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오르며
세상에 태어나
하늘이 되고 싶은 생각에
작은 가슴 설레며
숨 가쁘게 올라라
배낭 등짐 지고
막바지 깔딱 고개 넘을 때
삶의 냄새가 또 다시 새롭다
새로움의 연속
혈색 좋은 사람들을 스치며
인생길 뒤돌아본다.
석양에 물든 서녘 하늘에
내 얼굴도 붉게 물들고
하늘도 나무도 산도
환하게 웃기만 하는데
나는 힘겨운 시련의
삶을 심호흡으로 느끼며
높고 낮은 산을 걸어 오르며
뽀얀 세상을 만난다.
숲속 작은 세상
표주박 만한 돌샘 산
이쪽 숲속에서 뽀글뽀글
용솟음쳐 넘쳐흐를 때
골짝 너머에서 큰일
마무리하던 두메 바람
산 넘어와 목젖 적셔
가슴속 헹구어냈다
거울 보듯 구름이
샘물을 들여다보고
샘 안에다 구름으로
그림을 그릴 때 샘에
들어 구석구석 꽃을 피웠다
햇살은 움켜쥐었던
푸른 꿈 버리고
울긋불긋 설레는 마음으로
옹달샘에 내려와 물놀이 즐겼다
나뭇잎은 샘물 한 모금 먹고
꽁냥 꽁냥 샘물 두 모금 먹고
토닥토닥 산새들의 연애 장소였다
숲속 옹달샘 가녘은
옹달샘에 들어가
단풍잎처럼 울긋불긋 살고파
풀잎파리 뜯어 입술에 물고
향기 짓씹으며 샘물가녘
오른쪽 샛길로 돌아 나왔다
나그네는
남산정의 큰 바위
저 높은 남산정에
큰 바위가 우뚝 서 있네
할아버지 수염처럼
꿋꿋한 기상으로
마을의 표상되어
수천 년을 지켜왔네
풍수 재난에도
마을 사람 수다에도
흔들림 없는 기상
나를 일깨우네
아희야 어렵고 외로울 때
나약하고 흔들릴 때 큰 바위
표상 뵈러 고향 남산 찾아가세
백양산을 오르면
곁에만 있어도
흐뭇하고 바라만
봐도 기분이 좋네
늘 시야에서
가슴으로 품은
위엄 있는 산
구름도
쉬어 가는 곳
낙동강물
온몸으로 껴안으며
우거진 숲속
신선한 공기
우리 삶에
용기를 주네
우람하고 듬직하게
장엄하고 늠름하게
멋쟁이 애진봉이
사철 함께하는
내 사랑의 동반자
백양산을 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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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김판출 시(詩)방
산에 관한 시
김판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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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23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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