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토론토 다운타운 파크하야트호텔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교민간담회에서 김정희(왼쪽 끝) 토론토한인회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토론토 교민간담회는 "실속이 없었다"는 지적과 함께 큰 실망을 안긴 채 끝났다.
22일 공군 1호기를 타고 토론토 피어슨공항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캐나다 방문 첫 일정으로 토론토대학을 찾아 인공지능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조성준 온주 노인복지장관은 이날 주정부를 대표해 공항에서 직접 윤 대통령 부부를 맞았고 빅터 피델리 온주 경제개발장관과 함께 토론토대에서 열린 간담회에 함께 참석했다.
같은 날 저녁에는 다운타운에 위치한 파크하야트호텔에서 교민간담회가 진행됐다.
간담회에는 약 200명의 교민들이 참석했으며 김건희 여사는 흰색 당의와 연보라색 치마 한복차림으로 동석했다.
윤 대통령은 "모든 분야에서 양국 가교가 돼 준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며 "나날이 발전하는 한·캐 관계가 동포들에게 큰 기회로 다가갈 수 있도록 정부도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전날 조 바이든 대통령과 관련한 비속어 논란 때문인지 참석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 내외는 시종일관 굳은 표정이었다.
행사장 헤드테이블에는 김정희 한인회장과, 김하나 토론토대 동아시아도서관장, 박태준 여성회장, 채현주 한인온타리오주비즈니스협회장, 고경록 토론토대 동아시아학과 교수, 김득환 토론토총영사 등이 윤 대통령 내외와 함께 자리했다.
이날 헤드테이블에서 윤 대통령은 동포처 신설, 보다 체계적인 한국정부의 재외동포 지원 등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 저녁 식사 메뉴는 호박 수프와 시저 샐러드, 안심 스테이크, 녹차맛 티라미수, 커피 등이 나왔고 음식맛은 비교적 괜찮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행사장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경직된 가운데 윤 대통령과 교민들 사이엔 형식적이고 뻔한 이야기만 오고 갔으며 질문 기회는 김대억 애국지사기념사업회장과 여성회 관계자 단 2명에게만 주어졌다.
김 회장은 사업회에서 출판하는 '애국지사들의 이야기'의 영문판을 제작하기 위한 번역 사업에 한국 정부의 지원을 당부했다.
이날 행사를 준비한 한국정부와 토론토총영사관은 교민언론사의 취재를 봉쇄했고, 일부 단체에선 다수의 인원이 초청을 받았는가 하면 한인사회를 대표할만한 자격이 없는 일부 인사들이 테이블을 차지했다.
이를 놓고 "토론토총영사관이 행사장 자리를 채우기 위해 마구잡이로 초청한 것 아닌가"라는 의문이 제기됐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인사는 "한마디로 실망과 당혹감을 금할 수 없었다. 간담회랍시고 그 복잡한 다운타운 호텔까지 밤늦게 불러놓고 대통령이 딱 5분간 한다는 얘기가 수박 겉핥기 뜬구름 잡는 말 뿐, 실질적인 내용은 아무 것도 없었다. 교민간담회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적어도 10여 명 정도는 발언하도록 해야 함에도 딱 2명만 사전에 선정해 지극히 뻔한 내용을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온주정부를 대표해 공항에서 윤 대통령 부부를 맞은 조성준 장관 측은 조 장관에게 환영사를 발표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점, 행사장에 캐나다국기가 없었다는 점 등을 꼬집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호텔 앞에서는 한인 10여 명이 윤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윤 대통령은 23일 오타와에서 저스틴 트뤼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후 귀국길에 오른다. www.koreatimes.net/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