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한 텃밭에 해마다 고추를 심어 자급해왔는데 고추는 모종을 시장 종묘사에서 구매해서 심곤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해 종묘사에서 사온 고추모종 일부중 50여구가 줄기 아래쪽이 가늘어 지면서 쓰러지고 자라지 못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걸 제가 잘못심고, 잘못 관리한 줄만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모잘록병이라는 병으로, 이 병은 씨를 뿌려 모종을 기를때(육묘중에) 걸리는 병으로 결국 종묘사에서 고의는 없었지만 저에게 병에 감염된 모종을 팔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고추씨를 구매해서 집에 조그만한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직접 모종을 길러보고자 하였습니다.그리고 고추씨를 구하려고 인터넷을 써핑하던 중 제가 알게된 사실은 시중에 파는 고추씨 들은 모두 인위적으로 교배시킨 개량종이라는 것입니다.
이 개량종 고추씨(고추씨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씨가 그렇습니다.)의 특징은 고추의 크기가 크고 수확량이 많고, 특정 병에 대한 저항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다 보니 개량종이 득세를 하게되고 옛부터 재배해오던 우리 토종은 그 명맥을 겨우 잇고 있었습니다.
이를 사주명리에 대입해보면 개량종은 재생관이고 우리 토종은 관인상생이 아닌가 합니다. 관인상생은 시간이 갈수록 관이 설되어 작아진다는 천인지 선생님의 말씀이 가슴에 딱 와닿네요.
또 한가지 주목할 사실은 개량종은 일대잡종이라 1대에만 그 특성이 나타나고 그 씨를 받아 심으면 2대 이후에는 수확량과 크기가 현저히 작아진다는 점입니다. 이 또한 재생관의 특성이죠. 그런데 우리 토종은 1대에 그치지 않고, 교잡만 되지 않는다면 그 특성이 영속적입니다. 이 역시 관인상생입니다(계보를 잇다).
재생관에 관인상생이되고 관인상생에 재생관에 된다면 이 보다 좋을 일이 없을 것 같지만, 이런 사주가 얼마나 될까요. 오행과 육신이 망가지고 파격이 대다수 범인들의 사주인걸 생각하면 재생관이든 관인상생이든 하나라도 제대로 되면 감지덕지해야 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 아닌가 합니다.
개량종은 인기가 많고 토종은 가치가 높습니다. 시류에 좇아 새 주인을 섬긴 자는 공신이 되어 당대에 영화를 누려왔고 몰락해가는 주인을 곁에서 지킨 자는 후에 우국충절로 칭송을 받아왔습니다. 이것이 인간의 자유의지의 따른 선택의 문제인지, 아니면 사주팔자에 따른 숙명의 문제인지는 영원한 논쟁거리지만 아무튼 명리이론을 생활 속에 적용해보니 참 흥미롭습니다. 명리는 사주풀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양철학이라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첫댓글 의미있는 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우연히 명리를 접하면서 ( 선생님의 강의) 이런 저런 저의 인생을 되돌아 보게 되네요.
생각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