중단했다.
그리고 그때까지 배운 수준에 맞게 그저 화음 코드나 잡고 박자나 맞추면서 기타 좀 친다는 소리를 들으며 지금껏 왔다.
그래도 클래식 연주곡인 ‘로망스’와 ‘엘리자를 위하여’까지는 연습을 했기에, 적어도 누군가 기타 연주를 할 때, 그가 잘 연주하는지 아닌지는 대충 짚을 정도는 된다.
현공스님이 보내준 그 동영상으로 나는 기타리스트 김광석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았다.
그리고 그 연주솜씨가 세계 최고임도 알았다.
당연히 그를 만나고 싶어졌다.
그때쯤에 내가 김광석 그와 만날 수 있는 여건이 또 하나 조성되고 있었다.
내 페이스북 친구인 가수 이루디아가 그의 기타 연주로 노래를 불렀다고 페이북에 한 편 글을 올려준 것이 그랬다.
김광석 그가 내 마음 속에 다시 한 번 더 자리매김 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그가 초파일의 보현정사에 발걸음 한다는 소식을 현공스님으로부터 전해들었다.
일단 그날의 모든 다른 행사는 접었다.
나만 접은 것이 아니라, 내 아내도 접게 했고, 내 가까운 주위도 접게 했고,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인터넷사이트 공간인 Daum카페 ‘문중 13회’와 Daum카페 ‘아침이슬 그리고 햇비’ 사랑방에도 그 사실을 글로써 알려, 뜻을 같이 하는 이들의 발걸음을 이끌었다.
그래서 초파일의 보현정사에서 만나보게 된 김광석, 역시 그의 기타 연주솜씨는 일품 중의 일품이었다.
그의 혼신이 담긴 연주였다.
내 가슴에 한소쿠리 가득 담기는 감동은 당연한 것이었다.
혼신을 다해 연주한 기타리스트 김광석, 그와의 인연은 그때 그 순간부터 익어가기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