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무굴제국 황제 샤자한과 뭄타즈 마할 부부
-윤동재
무굴제국의 황제 샤자한이
황후 뭄타즈 마할을 위해 지어주었다는
인도 아그라 타지마할을 집사람과 낮에 둘러보고
저녁에는 야무나강 건너 아그라성에서
무굴제국 황제 샤자한과 황후 뭄타즈 마할 부부의 초대를 받아
집사람과 함께
인도식 저녁을 얻어먹으며
그들 부부 이야기를 듣고
나는 속으로 겁이 덜컥덜컥 났다
샤자한과 뭄타즈 마할 부부가
아그라성 저녁 식사에 우리 부부를 초대해 주었을 때
우리 부부는 잔뜩 기대했다
무굴제국의 황제와 황후가 초대해 주었으니
얼마나 거창한 식사가 나올까
그런데 식사 자리에 가보니
식탁에 올라온 거라곤
난 한 조각과 카레 한 그릇 탄두리 치킨 한 조각이 전부였다
집사람도 실망이 컸던지
은근슬쩍 나를 쳐다보았다
함께 식사하면서 샤자한이 뭄타즈 마할에게 말했다
뭄타즈 마할 자기는 중국 양귀비 왕소군 서시 초선보다 예뻐요
뭄타즈 마할 자기는 마음이 중국 비단이에요
뭄타즈 마할 자기 음식 솜씨는 중국 역아보다 나아요
뭄타즈 마할 자기 지혜는 악바르 대제의 대신 비르발보다 나아요
뭄타즈 마할은 샤자한에게 황제님 그러지 마세요
제가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제발 그러지 마세요
황제님이 그러시면 제가 교만해진답니다
교만은 저를 무너뜨리고 황제님도 무너뜨리고
무굴제국도 무너뜨리게 되어요
나는 샤자한과 뭄타즈 마할 부부의 식사 중 대화를 들으면서
낯간지럽다고 느꼈고
집사람을 슬쩍 훔쳐보며 민망했다
그런데 우리나라로 돌아와서도 계속
샤자한과 뭄타즈 마할 부부의 식사 중 대화가
날이면 날마다 생각나고 잊히지 않았다
그리고 뭄타즈 마할의 교만이
샤자한과 무굴제국을 무너뜨린 게 아니고
실은 뭄타즈 마할의 겸손이
샤자한과 무굴제국을 무너뜨린 거라고 알게 되었다
나는 요즘 집사람을 유심히 살피는
나쁜 버릇이 생겼다
그걸 집사람이 눈치챌까 봐
걱정까지 하게 되었다
집사람이 혹시라도
뭄타즈 마할에게 겸손을 배워 온 것은 아닐까
집사람이 나 몰래
뭄타즈 마할에게 겸손을 배워
나에게 날마다 겸손하게 대하면 큰일인데
이를 어쩌지? 어쩌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집사람이 뭄타즈 마할에게
겸손을 배웠다면
나도 샤자한이 그랬듯이
속절없이 무너질 텐데
집사람을 위해서
무어라도 다 줄 것인데
나는 요즘 속으로 빈다
집사람이 제발 겸손하지 않기를
집사람이 겸손할까 봐
그야말로 전전긍긍이다
주야장천 벌벌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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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겸손이 지나치면 오만이 된다
오만이 지나치면 우둔이 된다.
우둔이 지나치면 무엇이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