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차원에서 장소는 중요하다
기업의 성공을 가능하게 하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가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기술과 아이디어가 혁신적인 것만으로는 기업은 성공할 수 없다. 이를 뒷받침하는 경영 전략이 필요하다. 그리고 기업의 성공을 달성하고 유지하며 더 나아가 발전할 수 있게 하는 전략 중 오늘날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것이 마케팅이다.
이렇게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마케팅은 무엇인가. 마케팅에 대한 많은 이론이 존재하지만 그 중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은 4Ps이다. 4Ps는 제품(Product), 가격(Price), 판매촉진(Promotion), 장소(Place)를 말한다. 내가 4Ps에 대해 처음 배웠을 때,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장소’이다. 제품, 가격과 판매촉진은 상식선에서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었지만 장소를 마케팅의 기본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어색했다. ‘장소’와 마케팅은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장소가 의미를 갖는다면 ‘고객과 판매자와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곳’, 이것이 다인데 무엇이 마케팅과 연관되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 역시 가지고 있는 생각이다.
이렇게 마케팅믹스에서 장소의 주요성이 과소평가되는 현실에 대해서 이 책은 마케팅에 있어서, 더 나아가 기업의 성공에 있어서 ‘장소’가 가지는 의미와 역할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이 얼마나 ‘장소’에 대해 협소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나는 지금까지 ‘장소’란 개념에 있어서 물리적 차원에서만 생각했다. 물리적 차원에서만 ‘장소’를 이해하려고 하였으니 마케팅의 기본으로서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이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장소’란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물리적 장소만의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장소’란 심리적 장소, 물리적 장소, 가상의 장소, 지리적 장소, 글로벌 장소 등 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것이다. 이러한 ‘장소’의 개념 중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은 ‘심리적 장소’와 ‘가상의 장소’였다. ‘심리적 장소’는 지역에 대해 사람들이 심리적 연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추상적인 개념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심리적 장소’는 몇 가지 예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상표인 ‘마운틴 듀’, ‘스바루 아웃백’, ‘말보로’ 등은 이러한 심리적 장소를 이용한 마케팅의 예이다. ‘마운틴 듀’는 산, ‘스바루 아웃백’는 오지 그리고 ‘말보로’는 산악지대를 의미한다. 즉, 심리적 장소를 이용하여 상표가 갖는 의미와 이미지를 구축하여 소비자가 상표를 통해 상품에 대한 친밀감과 감상을 얻는 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가상의 장소’는 우리가 상품에 대한 정보를 찾고 더 나아가 구매행위 까지 이루어지는 공간을 말한다. 나 스스로 인터넷 네트워크를 통해 온라인 쇼핑과 소셜커머스를 통한 구매를 즐기면서 이를 ‘가상의 장소’를 인지하지 못했다. 가상세계를 장소로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렇게 책을 읽음을 통해서 나 스스로 얼마나 막힌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장소의 마케팅 요소로서의 의미를 알게 되면서 ‘장소’가 가지는 중요성에 대해서 실질적으로 체감하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장소’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장소’는 기본적으로 고객과 공급자가 직접적으로 만나는 곳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는 인터넷을 통한 가상세계가 발달하였다고 해서 바뀌는 것이 아니다. ‘글로벌화가 진행되었다고 해서 개별 지역이 지니는 ‘장소’가 중요성을 상실하는 것도 아니다. 그 장소가 무엇에 놓이더라도 장소는 장소로서의 의미를 지니고 이는 기업의 성과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모든 차원에서 장소는 여전히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