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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 용과 공정, 그리고 사다리 걷어차기
http://www.edpl.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47
가정환경은 흔히 부모의 소득과 학력, 직업 등으로 표현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제학 연구자 중 한 분이 '개천용 불평등 지수'라는 걸 만든 바 있습니다. 이 지수를 만드는 방법의 예를 들면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부모의 학력 수준이나 소득수준을 각각 '상·중·하’로 나누어서 각 집단 별로 자녀의 수능성적이 과목별 상위 20%에 들어간 비율을 계산합니다. 그리고 전체 집단에서 각 집단이 차지하는 비중과 상위 성적을 거둔 비중을 비교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가정환경 '하' 집단이 전체 학생의 20% 정도가 된다고 합시다. 만약 성적이 가정환경과 성적의 관계가 없다면 상위 20% 내에 드는 학생 비중도 20%가 되어야 할 겁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 보다 훨씬 낮은 비중의 학생들, 예를 들어 10% 미만 학생들만 상위 20%에 들어가는 것이 현실입니다.
개천용 불평등 지수는 1이 최대값이고 1에 가까울수록 개천 용이 나오기 어려움을 의미하는데, 연구에 따르면 국어, 영어, 수학 등 수능 주요 과목에서 개천용 불평등 지수가 대략 0.7 내외로 나오고 있습니다.
그 의미는 여건이 불리한 학생들 중 고득점을 획득할 가능성이 있었던 학생 10명 중에서 7명은 실제로 고득점을 받는 데 실패했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 지수와 관련해서 두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습니다.
우선 이 지수값 자체 못지않게 그 변화 추이를 주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지표가 점점 증가한다는 건 갈수록 개천에서 용 나오기가 어려워진다는 건데,
실제로 그런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과목별 지수값의 차이입니다.
국어, 영어, 수학 중에서 영어 과목에서 이 지수값이 가장 크게 나타납니다.
즉 영어 과목이야말로 가정환경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연구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성적을 분석하는 수많은 연구에서 가정환경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과목은 영어라고 확인됩니다. 그 이유로는 사교육을 들 수도 있겠고 집이 부유한 경우 해외 경험이나 외국어에 노출되는 경험이 많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이 두 번째 사실과 관련하여 한 번 같이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게 있습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학생이나 직원을 선발하는 데 있어 영어라는 과목에 지나치게 큰 비중을 두었던 것이 개천 용이 나오기 어려운 상황을 만드는 데 영향을 주지 않았나 하는 것이지요.
과거 토익(TOEIC) 성적으로 직원을 선발하는 회사가 많았던 시절이 있었음을 기억하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우리는 영어라는 선별도구를 이용함으로써, 어찌 보면 능력 위주의 선발이라는 명분 아래 가정환경에 크게 좌우되는 선별을 해오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과거에 있었던 선발 관행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개천 용을 선발하는 것이 사람을 찾아내는 목적 자체가 될 수는 없겠지요. 그렇지만 우리가 좀 더 포용성 있는 사회를 만드는 일에 더 관심을 가졌다면, 영어를 인재 선별의 도구로 쓰는 일에 더 신중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이 지수와 관련해서 두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습니다.
우선 이 지수값 자체 못지않게 그 변화 추이를 주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지표가 점점 증가한다는 건 갈수록 개천에서 용 나오기가 어려워진다는 건데, 실제로 그런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과목별 지수값의 차이입니다.
국어, 영어, 수학 중에서 영어 과목에서 이 지수값이 가장 크게 나타납니다. 즉 영어 과목이야말로 가정환경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연구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성적을 분석하는 수많은 연구에서 가정환경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과목은 영어라고 확인됩니다. 그 이유로는 사교육을 들 수도 있겠고 집이 부유한 경우 해외 경험이나 외국어에 노출되는 경험이 많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이 두 번째 사실과 관련하여 한 번 같이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게 있습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학생이나 직원을 선발하는 데 있어 영어라는 과목에 지나치게 큰 비중을 두었던 것이 개천 용이 나오기 어려운 상황을 만드는 데 영향을 주지 않았나 하는 것이지요.
과거 토익(TOEIC) 성적으로 직원을 선발하는 회사가 많았던 시절이 있었음을 기억하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우리는 영어라는 선별도구를 이용함으로써, 어찌 보면 능력 위주의 선발이라는 명분 아래 가정환경에 크게 좌우되는 선별을 해오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과거에 있었던 선발 관행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개천 용을 선발하는 것이 사람을 찾아내는 목적 자체가 될 수는 없겠지요. 그렇지만 우리가 좀 더 포용성 있는 사회를 만드는 일에 더 관심을 가졌다면, 영어를 인재 선별의 도구로 쓰는 일에 더 신중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개천 용들이 사라진다...사다리 걷어차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편으로 개천에서 용들이 사라져가고 있는 게 사실이기는 합니다. 많은 지역에서 공부 잘 하는 학생들을 주변에 있는 대도시로 보내는 일은 과거부터 매우 흔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개천에 용이 많이 남지 않았지요.
하지만 저는 여전히 개천에 용이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용이 없는 문제보다는 그런 용들을 잘 찾아내지 못하는 것, 그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지 못 하는 것이 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왜 그런 일이 벌어질까요? 혹시 개천에서 나왔던 과거의 용들이 지금 개천에 있는 용들이 개천 밖으로 날아오르지 못하는 상황을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요?
저는 보지 않았지만 어떤 드라마에서는 그런 상황을 '스카이 캐슬'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는 말을 들었는데, 저는 그런 면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종의 '사다리 걷어차기”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통계청에서 매년 사교육비를 조사합니다. 그 조사 자료를 분석해 보면 사교육비 지출을 기준으로 상위 10%에 해당하는 가구가 전체 사교육비의 약 40%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용이 된 사람들이 자기 자녀를 용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모습이겠지요.
그런 노력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자녀의 더 나은 미래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같을 것입니다. 그러니 누구를 비난하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하지만 가정환경이 잠재력 있는 청소년들을 절망으로 밀어 넣지 않는 사회,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성적으로 줄 세우고 자신의 자녀를 앞에 세우려는 노력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것만은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좀 더 많은 논의와 논쟁이 필요하겠지만 입시에서 공정성 이외의 가치를 추구해야만 하는 이유를 여기서도 찾을 수 있겠습니다.
먼저 오른 자들이 “우리는 너희보다 열심히 올라와서 여기 있으니까 너희는 더 이상 버둥거리지 말고 거기 머물라”며 사다리를 걷어차는 모습보다는 위에서 사다리를 꽉 붙잡아 주는 모습이 더 아름답지 않겠습니까?
혹, 공정성에 대한 집착 속에 ‘사다리 걷어차기’ 심리가 내재된 건 아닌지 우리 사회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개천서 용나기, 26년새 두배 힘들어졌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0100566081
사다리를 다시 세우자
주병기 교수 '개천용지수'
1990년 19→2016년 34
기회의 불평등 갈수록 확대
"부모소득 따른 학력격차 커져
文정부 교육 양극화 더 심화"
“1990년 이후 26년 동안 한국의 기회 불평등 정도는 두 배가량으로 커졌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이런 추세는 변화하지 않았을 겁니다.”
첫댓글 학생부종합은 폐지해야하는제도로 보입니다. 교사평가정도만 있는걸로하고 학생부교과 즉 각자처한환경에맞는곳에서의서열. 즉 각자학교에서의등급으로 대학 가는것과 정시 즉 전국등수로 대학가는전형으로 정리되어야한다고봅니다. 실제 대학가서 공부잘하는애들은 학생부교과출신애들이고. 종합은오히려 못하는편인데다가 부모의개입이 가장큰전형입니다. 종합을 특이케이스에한해ㅡ예를들어 올림피아드입상자라던지 혹은 소년소녀가장이라던지하는케이스는 입학서류를 모두 공개해서입학처에서 초회가 가능하도록해서 누구나 어느학교를 어느정도에 갈수있는지 볼수있었으면합니다. 학종이도입되고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