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핵전쟁위기 불러오고 동북아 대결 격화시키는
존 C. 스테니스 핵 항모는 돌아가라!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인 존 C. 스테니스호(CVN-74) 항모강습단이 키리졸브 한미연합훈련 참가를 위해 부산에 입항했다. 우리는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전쟁위기를 가속화하고 대결을 격화시킬 핵 항공모함 부산 입항을 규탄하며 즉각 돌아갈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이번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은 대북 선제공격과 체제 붕괴까지를 상정한 ‘작전계획 5015’에 따라 사상 최대규모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북한이 핵과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할 징후만 보여도 선제공격한다는 초공세적 ‘4D’(억제→교란→파괴→방어) 작전개념이 처음 적용된다. 동원되는 한미 양국군의 전력과 훈련도 대북 선제공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오늘 부산에 입항한 핵 항공모함이야말로 한반도 유사시 가장 우선적으로 투입되는 대표적인 선제공격 전력이다.
존 C. 스테니스 항모 강습단은 존 C. 스테니스(CVN-74)호를 비롯해 9천200t급 구축함인 스톡데일(DDG-106)함, 정훈(DDG-93)함, 윌리엄 P. 로런스(DDG-110)함, 9천800t급 순양함인 모바일베이(CG-53)함, 제9항공단, 제21구축함전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행갑판 면적이 축구장의 3배에 달해 미 해군 호넷(F/A-18) 전투기, 프라울러(EA-6B) 전자전기, 호크아
이(E-2C) 조기경보기 등 항공기 80여대를 탑재한다. 그야말로 '떠다니는 군사기지'다.
스테니스 항모와 같은 선제타격전력이 참여하는 한미연합연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북한에게는 엄청난 군사적 압박이다.
이에 북한도 “군사적 대응 방식을 선제공격적인 방식으로 모두 전환시킬 것” 이라며 한미 양국군의 전력과 장비 등에 대한 선제타격과 청와대 및 아태 지역 미군과 미군기지, 미 본토에 대한 보복전을 공언했다. 북한은 신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진행했으며 핵탄두 경량화를 언급하면서 핵탄두들을 언제든 쏠 수 있게 항시 준비하겠다고 나섰다. 급기야 부산, 평택, 광양
등 유사시 미국 증원 전력을 한반도에 투입, 전개하는 주요 항구를 핵으로 공격하겠다고 협박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이와 같은 북미, 남북 간 극한 대결과 위기관리 체계 부재는 사소한 군사적 충돌조차 걷잡을 수 없게 확전되어 2013년 봄의 한반도 핵전쟁위기를 능가하는 위기를 불러오거나 실제핵전쟁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스테니스 함은 미군이 동아시아 지역에 항모를 추가 배치하기로 한 결정에 따라 지난 1월 15일 모항인 워싱턴 주 브리머틴 킷샙 해군기지를 출발하여 7개월간 동아시아 지역에서 작전을 펼친다. 이로써 미군은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하는 로널드 레이건호와 함께 동아시아에서 두 척의 항공모함을 운영하게 된다.
레이건 항공모함은 동북아 MD 작전의 (선제)공격작전을 임무로 하는 주력이다. 레이건 항공모함 선단을 이루는 이지스 순양함 사이로(CG-67)는 항모 선단의 BMD 사령관이자 7함대 BMD 사령관으로, 사이로함뿐 아니라 타함의 MD 작전도 지휘한다. 한미일 3국의 동북아MD 작전 지휘부와 전력을 갖춘 레이건 항공모함에 더하여 스테니스 항모까지 동아시아에서
운영된다는 것은 북한 뿐 아니라 남중국해 분쟁 도서와 관련해 중국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미국의 아태 재균형 정책의 핵심 축”이라며 한국이 미국의 대중 포위망의 첨병, 전초기지임을 자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존 스테니스 호의 한국 영해 진입과 연합훈련 참가는 반접근과 지역거부 전략으로 제1, 2도련선 내의 대미 제해권을 확보하려는 중국 당국과 중국군의 경계와 대응작전을 불러올 것이며, 이는 동북아의 긴장과 대결을 가일층 높이게 될 것이다.
실제로 지난 5일 중국은 존 스테니스호가 남중국해에 들어오자 함대를 바로 투입, 미 항모 전단 주위에 근접해 감시작전(포위)을 펼쳤다. 2010년 연평도 포격전 직후에도 당시 요코스카에 배치되었던 핵항모 조지 워싱턴호가 대북 무력시위를 위해 서해로 진입했다가 중국의 강력한 항의를 받았으며, 중국은 북경군구와 선양군구를 동원해 대응 작전을 펼친 일이 있다.
미중간 긴장 격화는 미국과 공동으로 대북 선제공격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호시탐탐 대 한반도 군사적 개입을 노리고 있는 일본의 군사 개입 빌미를 제공할 것이다.
일본 합참의장은 지난 달 한미일 합참의장 회의에서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을 전폭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세적으로 전개되는 한미연합연습에 따라 한반도 위기가 조성될 경우 일본의 개입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렇듯 존 스테니스 호의 부산 입항은 남북, 미중, 일중 간 대결과 긴장을 격화시키고 전쟁위기를 불러온다. 또한 이 틈을 비집고 일본군이 호시탐탐 한반도에 재출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에 이어 한미 당국이 각각 개별적인 제재를 결정하는 등 힘에 의한 대북 압박과 흡수통일 의도가 전면화되고 있다. 남북, 북미관계가 한 걸음이라도 잘못 디디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핵 항모의 부산 입항은 한반도를 전쟁 전야로 몰아갈 수도 있다.
핵항모와 핵잠수함 등 미국의 핵추진 전력들이 부산을 이용하여 전쟁연습을 벌이는 것은 부산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다. 최근 주한 미해군사령부가 해군작전사령부로 이전하면서 한미 해군 간 공조가 훨씬 강화되는 상황이 부산을 더욱 위험한 지역으로 몰아갈 것이라는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북한이 핵실험 재개를 언급한 것처럼 공세적 전쟁연습은 북핵 폐기는커녕 도리어 북한 핵전력 강화로 귀결될 뿐이다. 한반도 비핵화의 길은 대북 군사적 압박이 아니라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을 중단하는 데 있다. 최소한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공세적 성격을 방어적 성격으로 전환해 북한에 대한 안보 위협을 해소시켜 주어야 한다.
우리는 민족의 생명과 한반도, 동북아 평화를 담보로 한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의 즉각 중단과 스테니스 핵 항모의 철수를 강력히 촉구한다.
북한 핵실험과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을 동시에 중단하고 대화를 재개하여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을 폐기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함께 실현하는 한반도 평화협을 체결하는 것만이 우리가 선택할 유일한 평화의 길이다.
2016년 3월 13일
부산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