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랏 여행을 하면서 잘못된 여행정보가 참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두 가지 여성잡지에 실린 달랏 여행 정보를 그대로 믿고 여행을 준비했는데, 의외로 틀린 부분이 많았습니다.
1) 달랏 시민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인 쓰언 흐엉 호수가 댐을 만들면서 생긴 인공호수라는 것->
댐을 만들면서 생긴 것이 아니라 그냥 둑을 만들면서 생겼다. 그러니까 완전 인공호수가 아니라 반인공호수다.
2) 랑비앙산이 2163m라는 것-> 정확한 것은 2169m
3) 여행 장소에 대한 소개(감상)는 100% 그대로 믿지 말자!- 과장과 수식이 많다.
오늘은 자동차를 하루종일 빌려 투어를 하기로 했습니다. 하루종일 빌리는 값은 우리 돈으로 약 5만원...
그런데 아침부터 날이 엄청 흐렸습니다.
건기인데도 빗방울까지 간간이 떨어졌구요.
랑비앙 산에 올라가 보는 풍경이 최고라는데....
안개로 뒤덮인 산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랑비앙 산 주차장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네요.
일년 내내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곳이라는데, 오늘은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네요.
랑비앙 산의 높이는 2169m.
입구까지는 버스 또는 자동차로 가고...
그 다음 산꼭대기까지는 4륜구동차를 이용합니다.
우리가 탈 사륜구동차....
구불구불 90도 각도로 휘어진 오솔길을 따라 올라가는 길...
빽빽한 소나무 슾이 장관입니다.
고산지대의 채소밭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아, 안타깝게도....
안개로 가득 덮여 산 아래 호수와 마을 풍경은 볼 수가 없었습니다.
이선생님은 내내 안타까워하셨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언제 안개 낀 랑비앙 산을 보겠어요? 이 자체로도 정말 아름답습니다, 라고 말했지요.
제 복장을 좀 보세요.
완전 겨울복장입니다.
달랏의 날씨는 구름이 끼고 흐리면 이렇게 춥습니다. 그러나 해가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온도가 쭉쭉 올라가지요.
소수민족 코흐 족이 만들고 있는 수공예품....
일일이 저렇게 손으로 짜서 팔고 있습니다.
필요한 게 있다면 꼭 사주고 싶은데, 맘에 드는게 없네요.ㅠㅠ
명랑쾌활한 코흐 족 아줌마,
말은 통하지 않아도 참 정겹고 마음이 가는 사람입니다.
그 옆에서 천을 짜고 있는 소수민족 아이는 부끄러운지 고개를 들지 못합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자신들을 구경거리라도 되는 듯 사진을 찍어대는 사람들이 곱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겠어요.
어쨌든 관광객들도 이런 부분은 좀 생각하고 조심해야 할 듯합니다.
눈에 띄는 쓰레기통...
호치민 시에서는 쓰레기통을 보지 못했습니다.
호치민에서 달랏까지 오는 동안에도 역시 그랬구요.
그렇다면 쓰레기들은?
그냥 길거리에 쌓여 있거나, 널려 있거나, 굴러 다니거나....그렇더군요.
그런 점이 참 안타까웠어요.
그런데 달랏에 오니 드디어 쓰레기통이 보이네요.
거리에는 저녁쯤이면 청소 수레가 놓여 있고 사람들은 그곳에 쓰레기를 버립니다.
당연한 일인데 참 신기하게 보였던 장면이었지요.
예술적인 표지판...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랑비앙 산 꼭대기에서 다같이 기념촬영.
베트남에 왔으니 베트남 커피를 마셔야 한다는 이선생님의 강력한 말씀에
구수하고 독특한 커피를 마셨습니다.
내려 마시는 커피....기다리는 즐거움도 쏠쏠^^
미스 트응이 챙겨온 과일을 먹습니다.
왼쪽 사과 같은 과일은 멍....심심한 사과 같은 맛, 그러나 시원한 맛...
봉지 속 연두색과 갈색 과일은 오늘 처음 먹어본 '유방'이라는 과일, 이름은 이상하지만 맛은 상상 그 이상입니다.(달콤)
오른쪽 과일은 여기 말로 '야앙'- 참 맛있어요. 한국에서 몇 번 먹어본 적 있지만 이곳에서는 신선함 때문인지 몇 배 더 맛있게 느껴집니다.
이제 내려가는 길...
우리는 걸어서 내려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두 분은 타고 온 차로 내려가시고, 우리는 총 6km 중 4km를 걷기로 했습니다.
길이 좁고 사륜구동차가 오르락내리락 하지만
천천히 걷다보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였지요.
룰루랄라, 내려가는 길....
외국인들은 이렇게 하이킹을 주로 즐긴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늘은 안개가 많이 껴서 그런지 숲길을 걷는 외국인들을 두 팀 정도밖에 보지 못했네요.
산기슭마다 아름다운 채소밭이 있고 누추하지만 포근한 소수민족의 집들이 있고....
언덕길을 올라가면
말들이 자유롭게 풀 뜯는 장면도 볼 수 있지요.
ㅇㅏ직도 랑비안 산은 안개 속을 빠져 나오지 못했네요.
젊어서 아름다운 그대여....
여기 땅 색깔은 정말로 아름답습니다.
전라도의 황토빛깔보다 더 진한 주황색 땅- 생명력이 느껴지는 살아 있는 땅입니다.
이건 딸기밭....노지에서 딸기가 빨갛게 익어가고 있어요.
한참 산길을 걷고 있는데 이 얼룩말(?)이 내려오는 거예요.
어머머, 정말 예쁘다....호들갑을 떨고 있는 우리들을 완전 무시한 채 제 갈길을 가고 있는데...
이 녀석, 산기슭에서 길을 따라 내려오더니....
도로를 점잖게 건넙니다.
아무 길이나 가는 게 아니고, 이 녀석들이 다니는 길이 있나 봅니다.
어디로 가나 쫓아가 보았더니...
건너편 도로 아래 친구들인지, 가족인지 다른 말이 두 마리 있는 것이었어요.
"왼쪽말은 아기, 가운데는 아빠, 오른쪽은 엄마말...."
이 랑비앙 산을 걷다보면 중간중간 나무를 모아놓고 태운 흔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산에서는 정말 큰일날 일이지요.
그런데 그 이유를 알았어요.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추우니까 불을 지펴 몸을 녹이고 있는 부자를 만났습니다.
코흐 족....
소수민족은 원래 달랏 시내 호수 근처에 살았는데, 인공호수가 만들어지면서
프랑스인에게 쫓겨 랑비앙 산으로 올라가 살게 된 것이랍니다.
한국에서 가져온 과자를 나눠먹고...
말은 하나도 통하지 않지만 서로의 표정을 보면서
이 사람들은 착한 사람들이구나, 괜찮은 사람들이구나 알게 되는 것 같더라구요.
저는 가지고 간 학용품(수첩과 연필, 볼펜)을 꺼내
어떻게 쓰는 거라고 한참 설명을 해댔지만, 아이는 하나도 못 알아듣는 것 같네요.
그래도 얼굴에 살짝 피어나는 미소를 보며....속으로 기뻐합니다.
아이 아빠는 이런 모습이 신기한지, 자신의 휴대폰으로 열심히 사진을 찍습니다.
이 순박한 미소를 보세요.
높은 산으로 쫓겨 올라가 마이너리티로 살고 있는 이들....
그래도 잃지 않는 미소를 보니 마음이 따듯해집니다.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무엇 때문에 욕심을 부리고 살아야 하는지, 왜 더 많이 갖으려고 안달복달을 하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
두 손 안에 가진 것 별로 없어도,
행복은 마음먹기에 따라 커질 수도 있고 작아질 수도 있는 것...
왠지 철학자가 된 듯한 느낌이 드네요.
랑비앙 산에서 트레킹을 하지 않았다면 만날 수 없었던 인연...
이 또한 우리에게 닥친 행운이 아닐까요?
첫댓글 저는 베트남 갔을 때 바나나를 진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여기서 사먹는 거랑은 완전 다르더라고요.
베트남 여행에서 매일 아침 바나나를 먹고 있어요ㅎㅎ 한국에서 보았던 것보다 못생긴 바나나들이 많은데 . . 맛은 정말 산초님 말씀대로 굿! 이던걸요^^ 먹고 또 먹고. .
베트남의 어떤 도시를 여행했었는지 궁금....
저두 일주일 가량 있었는데 오래 돼서...
호치민이랑 그 근처 몇 군데와 메콩강. 그리고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 휴양지를 다녀왔어요.
사막 같은 데도 갔었는데 지명은 다 가먹었어요. ㅎㅎ
@산초 베트남은 중부 지방에 볼만한 데가 많다고 하네요.^^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소박하게 사는 베트남사람들과 코흐족이 사는 모습을 보면서. . 어떤마음으로 살아가야하는가 고민(결론은. . 함께 잘 살려 노력하는 마음가지기)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이곳에서 가진 생각들과 느낌들이 변치않고 제 삶에서 드러나길 바래봅니다.
참 순박하고 순수하고 깨끗한 사람들입니다. 겉모습은 누추하고 촌스러워도 말이지요.^^
오늘 여기 영하 10도입니다. ㄷㄷ
베트남 달랏은 현재 영상 9° ... 낮에는 22° 예상합니다^^
날이 아직도 풀리지 않았군요. 산초, 건강 조심하세요. 특히 감기!
저 붉은 흙으로 염색해 보고 싶어요.
남은 시간 즐겁게 보내고 오세요. ^^*
땅이 좋아서 그런지 옥수수도, 고구마도 아주 달고 맛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