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있을 법한 한가지
ks Kim
추석은 누구에게나 풍요와 결실의 기대감을 갖고 기달린다. 그동안 멀다는 핑계로 찾아 뵙지도, 그렇다고 그 흔한 카톡도 못 보내는 것이, 다빈사였던 것이다. 그러면서 누군가는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을 거론하며 살다보니 그렇게 됐다는 안부 메시지가 날아온다. 그래도 영영 잊고 안보내는 분보다는 낫다고 생각하자. 언제 나라고 인기 관리하면서 살기에는 쩐이 녹녹치않으니. 보내기는 보내야 하고, 안 보내면 훗날 책잡힐 거리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구구절절 메시지 쓰기 보다는 유두브에 널려 있는 글귀 링크하여 보내거나, 멋진 글 COPY하여 여러 곳으로 동시에 보내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주변 친구나 친지들이 모인다면, 같은 메시지 세례로 너에게도 “떠리”. “땡처리” 당한 기분이 어떻게 들까? 괜한 걱정이 앞선다. 너나 잘하세요 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이 바쁜 세상에 누가 우편 번호 찾아가며, 카드나 친필 엽서 보낸 것도 여러곳이라며 생각이 달라진다. 그런 사람을 옆에서 본다면, 저 친구 세상 편하게 사는데, 역시 어딘가 정감가는 사람이야, 참 부럽다 하면서도 뒤 돌아서서는 저 친구 시간이 남아도네, 그러니 아직까지 안경까지 끼고 대리과장 딱지 10년째이지라 수근 거리는 것이다.
뒷 자리에서 머리를 극적이던 부장이 “어이 박과장 어제 사업계획 시안 작성지 올렸나”하자, 아침에 올렸는데요“ 과장이 대답한다. 부장이 ”아 ! 이거였구먼“ 하면서, ”내가 다른 서류를 처리하면서 보았는데 깜박했네, 그런데 자네 시안은 붕어 없는 붕어 빵 같아“라 핀잔을 준다. 박과장은 속으로 팝 빠진 붕어빵은 보았어도, 세상이 달라져 진짜 봉어를 넣는 것도 아니고, 저 부장 아침부터 뇌 없는 골빈 놈 같은 소리하고 있네 생각하고 있었다. ”박과장 시안은 장황하여 우리 이사님이 들으시면 붕어빵 내던지게 생겼어, 내일까지 다시 손봐서 올려 놓고 귀가해“ 라하며, ”참 아까부터 씨름하고 있는 인사카드 보내는 것, 얼추 인사말만 여직원한테 가르쳐주고, 나머진 말단 여직원 시키게, 부장과 과장이 비싼 노동력인데 걸맞게 일해야지 안그런가? 우리 머리도 식힐겸 아메리카노 아이스 커피 한잔 어때‘ 라 하는 것이다. 생각 같아서는 얼음 냉동고 처 박아두고 싶지만, “역시 부장님은 아메리칸 스타일 운영 방침이라 커피도 아메리카노 아이스 커피만 드시네요”라 맛장구 쳤다. 저 짠돌이 그 싼 커피 지가 사면 덧나나, 제일 싼 커피 마시면서도 벼룩이 간도 빼 먹을 인간이네, 그렇게 지지리 궁상떠니 부장 되도록 서울에 전세도 없이 천안에서 기차타고 서울로 출근하고 있지. 철도청에서 상 받개 생겼네라며 속으로 웃는다. 그나마 올 추석은 집에서 보내야하는데, 싸인 서류 데미 속으로 빠져든다.
자그마한 2층 건물도 누군가는 삘띵 (빌딩)이라고 걸핏하며 찾아와 차한자 사라고하는 아줌마가 있다. 인사는 차 한잔으로 시작 되지만 본론은 매번 다르다. 아까은 상가, 오피스텔 겸 주거 복합형이 요즘 트렌드라며, 기회가 마냥 있는 것이 아니라한다. 그래도 사장님은 연세에 비해 부동산도 해박하시고하니 말 나누기가 왠지 편하다는 것이다. 몇 년 전 너 때문에 물 먹은게 있는데, 그 금액이 적었기에 망정이지, 지금 당장 훌딱 벗겨 내쫏고 싶지만, 누구를 탓하랴 내 탓이지.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는데. 이 아줌마가 아직도 헬리곱터 조정사인가? 마침 응접테이블에 포도 송이가 있어 드시면서 말하라고 하였다. 50이 헐씬 넘은 나이에 땡땡이 웃옷에 착 달라붙는 스커트 치마가 과하게 말하자면 터질까 불안하다. 동네에서 알고 지난지가 16여년 되다보니, 어떤때는 존칭도 없이 쑥 말을 하기도한다. “포도가 실하구먼, 역시 포도는 껍질을 살살 벗겨가며 한입에 쏙 빨아 먹어야, 국물까지 느켜가며 먹는 맛이랄까?, 입 안에서 땡글땡글 씹히는게, 어르신 이럴게 먹아봐, 죽여줘”라며 포도 한알을 덥석 잡고는 건내는 것이다. “아따 아줌씨 오늘 누굴 잡아 먹을려고 하나, 심히 껄적하구먼”.라고 했지만, 그래도 남자러고 싫지만은 않았다. 베테랑 아줌마도 이런 부동산 소개건 한다며, 몇 년전 물건 한 채 잡았다가 아직까지 이자에 원금 상환하느라 뒷끝이 타고 있다는 것이다, 분양사 그놈들이 한명의 아줌마가 한 건만하고 그만 두어도 분양사로서는 손해날 것이 없다. 그 사탕 발림에 직원 직함이 팀장 명함, 또는 부장 직함 명함주니 솥뚜껑 만지다가 세상이 이제야 사람을 제대로 볼 줄 아네에 홀리것은 아닌가? 이에 직원은 특별 분양가라며 제대로 물 먹인 것이다. 한 10년 지나면 효자 부동산 될지는 몰라도 동네 처녀 바라보다, 칠성판에 먼저 누울까 누가 아나. 그래 사회 15년 차는 아래 위로 친구로 지내는 것이 요즘 트렌드이지, 조선 시대도, 남녀칠세 부동석도 아닌데 정색하면 되나. 들떨어진 어르신 취급 안 당할려면, 농도 받아주고 하기도해야지.
참 어르신 자녀 분들이 잘 해주고 있지요? 자기도 일찍이 혼자되어 애들 키우다 보니 이제는 힘이든다고한다. “그래도 사위나 딸들한테 용돈 달라고는 안하는 것만해도 다행이지요“한다. ”아줌마는 힘들어도 열심히 일을 찾아 사시는 모습이 좋아 보여요, 안지도 꽤 되는데 실질적 도움도 자주 못되니 미안하지, 시간되면 점심에 순대국이나 해장국하러 요 앞에 가지”라 하였다.
“낮 술로 소주하기는 그렇고 맥주 한잔씩만 합시다.”, “주인장, 이모 여기 맥주 한병만 주세요“ 주방장 아줌마가 “또 오셨어요, 알아요, 맥주 한잔만 하시는거, 저녁에 좀 오세요, 요즘 정치판만 신났지, 가게는 죽상들이에요, 사장님한테라도 박아지 씨워야지 안그래요”하며, 웃는다. 고급 요정도 아니고 숱불구이 소고기 집도 아닌데 서민들이 지갑 열기를 두려워하는 것인가? 내일 저녁은 돼지 목살이나 삼겹살로 주방장 아줌마 이마 좀 펴주어야겠다. 간혹 옆 건물 집 사장님도 이곳 순대국, 해장국 집에 오시는데 그 횟수가 줄었다고 있는 분들이 더 무섭다고 푸념을 한다.
주방 안에서는 딸인듯 아이와 아버지가 설걸이 등을 하는라 점심때만 분주하다. 그 아버지도 한때 대기업 임원까지 하신 분이라는데, 마음 내려 놓고 여기까지 오시느라 마음 고생 했을 법하다. 어쩌다 한잔 가게 내에서 주고 받은 적이 있었다. 당시 불 같은 성질 다 내려 놓고 이곳에서 소주 한잔이 황금 소주잔이며 지금이 천국 같다고 하신다. 한 때 이쁜 마누라한테 손찌검까지 한적도 있었지만, 그것도 그때는 다 가정을 위한다는 명분이었지. 대 기업 임원이 어디 로얄훼말리가 아니면 토사구팽 당하는 수순인데, 인간은 닥쳐봐야, 매를 맞아봐야, 아프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지. 학습 상 이론 상으로는 다 이해하고 실천한다고 하지만 결국을 공염불이었던 것이다. 호랑이처럼 변한 마누라 그늘이 오히려 숨쉬기 편한 것 같다고나 할까?
누구나 있을 법한 한가지는 무엇일까? 자금심, 자신감, 우월감, 성취감, 지배감, 애국심, 봉사심, 자비심 등 자신을 지키고 성장 시킨다고 가꾸고 배우기를 멈추지 않을 것들이다. 책을 톻해 지인을 통해 교육을 통해 수련과정까지 찾아가며 얻고자한 것들이다. 그 누구도 배우고 싶지 않고, 따라하기 조차 꺼려하는 한가지는 무엇일까? 어느 성인처럼 내가 너희들을 대신하여 죄를 속제하기 위해 고통의 골고다 언덕을 스스로 올라가 십자기 못박히는 대속의 죽음 길을 택하라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우리들 마음 속 깊은 곳에 잠자고 있는 그러나 누구나 자주 토출되는 한가지가 있을 것 같다.
그렇다. 지인들에게 그처럼 쉬운 카톡을 보내면서도 자신의 위상만을 내세우는 마음이 앞을 가린 것은 아닌가? 열심히 손카드를 쓰는 동료를 돕기는 커녕 비양 거리는 마음의 저변에는 자신을 숨기고 저 놈만은 꺽고놓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부장님의 말투나 찌질한 궁상스러운 행동은 자신의 약점을 의도적으로 숨기고자하는 보호 보능의 과잉 반응이 있는 것이다. 만년 대리 과장은 아직은 사회 초년생이라 즉흥적 생각에 있지만, 그래도 너보다는 떠오른 태양이라고 자랑하고 자만이 싹트고 있는 것이다. 자그마한 건물을 자주 찾아오는 아줌마도 생활의 전선에서 달리는 성실한 준마 같다. 간혹 타인을 배려하는 것이 부족해 보이고, 상습적 얻어먹기 타입이 몸에 베어있다. 내 것은 아깝고 노력한 것이기에 움켜 쥐고만 있을수록 손가락 사이로 모래가 빠지는 형국 같다. 한때 대기업 임원까지 하셨던 분은 그때의 권자라는 자리에 욕심의 탑만을 채우다 보니, 세월 앞에 무너지는 것 같았다. 조그마한 물건의 주인이든 작은 가게를 영위하는 분들, 그 누구도 예외없이 삶이라는 수레 바퀴 속에서 배움의 미학을 편식하며, 살아 왔던 것은 아니가 뒤돌아 보게된다.
누구나 있을 법한 한가지를 든다면 그것은 “치졸함”이다. 애써가며 숨기고 싶은 욕망, 그 차제가 치졸함인 것이다. 치졸함을 이제라도 당당히 내세워서 그 앞에 당당히 사는 법을 이제부터라도 배워 보고 싶다.
2024. 09.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