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산 제 65차 정기산행
1.일시:8월 17일 (세째주 일요일)
2.장소: 울진 구수곡 자연휴양림~응봉산용소폭포왕복
3.참가인원:43인의 약산
4.날씨: 흐림
5.일정: 7시 00분 시약 출발
7시 30분 성서 홈플러스
8시 00분 와촌휴게소 아침식사
11시20분 휴양림 도착 몸풀기후 40분 트래킹 시작
17시 15분 하산 완료후 후포항으로 이동하여
18시30분 하산주(부산횟집:054-788-4926)
20시 00분 대구로 출발
22시 30분 대구도착 해산
立秋 末伏을 지난지도 한참 이젠 處暑를 며칠 앞두고
이해 여름도 말미이다.
바쁘게 달려온 또 한해의 지난날들,,
언제 해가 바뀌나 했더니 어느새 8월도 중순을 훌쩍 넘겼다.
이 8월은 오던 길 멈추고 지난 시간들을 돌아봐야 하는 때이다.
아직도 대낮을 뜨겁게 달구는 8월이어야 하는데도
절기따라 계절은 이미 가을을 향해가고 있다.
새벽 서늘한 기운에 일찍 깨어나
비가 올거라는 예보에 대비하여
비옷만 챙겨 넣고는
아침 저녁 스폰 덕에, 가볍게 행장을 차려 집을 나선다
나에겐 그 이름 만으로 설레는 山이다.
홈플에 이미 많은 약산우등생들과
오랜만에 선업선생 참가로 분위기는 한층 업된다.
7시 30분,,,마지막 승객을 태우고는
시외곽도로를 돌아 경부고속 하행선에 진입하고,,
바로 포항을 향해 가는 도중
와촌휴게소에서 아침을 챙긴다.
오늘 아침 스폰은 신현희 천사님이시다..식사뿐만 아니라,
포도주 각종 안주등 완전 풀코스 스폰을 하셨다
점심은 고용희 천사님께서 언제처럼 점심값만 훌쩍 보시하시고는
오늘 불참이시다
아침식후 바로 탑승한 찻간에서 언제나 처럼 애랑총무의 진행으로
신상을 소개하는 시간,,완전 신상이 귀한 관계로
3년만에 모처럼 참석하신 서구 최의한 선생님과
오랜만에 오신 김상숙선생님을 소개한다.
그렇고보니 약산 개근생이신 정동기 회장님 불참이시다..약국폐업후 북유럽 여행중이시란다.
차는 어느새 포항에 진입하고 7번국도를 타고 동해안을 따라
시원한 수평선과 함께 북으로 내달린다.
그렇는 사이 경애표 수박과 방울토마토가 선업회장을 통해 바로 입으로 배달되고,
잠시 화진휴게소에서 내려서 체중을 조절하고는
영덕을 통과하고 후포항을 스치면서 지나친다.
포항 영덕 울진을 달리다가 남울진에서 7번 국도를 내려선다.
덕구온천 이정표를 따라 가다보면,
길가엔 배롱나무 가로수가 끝없이 이어진다..
나무 아래에는 페츄니아, 선홍빛 칸나, 금계국등,,,다양한 꽃길이 펼쳐진다
시골이 예전시골이 아닌듯,,울진 원전 지원때문인가,,동네나 로변이 마치
한편 그림처럼 깔끔하고도 정갈하다
세상은 온통 초록이고 논엔 겨우 벼가 피어 알곡을 여물어 가는데
느닷없는 긴 비가 저어된다
쨍쨍한 하늘아래 아직까지는 매미소리 울어 젖혀야 제맛인데,,
그래야 오늘 산행도 마지막 여름을 즐겨야 할텐데,,
비예보와 함께 눅눅하고 흐린 날씨가 오늘 여행을 반감한다.
울진,,태백산맥에서 흘러온 산줄기가 갈라놓은 동쪽에,
길쭉하게 동해쪽에 붙은곳이 鬱津이다.
김유신이 삼국통일후 이땅에 와보니 산림이 울창하고 진귀한 물건이
많아 지어진 이름이 울진이라고 한다.
봉평, 불영계곡,성류굴, 덕구온천,망양정, 월송정,,,갈곳이 얼마나 많은곳인가?
이 울진에 오면 3가지 욕을 먹는다고 한다,,해수욕과 삼림욕 그리고 온천욕,,,
먼거리 달려온 거리가 아깝다,,3욕을 다하고 가야 쓸텐데.,,
삼림욕후 후포항에서 때늦은 해수욕이라도 할라치면 좋을텐데,,
울진군 최북단에 위치한 응봉산 해발 998m까지는 덕구온천쪽에서
접근이 용이하고 휴양림쪽에서는 어림없다,,
우린 구수곡 계곡을 끼고
용소폭포까지 5km를 왕복하는 5시간정도의 트레킹코스로 만족해야 한다.
11시20분 구수계곡 자연휴양림에 도착하여
잠시 몸을 푼 후에 바로 트레킹을 시작한다..
구수곡 자연휴양림 입구는 장승부터가 남다르다
송이장군 장승이 송이를 물고 있고,
곳곳에 송이를 형상화 해놓은걸 봐서 이 산도 송이곳인가 보다.
오늘은 산행이라 하지 않고 트레킹이라 이름 붙인 만큼
행장만큼이나 가벼운 마음으로 휴양림속으로 빨려든다.
덕구온천쪽에서 응봉산산행이 알려졌기에 이쪽은 산꾼이 우리말고는 없다..
물이 많이 흐른다하여 구수곡이라하고,,
9개의 다리를 건너야 함에 아홉구를 쓰는가보다
입구부터 울창한 산림속에 금강송의 붉은 자태가 아름답다.
산객의 발이 닿지 않아 조그만 오솔길과
얼마전 할롱 큰비로 길은 유실되어
원시향을 느끼면서 발닿는 곳이 길이 되는,,
온산을 전세내어 우리 약산인들만 즐긴다.
간간이 만나는 沼는 깊이를 알 수 없는 검은 입을 벌리고 있어
위태롭게 지나는 이의 걸음을 떨리게 한다.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의 계곡에서 일만가지 풍경과 감성이 교차된다
입구에서 6KM지점,,7교를 지나면서,,
구수곡 삼거리 넓은 평상에 먼저오신 약산님들께서 중식을 챙기고 계셨다.
풋고추라도 얻어질라면 한길 회장님과 방영준 회장님 근처를
떠나서는 안된다.
식사후 여기서 특A조는 남고 나머지는 용소폭포를 향해 올라야 한다.
일찌감치 경애총무님과 모란, 봄향기님께선 여유를 부리신다.
좌측으로 웅녀 폭포와 금강소나무 숲길 이정표가 있지만 그곳은
전문 산악인 코스라서 아예 엄두를 못내고 산대장님께서 지시하시는 데로
우축 데크로 길게 행렬을 이어간다.
9교를 지나면서 龍沼에 김고문님,애랑, 금회장, 미경부회장,,,B조는 남고
우린 용소폭포까지 2km쯤을 더 올라야 한다,,
상류로 가면서 수온이 차가워지면서 1급수에만 사는 노루치 산천어등
치어가 보이는가 했더니 올갱이가 돌에 까맣게 붙어있다
산다는 건 어쩌면 등산과 닮아있다.
오르면 오를수록 숨이 차오르지만,,시야는 점점 더 넓어진다
산길을 걷다 문득 생각해보면 길들도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이 야생의 숲속에서 푹신한 부엽토를 밟고 이끼긴 징검다리 건너서
한 때 비로 소실된 오솔길을 만들어가면서 오르다 보면 어느새
용소에 도착이다..
비탈길을 잠시 더 오르니,,용소폭포,,마치 용트림이 맞은편 바위벽에
붙은 듯하다.
선업선생은 우리를 이래 저래 앉혀놓고는 셔터를 누르고..
3시까지,,하산완료,,3시부터 큰비,,,에 종종걸음으로
2시 30분 하산길에 들어선다.
용소폭포앞에서 박태환회장님의 산상리사이틀을 놓친것을 못내 아쉬워 하면서,,
오름과는 달리 내려오는 길에선 종종 길을 잃기도 하지만
산속에서 철칙,,,계곡을 따라 내려 오다보면 또 길을 만나게 되어있다.
올갱이도 줍고 족탕도 하면서 바쁜중에 여유를 부려본다..
4시가 넘어서면서 하산완료,,
아직 안오신 몇분을 기다리면서 맥주야 포도야 포도주야,,등을 나눠먹는데
5시가 훌쩍 넘은 시간에도 전문산꾼 2분이 보이질 않는다..
우리들 두배를 걸어면서도 하산완료 시간전에 미리 기다려 주시던 분들이
전화는 불통이고 산에서 어스럼이 길게 내리는 시간,,온갖 불길한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마냥 기다릴수는 없어
정진교 회장님께서 결단을 내리신다..
이간사님과 소주 2병을 함께 남기고
벤치에 앉아 계시는 걸 뒤로 하면서
우린 어쩔수 없이 하산주 장소로 남으로 남으로 후포항을 향해
무거운 발길을 옮긴다.
누구하나 웃을 일이 없다..
후포항 부산식당에 곧 도착할 즈음,,18시가 되어서야 회장님으로부터
김고문님께 전화다,,,전방 800M지점에서 통화가 되었다는,,
그래서 4분이서 콜택시를 불러타고,오실것이라 생각하면서 마음을 놓는다.
미리 차려진 밥상에 마치 죽었다 살아난 기분으로 하산주를 즐긴다.
뒤에 전통에 의하면,,두분께서 용소폭포로 간다는것이 웅녀폭포로
금강송 군락단지로 해서 용소폭포까지 가셨다하니,,
완전 전문산악인 코스로
평소 소원데로 제대로 걸어보긴 했는데,,
용소폭포에 도착한 시간이 이미 하산시간 3시를 훌쩍넘은 4시이고,
하산까지는 아무리 빠른걸음이라도 1시간30분을 걸어야 하는데,,
먼저 가시라고 전화를 드니 전화도 불통이라,,당황한 나머지
산에서 절벽아래로 구르기도 하고 길을 잃기도 하면서
다행히도 하산을 하셨다 한다..
만약에 다른분이 그랬다면 영락없는 조난이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아찔하다,,
이미 그시간은 비가 시작되었고,,밤새 비는 퍼부었을 것이고,,,아이고,,,,
등산을 제일 잘하는 것은 멀리 가는것도, 빨리 가는 것도 아닌
즐산,,안산,,이라는 아주 단순한 원칙을 다시금 되뇌어 보면서
가슴을 쓸어내린다.
돌아오는 차간,,,
오늘도 홍익회 선업사장과 애랑총무는 勸酒歌를 부르고,
유람선님께서 홍익카페를 접수하셨다..
저런 흥으로,,저런 끼를 지니시고 어찌 좁은 약국안에서 평생을
보내셨는지 생각하니 아까우신 분이시다..
백일을 다채운 목 백일홍 꽃이 지고 귀뚜리 소리 잦아들면
얼마지 않아 여름은 금세 가을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우리가 정신없이 사는 동안 온가지 열매와 곡식은
햇볕과 비, 바람의 힘으로 여물어가고 가을을 맞이하고 있었던 것
더위를 나무라고, 비를 탓했던 우리는
자연의 흐름이 그저 고마울 뿐이고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인데 어디로 가고 무엇이 되는게 무슨 대수랴,,,
밤 10시 30분,,억수같이 비가 내리는 시간에 홈플앞에 도착하여
김고문님과 함께 택시를 타고 귀가한다..
언제가 될거나,,,7번 국도를 타고,,
포항~영덕~울진~삼척~동해~정동진~강릉~양양찍고 속초까지...
마구달려 갈수 있을라나,,,
또 한편의 응봉산 자락 구수곡 추억을 한편씩 끄집어내어
한달을 견디시고,,,또 어느 산자락에서 뵙기로,,,
내 언제면 혼자, 친구도 없이,
기쁨과 슬픔도 없이,오직 만사가 꿈이라는
신성한 확신 하나에만 의지한 채 고독에 들 수 있을까?
언제면 욕망을 털고
누더기 하나만으로 산 속에 묻힐 수 있을까?
언제면 내 육신은 단지 병이며 죄악이며 늙음이란 확신을 얻고
두려움 없이 숲으로 은거할 수 있을까.
언제면 오, 언제면?
-그리스인 조르바(니코스 카잔차키스,열린책들 2000)
첫댓글 보고싶어 기다리던,. 구수곡산행 드라마를 멋진해설과,.. 마음속의 감성을 펼쳐 풀어내듯 자세히 쓰셨군요,~~~
마치 우리들의 감성을 일깨워 주시는듯,ㅎㅎㅎ살아있는 것 만으로 벅찬일인데 어디로,무엇이되든 대수랴,~~
조작가님의 감성에 절대 공감하면서,...매달 조작가님의 후기를 읽을수 있음에 즐거운행복을 느낌니다,..
고맙고,.. 즐감합니다,~~~
죽기전에 많은 땅과 바다를 보고 촉감하고 싶었다,,,조르바의 말처럼..우선 대단한 여행은 꿈을 못꾸지만
약산을 통해 많은 곳을 가보고 싶어요,,,약산이래 65차 진행동안 완전 개근하신 회장님이 존경스럽고도 부러울
따름입니다...마음가는 데로 몸이 가는 회장님을 따라,,그렇게 우리는 함께 가야 할 사람들입니다^^
@혜령
어머나
함께 가야 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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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 표현해 주니...저도 어여뿐 혜령님 옆에 그저
..들러 붙어 가는 듯 하여요
어
이 기분 좋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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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바쁘신 조작가님이라 이달 산행 후기는 그냥 "통과"하시는줄 알았네요...응봉산 자연속에 완전 녹아들어간듯한
멋지고 아름다운 산행후기를 섬세한 필체로 세세하게 조각하듯 ...아주 감동적입니다...그리고 마지막에 "그리스인 조르바"
"누더기 하나만으로 산속에 묻힐수 있을까? "두려움없이 숲으로 은거할수 있을까"란 문구에 아무나 할수없는 모 케이블 방송에 "나는 자연인이다" 그 프로가 떠오르고 조회장님 평소에 "난 나중에 산에서 자연인처럼 살거야"하셨던 말이 생각나네요...
자연인으로 들어가 살적에 우리 애랑회장님,,언제라도 오셔서 노시고 가실수있도록 준비하고 기둘리리다..그게 꿈이라면 이상하겠지만서도, 숨가쁘게 열심히 이 도회에서 배회하다고,,언젠가는 자연속으로
은거하러 들어가리,,,흰머리가 주름살이 전혀 어색지 않게,,그렇게 자연의 일부가 되어 늙어가리다,,,
@혜령 妙齡님은 시인 인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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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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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리가 다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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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했음에도 지저분하던 머릿속이 맑아진 느낌입니다.
멋진글 감상 잘 했습니다.^^
연속해서 몇
아름다운 자태 보여주심에 감사드릴뿐이옵니다,,,향기님, 경애님, 모란님, , 분명 혜령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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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니다,,,
다른 여성의 진한향기가 느껴지는 분들이십니다,,,
@혜령
어예
사람을 치켜세워도 이리 잘
가슴에 와 닫게 치켜세우시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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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다
경애선생님은 우리 약산에 정육각형 수박을 공급해줄 의무땜시라도 매
약산을 빠지셔서는 아니되옵니다,,,
하는 세력을 위해서라도 매
약산에 출석하셔야 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그리고,,경애님을 추
그리고,,간드러진 노래 두곡은 꼭 뽑아야 하는 의무도,,,
@혜령
저의 간드리진 노래 보담
어째 혜령님 댓글 솜씨가 더 간드러지오

왜 갑자기 이노래가 생각나죠?
ㅎ
YouTube에서
사랑한다 사랑해 - 컬투 보기 - https://www.youtube.com/watch?v=R-O9yRDT4Xc&feature=youtube_gdata_player
난도 ..생각나는 노래 한개 만들어 좌
아 보셔
모란 
니
임

@원고개김경애 우유빛깔 김경애 카고 저렇게 환호하고 있구만요ㅋ
@모란이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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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님께서도 우윳빛깔...그런거 아시네....
는 
맞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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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산을 사랑하는 작가님의 아름다운 마음이 후기에서도 잘 나타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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쁙 행복에 젖어 봅니다. 건강하세요
다음에도......
오늘도
언제면 오~언제면 나도 조작가님 처럼..교과서 같은 산행후기를 낼 수 있을까?
*령님..두려움 없이 숲으로 은거하시기 전에 부지런히 따라 다녀야겠어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