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째날(8월 11일 금요일) 상해 ..
눈부신 상해아침을 맞는다.
눈만 부신게 아니라 온몸이 부신다.
동생과 주변 탐색길을 나섰다.
상해지도를 길바닥에 놓고 현위치 방향을 찾는다.
가야 할 위치를 놓고 도로명과 블록명에 영역 위치 표식하며
미아발생(워미루러--길 잃었어요!)를 머릿속에 더듬거려본다.
연속확인하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왜 개들이 가는 곳마다 영역표 시하는 지 이해할 것 같기도 하다..)
뒷동네 골목길을 따라가자 별천지(?)다.
상해마천루가 해천지라면 뒷골목은 옛모습 그대로 별천지다.
마치 화려함의 그림자가 살아 숨쉬는 듯하다.
정겨운 골목풍경이 타이머신처럼 다가섰다.
만두팔고 호떡굽고, 단팥죽 팔면서 느끼는 푸근함이
우리네 서민처러머 향수어린 시절을 보여주었다.
1개 2위안짜리 밀가루 전병위에 계란을 풀어 빗어내는 맛깔스런 음식.
가장 친 따끈한 순두부를 후루룩 마시는 모습.
콩국스프를 빨대로 빨아먹는 솔솔한 재미가
또 하나의 삶의 현장을 보는듯하다.
대충구입하여 한컨 후미진 바닥에서 마시는 아침은
중국인들의 일상사의 한 면을 보여준다.
이른아침부터 늙은할배의 화투패를 돌린다.
시골어른신들이 점10원하는 화투처럼
담배물며 패돌리는 모습이 영락없이 우리네와 닮았다.
세상에나....어디가나 사람사는 냄새가 좋다!
가게 냉장고에 맥주를 꺼내다 혼빠질 뻔했다.
주인할머니가 노발대발하는 모양새를 보니
완전히 날강도 취급한다. 말보다 느낌으로 전해진다.
잠시 후 며느리같은 중년부인의 눈매가 독수리닮았다.
젊은여인의 상황판단은 빨랐다. 날강도 아님을 판단한 모양이다.
독수리눈매에서 까지 눈매로 변해간다. 여유를 보이지만
긴장의 순간은 늦추지 않는 모양새를 보인다.
맥주 큰 병 2원 50전.
종이쿠폰이 공병값을 포함하는가 보다. 50전이다.
두 형제가 아침나절부터 맥주 3병을 홀짝인다.
오늘따라 둥근해가 2개로 보였다,3개로 보였다 한다.
온종일 더운 열기와 함께 알딸딸하다.
오전내내 숙소 에어컨 바람맞으면서
알딸딸함을 달래본다.
상해서커스가 유명하단다.
규호씨께 특별표를 부탁한다.
선약있는 규호씨가 고맙게도 확인사살한다.
저녁 7시표를 구입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고
대충 닦고 서둘러 출발한다.
상해 공화신로에 위치한 상해써커스공연장으로 향한다.
현대화된 써커스.
우리는 지금까지 신파극조 써커스만 생각하고
또한 그렇게 보아왔다.
그러나 상해서커스는 시대를 앞서가는 기획력이 돋보였다.
단순히 자학(?)적인 놀음이 아니라
첨단과학과 테크로를 합성한 고도의 계산된
서커스임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써커스하면 ‘동춘서커스’만을 떠올린다.
돌리고 배배꼬고, 줄타고,...등
상해는 2차원 물리적써커스에
3차원 영상멀티미디어를 접목하여
첨단과학까지 동원된 미래지향적인 예술이었다.
주제에 맞게 구성된 기획력에
그 주제에 적절한 영상미와 예술미를 접목시켜
연극과 영화 그리고 인간미까지 가미된
또하나의 영상예술임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동양의 베니스라는 소주의 수로를
영상배경을 깔고 이어지는 과거와 현대를 접목하여
시골항아리장사의 스토리를 보면서
또하나의 종합예술을 보여주었다.
러버스토리를 사랑의 테마로
성악과 공중예술을 접목시켜 심금을 울리며
사랑의 묘약처럼 공중과 지상을 오르내리며
사랑가를 부르는 입체감은
경이 그자체였다.
평양예술단이나 동춘써커스는
인간한계의 단순성을 보여준다면
상해써커스는 한단계 앞선 첨단영화을 바탕으로
내면세계의 잠재의식까지 자극하는
종합예술임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다.
무서운정도로 연습하고
그 연습에 영상기획력을 가미한 중국인의
앞서가는 상상력을 보면서
무서운속도로 따라오는 중국의 모습을
다시한번 가슴여미게 하였다.
숙소로 돌아오는 차창.
마천루 조명등이 중국상해의 미래를 보여준다.
죽의 장막에서 개방형사회주의를 표방한 중국.
정말 브레이크없는 자동차처럼 무섭게 달려간다.
빛과 그림자를 함께 짊어지고 달리는
대륙의 모습을 보며
언젠가 세계의 물꼬를 대륙으로 흐르게 하기위한
그들의 정신은 무서우리만큼 느껴진다.
명나라 영락제 시대.
대명제국의 위상을 알리기위해 대선단을 이끌로
아프리카까지 찾아간 정화. 이제 그 후손들은 또 다시
그날의 영화를 되찾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특별구’라는 달콤한 꿀단지로 세계인을 유혹하고 있다
또 다시 용트림하며 패권을 차지하기위해
무서울 정도로 달려가는 현장을 선연히 보여주고 있다.
우리네들은
중국의 값싼 물건, 값싼 쇼핑물, 싼 물가라는
달콤한 꿀맛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사이
중국은 허허실실(虛虛實實)로 맞서고 있다.
우리는 중국인의 허허실실에 빠져 가야할 목표를 잊고
꿀단지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희희낙락하지 않은지
찬찬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다가오는 지구촌사회.
이익이 된다면 ‘적과의 동침’하는 사회.
과연 한국 젊은이들은 지구촌사회에서
적과의 동침을 위해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