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궤의혈(堤潰蟻穴)이라...
총선이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이 '이조(이재명 조국) 심판'을 강조하며 범죄 세력 척결 프레임을 전면에 내세우고 민주당은 '정권심판론' 구호로 맞불을 놓고 있다.
한동훈 총괄선거대책위원장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범야권 후보들의 불법 재산 증식 의혹, 사기 대출 의혹 등을 집중 제기하면서 중산층 및 부동층이 민감해 하는 '불공정 이슈몰이'에 주력하고 있다.
'24년 4.10 총선에 여야는 각종 논란에 살얼음판을 걷고있다. 이를 보면 제궤의혈(堤潰蟻穴)을 생각케 한다.(隄 방죽 제, 潰 무너질 궤, 蟻 개미 의, 穴 구멍 혈)
무릇 거대한 정치적 신념으로 쌓은 거대한 방죽도 개미구멍 하나로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노자 도덕경 63장 '은시장(恩始章)'에 '천하의 어려운 일도 반드시 쉬운 일에서 시작되며, 천하의 어려운 일도 반드시 쉬운 일에서 비롯된다'는 말로 제궤의혈(堤潰蟻穴)이라는 말이 있다.
매사를 쉬운 것부터 차근차근 시작하고, 큰일은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자 본래의 해석은 '천 길이나 되는 강둑의 제방도 땅강아지와 개미가 파놓은 작은 구멍으로 인해 무너질 수 있다'는 말로 제궤의공(堤潰蟻孔), 의혈제궤(蟻穴堤潰)도 같은 뜻이다. 이는 사소한 일을 함부로 넘기지 않음으로써 장차 큰일이 생기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와 비슷한 말로 작은 실수로 인해 모든 것이 허사가 될 수 있음을 경계한 말이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겪는 수많은 일들이 한순간의 작은 잘못으로 실패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24년 4.10 총선이 임박한 시점에 여야 할것없이 제궤의혈 실수는 치명적이다. 무심코 내뱉은 작은 말실수나 사리에 어긋난 행동은 그 정치인과 정당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다. 비록 작은 실수지만 여론의 질타를 피할 수 없고 민심의 역풍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궤의혈이 부정적인 의미라면 적소성대(積小成大)는 긍정적인 의미이다. 둘 다 시작은 미미하지만 그 끝은 실로 장대하고 큰 것이다. 반대말은 아니지만 시작과 끝의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난다.
티끌 모아 태산이나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속담처럼 작은 것을 쌓고 쌓으면 크게 이뤄지는 것이 적소성대이다. 제궤의혈이나 적소성대와 비슷한 말이 '채근담'에 나오는 수적천석(水滴穿石)으로
'떨어지는 물방울이 돌을 뚫는다'는 말이다.
부정적인 의미는 작은 잘못이라도 계속 누적되면 커다란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으며, 긍정적인 의미는 보잘것없는 아주 작은 힘이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큰일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제궤의혈을 교훈 삼아 적소성대하는 총선이 되어야 한다. 이제는 사소한 실수도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