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사는 요도호 납치범 4명이 최근 일본 귀국 의사를 다시 밝혔다고 한다.
이들이 본국 송환을 원한다는 뉴스는 일본 언론이 수차례 보도해 새삼스럽지도 않다.
하지만 이번엔 그 열망의 농도가 유달리 진해 눈길을 끈다.
납치 주범 격 인물이 일본 내 가족에게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는 한이 있더라도 돌아가고 싶다"고 한 보도가 이를 말한다.
요도호 사건은 1970년 일본 내 극좌익 적군파에 의해 저질러졌다.
적군파 9명이 하네다발 후쿠오카행 민항ㄴ기를 승무원. 승객을 인질로 해 평양으로 납치한 것이다.
공산세계혁명 기지 건설을 꿈꾸던 이들은 이후 평양 근교에서 북한의 특별예우를 받으며 살아왔다.
이중 3명은 사망하고 2명은 일본과 태국에서 체포돼 이미 재판을 받았다.
북에 남은 4명 중 우오모토 기미히로는 유럽에서 일본인 3명을 납치한 혐의로 이중 수배를 받고 있다.
이들도 그들의 '사상의 고향'쯤으로 여겼던 북한이 '지상낙원'이 아니었음은 진작 알아챈 모양이다.
2011년 이들은 사건 41년만에 인질 중 한 명에게 시죄 편지를 보낸 바 있다.
특히 납치범들은 자신들의 처는 물론 자녀들을 모두 일본으로 귀국시켰다.
심지어 도쿄 의대를 중퇴하면서까지 납치에 가담했던 '확신범' 고니시 다카히로도 부인과 자녀를 2002년에 일본으로 돌려보냈다.
이들의 귀국 열망이 황혼기의 수구초심(首丘初心 ; 고향을 그리는 마음)뿐만 아니라 북한에 대한 미련도 없음을 방증하는 셈이다.
재미교포 신은미씨와 황선 전 민노당 부대변인의 방북 체험 쇼를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거세다.
이들이 '북한 사람들이 젊은 지도자에 대한 기대감과 희망에 차 있는 게 보였다.'
'북에선 의사가 환자를 찾아다니고 예방 접종도 찾아와 해 준다'는 등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쏟아내면서다.
당장 탈북 여성 5인이 엊그제 회견에서 맹반박했다.
이른바 '꽃제비' 생활 중 해산역 보일러실에서 몸을 풀었다는 이순실씨는 2005년 최고급 병원인
평양산원에서 출산한 황선씨를 겨냥해 직격탄을 날렸다.
"아이에게 먹일 게 없어 소똥에서 여물 콩을 골라 입에 넣어 준 적도 있다"면서.
탈북여성들이 신.황 두 사람에게 진실을 가리는 끝장토론을 제안했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은 이미 답을 알고 있을 법하다.
북한 당국의 연출에 따른 허상만 보고 온 듯한 두 사람의 얘기보다는 배고프고 숨막히는 북녘의 삶을
못 견뎌 내려온 2만 7000여명의 남한 내 탈북자의 존재 자체가 확실한 판단 자료란 점에서다.
"감옥에 가더라도 고국에 가겠다'는 일본 적군파의 떄늦은 후회를 듣고 보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구본영 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