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신사 그리고 정조대왕 동상
6월 중순쯤 되니 햇빛이 점점 매서워 진다.
내일 있을 문화재 지킴이 활동의 답사를 위해 함께 문화재 지킴이를 하는 윤영중선생님과 오전 10시 30분에 팔달산을 걷기 시작했다.
팔달산은 산을 오른다는 느낌보다는 걷는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작은 산이지만 그 산이 어찌나 알찬지 구석 구석 없는것이 없다.
산이 깊은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본다면 팔달산은 산이라기 보다는 언덕쯤이라 생각할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산이 주는 만족감은 이루 말할수 없어서 팔달산이 수원에 없었으면 큰일날뻔 했다.
첫번째 코스는 성신사 였다. 우리나라는 사로 끝이 나면 절이라 생각하는 생각의 연결고리가 있다. 성신사는 수원화성 성곽의 신인 성신께 감사드리라는 정조임금님의 명에 따라 1796년에 완성한 사당이다.
수원은 수원화성이 지켜주고 화성은 성신이 지켜주고. .
이런 성신사는 일제강점기에 없어졌다가 이 자리에 강감찬 장군상이 있기도 했다가 다시 복원이 되었다. 현재는 원래 지어졌던 터의 옆쪽에 복원이 되어 있고 원래 터는 그 장소에 발굴 사진으로 알수있게 표지판이 있었다.
성곽의 신을 위해 지어진것이 성신사라면 성곽의 나라라 불릴만큼 수많은 성곽들이 있어서 전국 각지에 성신사라는것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검색을 해 봤다.
상호 이름이 성신사인곳을 많지만 성을 지키는 성신사는 없는것을 보니 수원화성은 그만큼 특별했고 그랬기에 수원화성의 성신사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신사의 햇살은 너무 뜨거웠다. 적당히 둘러본 후 우리는 나무가 늘어져 있는 그늘길을 걸어 정조대왕 동상 쪽으로 갔다.
그때 내앞에 뭔가 툭~! 하고 떨어진다
깜짝 놀아 걷던 걸음을 멈추자
"드셔도 되요 맛있어요~" 하는 어르신의 목소리가 들렸다.
살구였다.
고개를 들어 올려다 보니 탐스럽게도 많은 살구가 달려있다.
떨어진 살구 한알을 서로 양보하며 걷고 있는데 또 툭 떨어진다.
하나씩 들고 웃으며 맛을 봤다.
어찌나 맛이 있는지 파는 살구와는 격이 다른 맛이다.
약을 쳤을껀데.. 더러울텐데.. 씻지도 않은것을 어떻게 먹어..라는 그런 생각이 들 겨를이 없었다. 그냥 자연 그데로 익어서 툭 발앞에 떨어진 그 한알은 전혀 경계심 없이 우리는 먹었고 그 작은 한알의 맛이 어찌나 옹골차고 즐거움을 주던지 내심 웃음이 나왔다.
도착한 정조대왕 동상
팔달산 정조대왕 동상은 수원시의 기념물로 실제로 보면 굉장히 웅장하게 지어져 있고 벽면에 레이저로 조각이 되어 있는 화성의 시설물 그림과 화성행차도는 그 자체로도 예술 작품이였다.
팔달산 아래를 내려다 보며 수원 전체를 보살펴 주듯 만들어진 정조대왕 동상은 실제로 봤을때 웅장함이 더 크게 느껴진다.
정조대왕 동상에는 갈때마다 나와 함께 가는 일행외에는 관람객을 만나기가 어렵다. 어쩌면 존재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일지도 모르겠다.
성신사와 정조대왕 동상이 팔달산은 찾게 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