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집
통도사숲, 마른 가랑잎을 모아 누군가 감춰둔 일곱 개의 새알
창공을 나는 새떼들도 나뭇가지 하나면 둥지를 틀던 것을
맴돈다는 건 맺힌다는 것이다
몸짓으로 저어낼 수 없었던 자리
굵은 땀방울을 훔쳐낸 주먹손에서 새가 되어 떠난
알껍데기가 물집처럼 부풀고
소나기는 일곱 빛깔 무지개로 뼈마디들을 밝혀둬
맨 끝 방울에서 주위가 환하게 밝아오듯
그렇게 티 맑게 갠 사람이 당신에게도 있듯이
아프면서 아프다 말 못하듯,
웃음과 울음 중간에 미소가 있어
대웅전 부처님도 손가락을 둥글게 말아 쥔, 물집은 여전히 따뜻하다
첫댓글 목탁치는 스님의 손에 어찌 물집없는 훈장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흐르네요 감사히 감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