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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기원포(先期遠布)
전투에 앞서 먼 곳까지 적병의 동향 알 수 있는 정보망을 두어야 한다는 말이다.
先 : 먼저 선(儿/4)
期 : 기약할 기(月/8)
遠 : 멀 원(辶/10)
布 : 베 포(巾/2)
출전 : 서애집(西厓集) 卷之十四 잡저(雜著) 전수기의(戰守機宜) 십조(十條)
이 성어는 명재상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이 올린 전수기의(戰守機宜) 십조(十條)에 연유하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신이 신병으로 신음하여 공무에 약간 여가가 생기자 저으기 나라를 근심하는 마음을 억누르지 못하여 난리 이후에 보고 들은 바와 생각해 낸 것을 수습하여 10조로 분류하였습니다.
①척후(斥候) ②장단(長短) ③속오(束伍) ④약속(約束) ⑤중호(重壕) ⑥설책(設柵) ⑦수탄(守灘) ⑧수성(守城) ⑨질사(迭射) ⑩통론형세(統論形勢) 등 정서하여 올리오니, 만약에 을람(乙覽)을 거치시고 혹 해당 관서에 내려 각처 모든 장수들에게 알리면 적을 제압하고 수비하는 대책에 만에 하나라도 보탬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척후와 요망(瞭望; 멀리서 적을 망보는 일)의 두 가지는 삼군(三軍)의 눈과 귀이다. 군대의 내부에 척후와 요망이 없으면 이는 소경이 눈먼 말을 타고 밤중에 깊은 연못에 임하는 것과 같아 적군이 자기 군문에 이르렀는데에도 미처 알지 못하니, 그 위태함이 심하다.
그리고 척후와 요망은 기일보다 앞세우고 멀리 배치하는 것이 귀중하다. 기일을 앞세우게 하지 못하면 적의 간첩이 이미 아군 쪽으로 들어오게 되고, 원포하지 않으면 적의 복병이 중요한 지대를 먼저 점령하여 교묘한 꾀로 아군을 그르치게 할 수 있으니, 그 동정과 허실을 끝내 알 수 없다.
斥候瞭望二者。三軍之耳目也。軍中無斥候瞭望。則比如盲人騎瞎馬。夜半臨深池。敵至營門而不及知。其危甚矣。然斥候瞭望。亦以先期遠布爲貴。不先期則敵間已入於我。不遠布則敵之伏兵先據要地。賊得以巧計誤我。而其動靜虛實。終不得知矣。)
육도병법(六韜兵法)에, “무릇 군사를 통솔하는 법은 항상 멀리 척후를 적진 200리 지점까지 먼저 보내 적의 소재를 파악하고 멀리는 1백 리, 가까이는 50리로 하여 급보가 있으면 전후로 서로 알린다. 또 전투하기 5일 전에 아군의 척후를 멀리 보내 가서 동정을 살피고, 그 공격해 오는 것을 잘 살펴서 복병을 설치하고 기다리라.”라고 하였으니, 이는 모두 그 기일을 앞세우고 멀리 배치하라는 뜻이다.
우리나라는 요사이 여러 장수들이 용병에서 척후와 요망의 중요성을 알지 못하고 무턱대고 망녕되이 움직이다가 뜻밖에 적과 서로 마주치면 놀라고 두려워서 재빨리 도망치고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라 맞붙어서 싸우기도 전에 패하고 만다.
지난날 이일(李鎰)이 상주에 있을 때 적병들이 이미 가까이 접근하였는데도 우리 군중에서는 알지 못하였다. 접전하기 하루 전에 개령현(開寧縣) 사람이 와서 적이 온다는 정보를 알려 주었다.
그러나 이일(李鎰)은 군사를 미혹하게 한다고 해서 목을 베려고 하니, 그 사람은 죽음에 임하여 억울하다고 부르짖으며, “청컨대 우선 나를 가두었다가 내일 아침까지 적이 오지 않으면 목을 베어도 늦지 않다.”라고 하였으나, 이일이 듣지 않았다.
그날 밤에 적이 상주 남면(南面) 장천리(長川里)에 진군해서 주둔하니 상주성에서 겨우 20리 거리였다.
다음날 아침 적의 척후병 2, 3명이 무리를 지어 북쪽 개울 진지 앞까지 와서 한참동안 바라보고 여러 차례 왔다 갔으나, 우리 군중에서는 모두가 적의 척후병인 줄 알면서도 서로 경계하여 감히 입을 열지 못하였다. 조금 있다가 많은 적이 사방에서 운집하니, 이일의 군대는 모두 무너졌다.
삼도 도순변사(三道都巡邊使) 신립이 충주에 도착한 4월 26일에 적은 이미 조령을 넘어왔는데, 신립의 군관 한 사람이 듣고 와서 보고하자, 다음날 아침에 신립은 또 군사를 미혹하게 한다고 해서 목을 베어서 군중에 조리를 돌렸다.
28일에 신립이 장계를 올려, “적병들이 아직 상주를 떠나지 않았습니다.”라고 했는데, 이미 충주에서 6, 7리 거리에 있는 단월역(丹月驛)에 가득 차 있음을 알지 못하였다. 결국 대군을 전멸시켜 경성을 지키지 못하였으니, 아, 차마 말할 수 있겠는가.
이는 모두 장수가 방법을 알지 못하였고, 병사들은 척후와 요망을 설치할 줄 몰라 군중으로 하여금 귀와 눈을 막히게 한 탓이다. 그 화가 이와 같은데도, 그후에 장수된 사람이 오히려 경계할 줄 몰라 매번 적의 엄습을 받으니, 진실로 통탄할 일이다.
그러나 척후와 요망은 아무에게나 시킬 수 없으니, 반드시 그 마음이 영리하고 힘이 세어 잘 달리며 또 그곳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도로의 원근, 산천의 곡직(曲直), 출입의 편리를 자세하게 아는 사람 수십 인을 미리 선발하여 약속을 밝히되, 많은 상금으로 묶고 의식을 후하게 하여 주어 그들로 하여금 나의 심복이 되어 힘을 다하여 복무하여도 수고로움을 꺼리지 않게 한 연후에야 유익하고, 패배하는 일에 이르지 않는다. (...)”
⏹ 다음은 정민 교수의 선기원포(先期遠布)의 글이다.
1594년 류성룡(柳成龍)이 전수기의십조(戰守機宜十條)를 올렸다. 적군을 막아 지키는 방책을 열 가지로 논한 글이다.
그는 이 글에서 척후(斥候)와 요망((瞭望)의 효율적 운용을 첫 번째로 꼽았다. 적병의 동향을 미리 파악해 선제적 준비를 하려면 선기(先期)와 원포(遠布)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적어도 전투 5일 전에 멀리 적진 200리 지점까지 척후를 보내 적의 동정을 파악하는 것이 그 핵심이다. 군대에 이것이 없으면 소경이 눈먼 말을 타고 밤중에 깊은 연못에 임하는 것과 같다고 썼다.
임진왜란 당시 순변사 이일(李鎰)이 상주를 지켰다. 적병이 코앞에 왔는데도 까맣게 몰랐다. 접전 하루 전 개령현(開寧縣) 사람이 적이 코앞에 와있다고 알렸다. 군대를 동요시킨다며 이일이 그의 목을 베게 했다.
그가 부르짖었다. "내일 아침까지 적이 안 오면 그때 내 목을 베시오." 이일은 들은 체도 않았다. 그의 군대는 이튿날 궤멸당했다.
신립(申砬)이 4월 26일 충주에 도착했을 때 적은 이미 조령을 넘은 상태였다. 군관 한 사람이 상황을 보고하자, 신립은 군사를 미혹하게 한다며 그의 목을 베어 조리돌렸다.
28일에도 그는 적병이 상주를 아직 떠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왜적은 6~7리 거리 밖에 이미 가득 차 있던 상태였다. 바로 그날 탄금대 전투에서 군대가 전멸당했다.
장수들은 큰소리만 뻥뻥 치며 무턱대고 움직이다가 갑작스레 적과 마주치면 놀라 두려워 도망치기 바빠 싸워 보지도 못하고 졌다.
기일에 앞서 먼 곳까지 척후를 놓아 적의 동태를 손금 보듯 파악해 복병을 펼쳐두고 기다려도 이길까 말까 한데, 미리 알려 줘도 동요를 막는다며 알려준 사람의 목을 베고 큰소리만 치다가 속절없이 무너졌다.
류성룡은 이런 일이 똑같이 되풀이 될까 봐 아홉 조목을 더해 전수기의십책을 올렸고, 다산은 훗날 아방비어고(我邦備禦考)를 엮으면서 이 글을 앞에 넣었다.
류성룡이 말했다. "앞 수레가 부서진 줄 알면서도 바퀴를 고칠 줄 모른다면 진실로 뒤집히고 부서지는 길이다."
夫知前車之旣敗, 而尙不知改轍, 則是固覆敗之道也.
닥쳐서 허둥대면 늦다. 미리 보고 멀리 봐야 한다.
▶️ 先(먼저 선)은 ❶회의문자로 之(지; 가다)와 어진사람인발(儿; 사람의 다리 모양)部의 합자(合字)이다. 어진사람인발(儿)部는 본디 人(인)과 같은 글자이지만 이 모양이 아래에 붙는 글자는 그 위에 쓰는 자형(字形)이 나타내는 말의 기능을 강조하여, 앞으로 나아가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先자는 ‘먼저’나 ‘미리’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先자는 牛(소 우)자와 儿(어진사람 인)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先자의 갑골문을 보면 본래는 牛자가 아닌 止(발 지)자와 儿자가 결합한 모습이었다. 이것은 사람보다 발이 앞서나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先자는 ‘먼저’라는 뜻을 갖게 되었지만 소전에서는 止자가 牛자로 잘 못 옮겨졌다. 소전에서의 牛자와 止자가 서로 비슷하여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先(선)은 (1)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이어 앞선 먼저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이어 돌아 간의 뜻을 나타내는 말 (3)바닥이나 장기, 고누, 윷놀이 따위에서 맨 처음에 상대편보다 먼저 두는 일, 또는 그 사람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먼저, 미리 ②옛날, 이전 ③앞, 처음, 첫째 ④돌아가신 이, 죽은 아버지 ⑤선구(先驅), 앞선 사람 ⑥조상(祖上) ⑦형수(兄嫂) ⑧앞서다, 뛰어넘다, 이끌다 ⑨나아가다, 앞으로 가다 ⑩높이다, 중(重)히 여기다, 뛰어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앞 전(前)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뒤 후(後)이다. 용례로는 할아버지 이상의 조상을 선조(先祖), 학교나 직장을 먼저 거친 사람 또는 나이나 학식 등이 자기보다 많거나 나은 사람을 선배(先輩), 남의 앞에 서서 인도함 또는 앞장서서 안내함을 선도(先導), 나라를 위하여 싸우다가 죽은 열사를 선열(先烈), 맨 앞이나 첫머리를 선두(先頭), 먼저와 나중을 선후(先後), 조상의 무덤이 있는 곳을 선산(先山), 다른 문제보다 먼저 해결함 또는 결정함을 선결(先決), 맨 먼저 주창함을 선창(先唱), 선수를 써서 자기에게 이롭도록 먼저 상대방의 행동을 견제함을 선제(先制), 다른 일에 앞서 행함 또는 앞서 행한 행위를 선행(先行), 어떤 임무나 직무 등을 먼저 맡음 또는 그 사람을 선임(先任), 먼저 약속함 또는 그 약속을 선약(先約), 남보다 앞서서 먼저 차지함을 선점(先占), 맨 앞장을 선봉(先鋒), 남보다 앞서 길을 떠나감을 선발(先發), 차례에서의 먼저를 선차(先次), 세상 물정에 대하여 남보다 먼저 깨달음을 선각(先覺), 무엇보다도 먼저를 우선(于先), 다른 것 보다 앞섬을 우선(優先), 남보다 앞서 함을 솔선(率先), 앞장서서 인도함을 수선(帥先), 앞서기를 다툼을 쟁선(爭先), 선조의 덕업을 받듦을 봉선(奉先), 실력이 비슷한 사람끼리 두는 바둑을 상선(相先), 실력이 비금비금한 사람끼리 두는 바둑을 호선(互先), 남보다 앞서 일을 도모하면 능히 남을 누를 수 있다는 뜻으로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을 남보다 앞서 하면 유리함을 이르는 말을 선즉제인(先則制人), 사보다 공을 앞세움이란 뜻으로 사사로운 일이나 이익보다 공익을 앞세움을 일컫는 말을 선공후사(先公後私), 소문을 미리 퍼뜨려 남의 기세를 꺾음 또는 먼저 큰소리를 질러 남의 기세를 꺾음을 일컫는 말을 선성탈인(先聲奪人), 근심할 일은 남보다 먼저 근심하고 즐길 일은 남보다 나중에 즐긴다는 뜻으로 지사志士나 인인仁人의 마음씨를 일컫는 말을 선우후락(先憂後樂), 앞을 내다보는 안목이라는 뜻으로 장래를 미리 예측하는 날카로운 견식을 두고 이르는 말을 선견지명(先見之明), 먼저 들은 이야기에 따른 고정관념으로 새로운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이르는 말을 선입지어(先入之語), 먼저 예의를 배우고 나중에 학문을 배우라는 말을 선례후학(先禮後學), 먼저 의를 따르고 후에 이익을 생각한다는 말을 선의후리(先義後利), 다른 사람의 일보다 자기의 일에 우선 성실해야 한다는 말을 선기후인(先己後人), 먼저 앓아 본 사람이 의원이라는 뜻으로 경험 있는 사람이 남을 인도할 수 있다는 말을 선병자의(先病者醫), 선인의 행위를 들어 후학을 가르침을 일컫는 말을 선행후교(先行後敎), 꽃이 먼저 피고 나중에 열매를 맺는다는 뜻으로 딸을 먼저 낳은 다음에 아들을 낳음을 이르는 말을 선화후과(先花後果), 먼저 곽외郭隗부터 시작하라는 뜻으로 가까이 있는 사람이나 말한 사람부터 시작하라는 말을 선시어외(先始於隗) 등에 쓰인다.
▶️ 期(기약할 기)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달 월(月; 초승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其(기)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기(其; 구분하거나 골라서 꺼내는 일)와 달(月; 달이 한바퀴 도는 기간으로 한 달, 또 일 년, 나중에 일정한 시간을 말함)이 한바퀴 돌아오는 것처럼 때를 기다린다는 뜻이 합(合)하여 '기약하다'를 뜻한다. ❷형성문자로 期자는 '기약하다'나 '약속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期자는 其(그 기)자와 月(달 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其자는 '그'나 '그것'이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달은 주기적으로 모양이 변하기 때문에 옛사람들은 달이 변하는 것을 보고 시간의 흐름을 알았다고 한다. 그러니 期자에 쓰인 月자는 시간의 흐름을 뜻하기 위해 쓰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期(기)는 (1)일정한 기간씩 반복되는 일의 하나하나의 과정(科程) (2)어떤 시기를 몇으로 나눈 그 하나 (3)지질(地質) 시대의 구분의 하나. 세(世)를 다시 잘게 나눈 것 등의 뜻으로 ①기약(期約)하다, 약속(約束)하다 ②기다리다 ③바라다, 기대(期待)하다 ④모이다 ⑤정(定)하다, 결정(決定)하다 ⑥적합(適合)하다, 알맞다 ⑦가르치다 ⑧더듬거리다 ⑨기간(期間) ⑩기한(期限) ⑪기일(期日), 예정(豫定)된 날짜 ⑫돌, 1주년(周年) ⑬때, 기회(機會) ⑭기복(朞服), 기년복(朞年服: 일 년 동안 입는 상복) ⑮백 살 ⑯한정(限定)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희망을 가지고 기약한 것을 기다림을 기대(期待), 어느 일정한 시기에서 어떤 다른 일정한 시기까지의 사이를 기간(期間), 미리 어느 때까지라고 정함 또는 그 시기를 기한(期限), 시간을 정하고 약속함을 기약(期約), 어느 기간의 첫머리를 기초(期初), 기간이나 학기 따위의 끝을 기말(期末), 성취되기를 바람을 기망(期望), 꼭 이루기를 기약함을 기필(期必), 작정한 날짜를 기일(期日), 정해 놓은 기한이 다 참을 기만(期滿), 기약하여 꾀함을 기도(期圖), 어떤 기한이 빨리 옴 또는 빠른 시기를 조기(早期), 임무를 맡아보는 일정한 기한을 임기(任期), 정한 때를 뒤로 물림을 연기(延期), 처음 시기를 초기(初期), 오랜 기간을 장기(長期), 짧은 기간을 단기(短期), 한 해를 석 달씩 넷으로 나눈 각 기간을 분기(分期), 한 학년 동안을 규정에 따라 나눈 수업 기간을 학기(學期), 같은 시기나 같은 무렵을 동기(同期), 끝장의 때나 시기를 말기(末期), 다음의 시기를 차기(次期), 뒤의 시기 또는 뒤의 기간을 후기(後期), 정한 기한 또는 기간을 정기(定期), 기한이 다 참 또는 그 기한을 만기(滿期), 집회나 회의 따위가 열리는 시기를 회기(會期), 알맞은 시기를 적기(適期), 느즈막한 시기를 만기(晩期), 남편과 아내가 되어 한평생 같이 지내자는 아름다운 언약을 이르는 말을 백년가기(百年佳期), 뜻하지 아니한 때에 우연히 서로 만남을 이르는 말을 불기이회(不期而會), 평생에 단 한 번 만남 또는 그 일이 생애에 단 한 번 뿐인 일 이라는 말을 일기일회(一期一會), 형벌의 목적은 형벌이 없게 하는 것을 이상으로 한다는 말을 형기무형(刑期無刑) 등에 쓰인다.
▶️ 遠(멀 원)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袁(원)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袁(원)은 뜻을 나타내는 옷 의(衣)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止(지; 발)를 바탕으로 哀(애, 원)이 합(合)하여 옷이 치렁치렁한 모양이나 옷이 길다는 뜻과, 책받침(辶)部는 움직이는 일에서 나아가는 일의 길게 하다, 길다, 멀어지다, 멀다 등의 뜻이 있다. ❷회의문자로 遠자는 ‘멀다’나 ‘심오하다’, ‘오래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遠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袁(옷 길 원)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袁자는 옷깃이 넉넉한 옷을 표현한 것으로 ‘옷이 크다’라는 뜻이 있다. 遠자는 이렇게 옷깃이 넓다는 뜻을 가진 袁자를 응용한 글자로 옷깃이 늘어져 있듯이 길이 매우 ‘멀다’라는 뜻을 표현했다. 그래서 遠자는 ‘(길이)멀다’나 ‘멀어지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지만 ‘(세월이)오래되다’나 ‘심오하다’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그래서 遠(원)은 ①멀다 ②심오(深奧)하다, 깊다 ③많다 ④세월이 오래되다 ⑤멀리하다, 멀어지다 ⑥소원(疏遠)하다 ⑦내쫓다, 추방하다 ⑧싫어하다 ⑨어긋나다 ⑩먼 데 ⑪선조(先祖)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오랠 구(久), 미륵 미(彌), 멀 유(悠), 길 영(永), 멀 하(遐), 멀 요(遙), 멀 료/요(遼), 길 장(長),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가까울 근(近)이다. 용례로는 멀고 가까움을 원근(遠近), 시간이나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원격(遠隔), 먼 곳으로 싸우러 가는 것을 원정(遠征), 먼 데 것은 잘 보이고 가까운 데 것은 잘 보이지 않는 시력을 원시(遠視),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넓은 바다를 원양(遠洋), 멀리 가서 놂을 원유(遠遊), 중심으로 부터 멀어져 감을 원심(遠心), 아득한 먼 시대를 원대(遠代), 멀리 바라다 봄을 원망(遠望),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교외를 원교(遠郊),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의 신상을 생각함을 원념(遠念), 장면을 넓게 찍은 영화 필름 또는 사진 따위를 먼 곳에서 넓게 찍는 일을 원사(遠寫), 길고 오랜 세월로 앞으로 오래도록 변함없이 계속됨 또는 어떤 상태가 끝없이 이어짐을 영원(永遠), 공간적으로 까마득히 멂 또는 시간적으로 먼 훗날에나 가능한 상태에 있음 곧 현재나 당장에는 불가능한 상태에 있음을 요원(遙遠), 지내는 사이가 두텁지 않고 버성김 또는 서먹서먹함을 소원(疏遠), 멀고 높음 또는 고상하고 원대함을 고원(高遠), 동떨어지게 멂을 격원(隔遠), 한없이 멀고 넓음을 광원(廣遠), 몹시 오래 됨을 구원(久遠), 이어져 내려온 시간이 오램을 면원(綿遠), 거리가 멀지 아니함 또는 닥칠 시일이 오래지 아니함을 불원(不遠), 아주 아득하게 오램을 창원(蒼遠), 멀리 바라봄을 망원(望遠), 눈이 미치지 않은 만큼 까마득하게 멂을 묘원(渺遠), 먼 데 있는 물은 가까운 데의 불을 끄는 데는 쓸모가 없다는 뜻으로 무슨 일이든 멀리 있는 것은 급할 때에 소용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원수근화(遠水近火), 먼 데 있는 친척은 가까운 이웃만 못함을 이르는 말을 원족근린(遠族近隣), 먼 나라와 친하고 가까운 나라를 쳐서 점차로 영토를 넓힘을 일컫는 말을 원교근공(遠交近攻), 화를 멀리하고 복을 불러 들임을 일컫는 말을 원화소복(遠禍召福), 먼 곳에 있어서 올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원막치지(遠莫致之), 파랗게 그린 먼 산 같은 눈썹이라는 뜻으로 미인의 눈썹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원산미(遠山眉), 공경하되 가까이하지는 아니함 또는 겉으로는 공경하는 체하면서 속으로는 꺼리어 멀리함을 일컫는 말을 경이원지(敬而遠之), 날은 저물었는데 갈 길은 멀다는 뜻으로 이미 늙어 앞으로 목적한 것을 쉽게 달성하기 어렵다는 말을 일모도원(日暮途遠),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이르는 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앞으로 갈 길이 아득히 멀다는 뜻으로 목적하는 바에 이르기에는 아직도 남은 일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전도요원(前途遙遠), 벗이 있어 먼 데서 찾아온다는 뜻으로 뜻을 같이하는 친구가 먼 데서 찾아오는 기쁨을 이르는 말을 유붕원래(有朋遠來) 등에 쓰인다.
▶️ 布(베 포/펼 포, 보시 보)는 ❶형성문자로 佈(포)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수건 건(巾; 옷감, 헝겊)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父(부; 한 집안 전체를 거느리는 가장을 뜻함, 포)로 이루어졌다. 넓게 편 천이나 천을 넓게 펴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布자는 '베'나 '펴다', '베풀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布자는 又(또 우)자와 巾(수건 건)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布자는 본래 '삼베'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래서 금문에 나온 布자는 몽둥이로 천을 두드리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갈포(葛布)나 마포(麻布)와 같은 의류용 직물을 다듬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삼이나 칡덩굴로 옷을 만들기 위해서는 연하게 다듬는 과정이 필요했다. 그래서 布자는 직물을 다듬는 모습으로 그려져 '베'를 뜻했다. 그러나 후에 삼을 넓게 펴서 다듬는다는 의미가 확대되면서 '펴다'나 '베풀다'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布(포, 보)는 ①베(가늘고 설핀 베) ②돈 ③조세(租稅) ④펴다 ⑤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⑥벌이다 ⑦걸쳐놓다 ⑧드러내다 ⑨벌여놓다 ⑩분포하다 ⑪전파되다, 번지어 퍼지다 ⑫씨를 뿌리다 그리고 ⓐ보시(布施: 자비심으로 남에게 재물이나 불법을 베풂)(보) 따위의 뜻이 있다. 뜻을 가진 한자는 나눌 반(頒)이다. 용례로는 자비심으로 남에게 조건 없이 베푸는 것을 포시(布施), 일의 장래를 위하여 미리 손을 씀을 포석(布石), 전쟁이나 경기를 하기 위하여 진을 침을 포진(布陣), 일반에게 널리 알림을 포고(布告), 종교를 널리 폄을 포교(布敎), 벼슬이 없는 선비를 포의(布衣), 품평회나 상점의 창안에 물건을 진열하여 늘어 놓음을 포진(布陳), 베와 무명을 포목(布木), 베나 무명 등으로 만든 휘장을 포장(布帳), 일반에게 널리 알림을 공포(公布), 두루 나눠 줌을 배포(配布), 세상에 널리 펴 알림을 선포(宣布), 벼슬이 없는 선비와 서민의 교제라는 뜻으로 신분이나 지위를 떠나고 이익 따위도 바라지 않는 교제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포의지교(布衣之交), 벼슬이 없는 가난한 선비를 일컫는 말을 포의한사(布衣寒士), 포의는 서민의 옷으로 비천한 신분을 두고 이르는 말을 포의지위(布衣之位), 계포가 한 번 한 약속이라는 뜻으로 초나라의 계포는 한 번 승낙한 일이면 꼭 실행하는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었음에서 비롯하여 틀림없이 승낙함을 뜻하는 말을 계포일낙(季布一諾), 양포가 외출할 때는 흰 옷을 입고 나갔다가 비를 맞아 검은 옷으로 갈아 입고 돌아왔는데 양포의 개가 알아보지 못하고 짖었다는 뜻에서 겉모습이 변한 것을 보고 속까지 변해버렸다고 판단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양포지구(楊布之狗), 별처럼 펼쳐져 있고, 구름처럼 퍼져 있다는 뜻으로 사물이 여기저기 많이 흩어져 있는 모양을 이르는 말을 성라운포(星羅雲布), 별같이 벌여 있고 바둑돌처럼 늘어 놓였다는 뜻으로 물건이 여기저기 많이 흩어져 있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성라기포(星羅碁布),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펼침을 일컫는 말을 제구포신(除舊布新) 등에 쓰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