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북에 등재, 영화의 전당
영화의전당은 뛰어난 조형성과 해체주의 건축미학이 구현된 건축물로 국제공모를 통해 선정된 오스트리아 ‘쿱 힘멜브라우’의 설계안으로 2008년 10월 2일부터 2011년 9월 29일까지 사업비 1,679억 원(시비 1,078.5억 원, 국비 600억 원)을 투입하여 건립되었다.
면적 32,137㎡, 연면적 54,335㎡에 지하 1층 지상 4층의 ‘비프힐’, ‘더블콘’, 지상 9층의 ‘시네마운틴’ 건물 3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건물은 구름다리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야외 두레라움 광장을 덮는 지붕인 ‘빅루프’는 지붕 한쪽만 기둥이 받치고, 다른 쪽은 허공에 뜬 형태의 캔틸레버(Cantilever, 외팔보)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야외극장을 덮는 지붕은 ‘스몰루프’이고, 빅루프와 스몰루프 두 지붕을 합하면 축구장 약 2.5배에 달하는 크기이다.
컨틸레버 지붕이 균형과 역동성을 대변하는 이 건물은 공학적으로는 상판 구조물부터 조립하는 탑다운 공법 등 응용 기술이 동원됐고 예술적으로는 관념의 틀을 깨는 해체주의 사조가 융합돼 생성된 결과물이다. 바깥으로 노출되는 공간은 내구성과 심미성을 갖춘 알루미늄 복합 패널이 적용돼 있는데 특히 천장은 LED 조명을 패널에 덧 대어 아름답고 화려한 불빛으로 치장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영화의 전당은 크게 세 가지의 건축 개념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대지 맞은편 APEC 나루공원과 수영강의 연결을 통한 오픈스페이스의 확장이다. 영상센터 주변 도심의 역동적인 흐름을 광장으로 끌어들이고, 이를 오픈스페이스로 확장시켜 도심과 자연의 연결고리로 활용토록 계획했다.
두 번째는 대지와 하늘의 관계를 통한 건축 조형 생성이다. 대지 전체를 광장으로 인식하고, 광장 자체를 부분적으로 융기시킴으로써 생성되는 산과 언덕의 내부 공간을 활용해 거주공간으로 조성했다. 들어올려진 지형과 인위적으로 형성된 하늘(빅루프) 사이의 공간을 통해 공공공간(公共空間)을 형성했다.
세 번째는 다목적 도시 광장의 형성이다. 시네마운틴과 비프힐 사이에는 야외극장이, 시네마운틴 앞에는 기념광장이, 더블콘 주변으로 레드카펫 존이 조성된다. APEC 나루공원에는 야외원형공연장이 계획돼 있는데, 이는 추후 확장을 고려한 쿱사의 제안이다. 부지 내 광장은 평소에는 야외극장, 기념광장, 노천카페 등으로 사용하고, 영화제와 같은 특별행사 기간에는 행사 및 전시공간으로 사용한다. 광장과 외벽은 동일한 현무암 석재를 사용함으로써 지표면에서 융기된 형상이 자연적으로 굳어진 질감을 표현했다. 내부는 각 프로그램의 용도를 고려해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했으며, 보행자 동선 E/V, 에스컬레이터, 브릿지는 자연생성물 간의 인위적인 연결로 메탈로 표현했다.
비프힐은 부산국제영화제와 언덕을 조합한 의미로 시네마운틴에서 영화 문화의 산이 증폭해 생성된 언덕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더블콘은 빅루프를 지탱하고 있는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컨틸레버 구조의 건축물로 지붕이 허공에 떠 있는 형태로 건축됐으며 세계 최장의 지붕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다.
문정수 전 부산시장, 김동호 전 위원장이 마린시티 요트경기장 내에 야외 상영장을 설치하여 아시아국제영화제를 개최한 것이 부산국제영화제의 효시였다. 제대로 된 상영장이 없어서 남포동 민간 극장을 상설 대관하여 10회까지 행사를 치르곤 했다.
/ 이광영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