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여러분!
내일이면 우리 기욱이가 장가를 간다오.
아니 우리 막내딸 김미숙이가 온다오.“
라고 소리 지루고 싶은 지금
칠십을 살아왔다 해도 삶에 만족을 모르며 살아온 나.
몇일전 짤은 우리들의 외출에 삶의 행복을 늩껴단다.
아. 이것이 행복이군아.
행복이란 단어는 저멀리 있는것도 아닌데
그저 늘 만들어저 있는 행복만 찾았을까.
행복이란 살수도 없고 또한 팔수도 없는 것.
우리 자신이 만들어 늩끼면 사는 것. 우리 기욱이 미숙이 행복하게
잘 살아야 돼. 그래야 나도 행복하니까.
지금은 비행기 안에 있겠군아.
잘 다녀오고 좋은 꿈 만이만이 꾸기 바란다.
사랑스러운 우리 막내 딸 “김미숙”
행복하게 잘 살아야돼.
알았지?
2016. 11. 25. 03:20.
그저 폐백 절값만 쥐어주신 줄로만 알았던 내 손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꼭 비행기 안에서 열어보라고 하셨기에 이륙하자마자 봉투를 뜯었다. 여행 가서 쓰라는 경비와 함께 고이 접혀 있던 편지 한 장.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뭉클함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손수 써 내려가신 글자 하나하나를 읽어갈 때마다 아버님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리고 결혼식 하루 전 그 새벽에 펜을 잡고 잠 못 이루며 며느리를 생각하셨을 아버님 생각에 꾹꾹 참았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시어머님의 이른 작고에 늘 마음 쓰시며 미안해하신 우리 아버님. 행여나 혼자 있는 시아버지가 며느리의 부담 아닌 부담이 될까봐 “나는 괜찮으니 신경 쓰지 말고 기욱이 잘 챙겨줘.”라는 말이 버릇이 되어버린 우리 아버님. 기욱이가 속 썩이면 언제든지 말하라고, 며느리편이 되어주겠다 하시는 우리 아버님. 막내딸 생겼다며 좋아하시던 아버님의 모습이 내내 아른거려 한동안 울음을 멈출 수 없었다.
아버님의 사랑과 격려 덕분이었을까. 더없이 즐겁고 행복한 신혼여행이었다. 아쉬움은 물론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의 시간들이 기대가 됐기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언제까지고 내 곁에 계셔준다면야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안다. 아버님 말씀처럼, 만들어진 행복이 아닌 우리가 만든 행복을 만끽하며 살아야겠다는 걸 마음 속 깊이 담아둔다. 그리고 나의 행복이 아버님의 행복이 되고 아버님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이 되는 시간들이 셀 수도 없이 펼쳐지길 꿈꾸어본다. 시아버지의 넘치는 사랑 덕에 며느리 아니, 막내딸은 오늘도 행복하다.
첫댓글 미숙쌤 지금 다시보아도 가슴 뭉클해집니다 부디 행복 마니마니 만들어가는 새 삶이길 바랍니다
그날의 감동이 ~~ 막내딸은 귀염 많이 받는데 ㅎㅎ
꾹꾹 눌러 쓰신 소중한 손편지 공유해 주셔서 감사해요.
지금 새신랑과 시아버지와 행복한 시간 보내고 계시죠? 하루하루가 행복일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