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천관지맥 장흥 천관산(天冠山, 723.1m)
억새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천자의 면류관 형상
새만금일보 ㅣ 기사입력 2017/06/02 [00:03]
▲ 천관산 정상 © 새만금일보
△개요 및 자연경관
하늘을 찌를 듯이 솟구친 기암괴석, 잿빛으로 일렁이는 다도해의 풍광, 에메랄드빛 하늘, 은빛 물결치는 억새가 어우러진 천관산을 바라보면 마치 주옥으로 꾸며진 천자의 면류관으로 다가온다. 조선시대부터 지리산, 내장산, 월출산, 변산과 함께 호남의 5대 명산으로 추앙받아 온 천관산은 신증여지승람에는 “천관사에서 남쪽을 바라보면 우뚝 서있는 것은 갓 바위요. 튀어나와 외로이 걸려 있는 것은 북 바위이며, 오똑한 것, 숙인 것, 우묵한 것, 입벌린 것, 울퉁불퉁한 것 이루다 적을 수가 없다”고 묘사돼 있다. 또 지제지(支提誌)에는 “예로부터 영묘하고 기이한 것으로써 이름이 높아 비록 두류(頭流)나 서석(瑞石)같은 높고 큰 산으로도 당할 수 없다”고 극찬했다.
▲ 천관산 바위 © 새만금일보
천관산의 명성에 걸맞게 지제산(支提山), 천풍산, 풍천산. 불두산, 그리고 가끔 흰 연기가 서린다하여 신(神)산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산 이름과 바위 이름에서 불교와 인연이 많음을 알 수 있으며, 89암자가 있었다고 전해지며 지금도 암자 터가 곳곳에 남아있다. 광복 전까지 만해도 망종이면 지역주민들이 신령스러운 이산을 오르내리는 풍습이 있었고, 가뭄이 들면 산 능선의 억새밭에 불을 지른 후 구룡봉에 개를 제물로 바쳤다고 한다.
▲ 양금바위 © 새만금일보
천관산을 산 아래서 바라보면 모든 봉우리들이 여느 산에서 대 할 수 없는 기이한 형상을 보여 준다. 아홉 개 암봉으로 이루어진 구정봉은 대장봉, 천주봉, 문수보현봉, 대세봉, 선재봉, 관음봉, 신상봉, 홀봉, 삼신봉으로 제각각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환희대에서 연대봉에 이르는 40만평의 환상의 억새능선 10리길은 가을이 익어가는 9월부터 시작해서 10월중순에 장관을 이룬다. 이때 산악인의 대 축제인 억새제가 열리며 등산대회와 억새아가씨 선발, 특산물 판매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억새는 흰색과 잿빛을 띠는데, 흰색은 태양과 억새가 45도 이하를 이루며 역광을 받을 때 오전 9시 이전이나 오후 5시 이후에 태양을 안고 바라봐야 그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
▲ 천관산 억새 © 새만금일보
천관산은 보물과 문화재를 보유한 천관사와 장천재 등을 묶어 1998년 10월10일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도한 천관산 자락에 있는 방촌리 일대는 전라만도가 지정한 전통문화마을로 청동기 거석문화를 대표하는 고인돌이 390기나 발견되고 신기마을 위백규 묘소 뒤 페총에서 반월석도와 무분토기가 출토되어 2500여년전에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이 발견되었다.
산줄기는 호남정맥 사자산에서 서쪽으로 가지 친 지맥이 억불산, 부용산, 양암봉에서 또 다시 두 갈래를 쳐 서쪽으로 천태산 줄기를 보내고 동쪽으로 뻗어가며 천주봉을 지나 천관산을 솟구쳐 놓고 남해로 숨어든다. 물줄기는 모두 남해의 득량만에 살을 섞는다. 행정구역은 전남 장흥군 관산읍과 대덕읍에 경계해 있다.
△문화유적. 명소
[천관사]천관산 북서쪽 기슭에 위치한 천관사는 통일신라 때 통영화상이 창건했다. 1963년 장한택 스님이 극락보전을 중건하고 보물 제795호인 3층석탑을 비롯한 석등과 5층 석탑등의 유물을 모아 놓아 사찰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 천관산 입구 © 새만금일보
△산행안내
제1코스;영월정-장천재-금강굴-환희대-구룡봉-환희대-연대봉-주차장(4시간, 8.5km)
o 2코스:주차장-영월정-장천재-체육공원-금수굴-연대봉-양근암-주차장(6km,3시간20분)
o 3코스:탑신사-반야굴-탑신암-구룡봉-환희대-연대봉-양근암-주차장(5.6km, 3시간)
o 4코스: 천관산휴양림-진죽봉-환희대-연대봉-헬기장-금수굴-체육공원-주차장(5.8km, 3시간)
o 5코스:정탑주차장(농장)-장검봉-구룡봉-환희대-연대봉-환희대-구정봉-천관사(7.4km, 4시간)
o 6코스:주차장-영월정-양근암-연대봉-불영봉-거북바위-정탑주차장(6.3km, 3시간20분)
▲ 장천재 © 새만금일보
주차장을 지나 장안사 갈림길에서 우측 계곡 길로 접어들면 장천재에 닿는다. 이 계곡이 바로 위백규선생이 장천팔경(청풍담, 백설뢰, 도화량, 세이담, 명봉대, 추월담, 청령뢰, 와룡홍)으로 이름붙인 명소다. 도하교를 건너면 하늘을 찌를 듯이 노송 한 그루가 독야청청 장천재를 지키고 있다. 정천재는 500여 년 전 장흥 위씨 문중이 암자를 헐어내고 지은 문중사우로 위백규 선생을 비롯한 여러 학자들이 수학한 곳으로 앞에는 대나무가 무성하고 동백나무가 많다. 장천재 위 체육공원에서 계곡길, 금수굴, 금강굴코스로 나뉘는데 기암괴석이 멋있는 금강굴 코스로 들어 섰다.
▲ 장천재 노거수 © 새만금일보
선인봉이 멋지게 포즈를 잡고 있는 전망대에 서면 발아래는 황금들녘과 관산읍이 한눈에 잡히고, 만물상같이 기이한 형상의 구정봉이 위용을 자랑한다.
지리산 천왕문처럼 돌문으로 이루어진 금강굴을 통과하면 깨진 기왓장이 너부러진 암자 터엔 적막이 감돈다. 종봉을 지나면 나무계단이 시작되고 노송봉은 늙은 스님처럼 바위 2개가 힘없이 서 있다. 천주봉에서 본 구정봉과 환희대는 마치 하늘을 찌를 듯이 서있다. 환희대에 닿으면 사방이 탁 트여 동쪽과 북쪽은 남해바다. 북쪽은 월출산, 제암산, 팔영산, 그리고 영암, 강진, 장흥, 보성 등 크고 작은 산들이 도토리 키재기 한다. 기분이 상쾌하고 산객들로 붐빈다.환희대는 만권의 책이 쌓인 모습으로 대장봉 정상의 석대를 일컫는다.
▲ 천관산 능선 © 새만금일보
환희대에서 서쪽 구룡봉(0.6km)을 향해 억새터널을 내려가다 진죽봉에서 건너편을 바라보면 돌기둥같이 대장봉 중대위에 홀로 우뚝 서 있는데 마치 석공이 정교하게 빚은 것 같다. 바람에 너울대는 억새밭을 지나면 탑신사(1.3km) 방면에서 오는 길을 만나고 철 계단을 오르면 구룡봉에 닿는다.(환희대에서 20분 소요), 구룡봉은 아홉 마리용이 머리를 노닐던 형상이 아름답고 넓은 바위에 용의 발자국처럼 수 십 개 발자국에 물 고였다.
환희대로 되돌아와 동쪽 연대봉(1km)를 향해 가며 수많은 인파들과 어울려 끝없이 이어지며 은빛바다처럼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능선을 걷노라면 가을정취에 흠뻑 취한다. 능선에서 남쪽에 있는 감로천으로 내려가 약수 한 바가지로 목을 축이고 네 개의 헬기장을 지나면 천관산 정상인 연대봉에 닿는다. (환희대에서 30분 소요) 정상에는 삼각점(장흥 41),돌탑과 표석이 서있다. 억새능선에 2개의 샘이 있어서 인지 옛적에 옥정봉(玉井峰)으로 불렀던 정상은 고려 의종왕 때 봉화대를 설치해 봉수봉 또는 연대봉으로 불리고 있다. 해마다 가을이면 이곳에서 억새축제를 개최한다. 정상에서는 다도해, 동쪽 고흥 팔영산, 남쪽 완도, 맑은 날엔 멀리 제주도 한라산, 해남 대둔산, 영암 월출산과 순창 추월산까지 한눈에 조망된다.
봉황봉 방향으로 하산을 하노라니 다도해와 관선읍이 한눈에 잡힌다. 종봉과 구정봉, 환희대의 기암도 손짓한다. 남근을 상징하는 양근암은 금강굴과 마주보고 있는데 금강굴과 사이즈가 꼭 맞다고 한다. 임도를 내려오면 주차장이다.(연대봉에서 1시간20분 소요)
△교통안내
*드라이브
0.호남고속도로 동광주나들목-제2순환도로-화순(29번 국도)-장평 봉림삼거리-장흥순지 나들목-23번국도-관산-주차장
0.남해고속도로 순천나들목-보성(2번 국도)-장흥 순지나들목-23호국도-관산-주차장
0.서해안고속도로-목포나들목-강진(2번국도)-장흥순지 나들목-23번 국도-관산-주차장
*대중교통
o 장흥-관산-회진: 직행버스 운행(장흥정류소; 061-863-9059)
o 관산읍-대덕읍-장천재(천관산주차장): 군내버스 및 택시이용
o 관산읍-천관산주차장 도보로 30분 소요
/김정길<전북산악연맹 부회장, 모악산지킴이 회장, 영호남수필문학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