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증계동 백사마을
4호선 노원역 2번 출구로 나와서
바로 뒤로 돌면 버스 정류장
1142번 타고 15분 정도 가서
종점에서 내리면 된다.
며칠째 폭염주의보
3시임에도 도심은 숯가마 안 같다
전철에서 빵빵한 에어컨에
추워서 오돌오돌 떨었는데
그 냉기면
거리의 온도가 한동안 따뜻해서
좋을만도 한데
전철 내려서
전철역사안부터 후끈한 열기.
아....
어떻게 다닐것인가
욕심버리고
가벼운 단렌즈 가져온건 잘한거 같은데
2시간 다니고
더이상 못다니겠다
올여름 얼굴 땀 흘려본건 처음
땡볕이 아님에도 푹푹 찌는 더위
사진으로만 보던 백사마을
한번 와보고 싶었는데.
버려진 자전거
쓸만큼 쓰고 수명 다하여
버려졌으니 다행이다.
갈라진 벽틈에서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끈질긴 생명력
허름한 옛날 복덕방 같은 부동산
주인은 하염없이 손님을 기다리는지
문 열어놓고
소파에 푹 파묻혀 TV 삼매경이다
깨끗하게 세탁된 빨래는
잘 마르고 있는 중
가족이 모여 도란 도란 살던 곳이지만
지금은 모두 덩그라니 비어있다
폐타이어 옆의 해당화는
탐스럽게 피어있고
동사무소에서 태극기 달라고 했다는데
온동네 태극기 게양되어 있으니
이상한 느낌이다
무슨 독립군 마을도 아니고
왜 게양 하라 한건지 이유가 궁금해진다
지붕을 덮은 천이 날아갈까봐 올려놓은
타이어도 잘 매달려 있고
이건 아마도 갈라진 벽틈을 메꾸어
방수의 목적으로 발라 놓은거겠지
이동네는 그나마 사람들이 좀 거주해서인지
길냥이들이 많이 보인다
여기서 만난 길냥이중 가장 잘생겼다
사람을 피하지도 않고
부스럭거리는 소리 나면 먹을건가 싶어
주위로 다가온다
빈집이 많아 얘들 먹을거리도 부족할거야
앙칼지게 생긴 얘가
검은 점박이 고양이한테
엄청 물어 뜯긴거 같다
아마도 자기 영역 침범한다고.
유일하게 지붕에 능소화가 활짝 피어있는 집
주인 아저씨가 잘 가꾸나보다
앞의 길냥이는 정말 무섭게 생겼다.
길냥이 번식률 엄청나다는데
여러종이 교배를 하니
이상하게 생긴 냥이도 많은듯.
승냥이를 닮았는데
가만히 앉아서 날 탐색하는지
꼼짝도 않고 노려보는데
금방이라도 달려들어 할킬까봐 겁났던...
능소화가 핀 집 신발 같은데
주인이 꽃 가꾸느라 바쁜건지
겨울 털신을 이제야 세탁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재롱
새끼는 어미에게 한참 재롱질이다
어미는 사람이 무섭지 않은데
새끼는 사람을 엄청 경계해서
꼬리를 바싹 세우고 있다.
어미에게 왔다가 우릴 보고는 또 뒷걸음치고
어미는 꼼짝도 않고
호랑이 같은 포스로
떠억 버티고 앉아서 새끼의 재롱을 받아준다
빨래 없는 빨랫줄엔 집게만 .
이동네에서 색감이 가장 이뻤던 풍경 하나
빈집이지 싶다
개발도 안되고 지지부진 하다는데
얼른 좋은 쪽으로 결론이 나서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이 되길 바래본다.
낮술에 얼큰해져 집을 잃어버린 아저씨
아마 이동네 살겠지
고단한 일상이지만
잠은 집에서 주무시길.
근처는 쓰레기 더미 같은데
빨랫줄엔 바지 하나 덩그러니.
색감이 오묘하다
여기서도 셀카질
어릴때 살던 집 대문이
이런 사자 문양의 손잡이여서
친근감이 느껴졌던 녹슨 대문.
이 마을에서 본
몇 안되는 마을 사람 중 한 명
사우나 끝나고 양산 쓰고 집으로 가는 모습이
울엄마 뒷모습 마냥 친근해 보인다
스쿠터 타고 배달 온건지
장을 보고 온건지
씩씩한 줌마는
어디론가 들어간다
타임머신을 타고 옛날로 돌아간 것 같은
이런 옛날 동네 탐방은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현재 누리는 것들에 감사하게 되고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생각도 들고.
모두가 함께 행복해지는
그 날이 오길...
눈내리는 겨울에 누군가가 찍은
고양이가 주인공인
백사마을을 봤는데
넘 이뻐서
올 겨울 눈오면
망원 들고 고양이 찍으러 가고 싶다
그때는 고양이가 좋아하는
먹이도 준비해서,
노원역 9번 출구
노원 화주부(부대찌개+화덕피자)
노원역 9번 출구에서 쭈욱 가면 나온다
02-939-5315
(동익빌딩 202호)
겨울메뉴로는 좋겠다
뒤풀이 여기 갈려고 했는데
더운 여름엔 별로일거 같아
닭갈비집에 갔는데
겨울엔 여기로 가야지
카페 게시글
해나의 사진 갤러리
백사 마을 탐방기(뜨겁던 여름날의 기록)
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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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1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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