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리즈가 별루 인기가 없네 그려..
그렇담 할 수 없쥐 시리즈는 이만 줄입니당.
젬있는게 생기면 그때 다시 보자구
◆ 초밥의 역사
초밥은 일본어로 잘 아시다시피 스시(壽司:수사)입니다. 원래 스시는 한국의 식혜(食醯)와 비슷한 것이었습니다. 물고기에 소금간을 하여 밥에 버무려 놓았다가 삭은 후에 먹는 생선식혜(예: 가자미 식혜)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일종의 생선을 저장하는 방법이었죠. 깨끗한 날 생선을 밥과 함께 소금이 깔린 판 위에 놓고 그 위에 돌을 올려놓은 후 몇 주 뒤에 보면 밥에 의해 발효된 생선은 먹기에 알맞게 되었다고 하네요.
또 다른 저장방법으로 생선과 밥을 나무통 안에 같이 넣었다고 합니다. 밥이 발효될 때 유산균이 나오는데 이 유산균이 생선을 보존시켰다고 하네요. 아직도 동경의 몇몇 초밥집에서 이 방법을 사용하고, 이 방법으로 만들어진 초밥을 ‘나레초밥’이라 합니다.
18세기 이후에는 ‘요헤이’라는 유명한 요리사에 의해 이 발효방법이 중단되고, 현재와 비슷한 방법이 쓰여졌다고 합니다. 그의 요리법은 인기를 끌었고, 두 개의 스타일로 발전했답니다. 하나는 ‘간사이 스타일’로서 오사카의 간사이 지방에서 발전을 하였고, 또 다른 하나는 동경에서 발전한 ‘에도 스타일’입니다.
오사카는 일본상업의 중심지로서 쌀장사들이 최상의 쌀에 다른 곡물을 섞어 공급했으며, 이곳에서의 초밥 크기는 먹기 알맞은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동경은 해안에 위치해있어 풍부한 생선과 조개가 있었으며, ‘니기리 스시’라는 지금의 초밥형태를 발전시켰습니다.
◆ 초밥의 종류와 용어
스시의 종류는 해물의 수만큼이나 다양하지만, 먼저 ‘니기리 스시’를 볼까요. 초밥의 대표주자로서 밥을 손으로 잡아 사각형 모양을 만든 후 그 위에 겨자를 조금 넣고 다시 그 위에 생선을 올려서 먹는 일반적인 초밥입니다. 보통 2개씩 나오죠. ‘지라쉬 스시’는 초밥이 아닌 일반 밥 위에 생선회를 올려 먹는 것이고, ‘이나리 스시’는 유부초밥입니다. ‘마끼 스시’는 우리의 김밥같이 생긴 스시로서 내용물만 다를 뿐 만드는 법은 동일합니다. ‘태마끼’는 김초밥의 일종으로 김을 마치 아이스크림 콘 모양으로 만드는 방법입니다.
스시에 쓰이는 용어는 대부분 생선이름입니다. 아나고는 잘 아시다시피 바다장어, 히라메는 광어, 이카는 오징어, 마구로는 참치, 타이는 도미, 타코는 문어, 토로는 참치뱃살, 아카가이는 피조개, 아마에비는 새우, 사케는 연어입니다.
타마고는 달걀이고, ‘카파 마끼’는 오이만 넣어서 만든 김초밥, ‘오신꼬 마끼’는 단무지만 넣어서 만든 김초밥입니다. 회전초밥 집에서 많이 드셔보셨죠. ‘와사비’는 겨자가 아니라 고추냉이고요, 분홍색으로 절인 생강은 ‘가리’, 간장은 ‘소요’입니다.
◆ 초밥 맛있게 먹는 법
초밥을 맛있게 먹는 데 특별한 방법은 없지만 다음 정도는 알아두시면 좋겠네요. 일단 초밥은 손으로 먹는 법과 젓가락을 사용하여 먹는 법 두 가지가 있습니다. 초밥을 카운터에서 먹을 때는 손으로 먹는 것도 전혀 흉이 되지 않죠. 그러나 테이블에 앉아 먹을 때는 젓가락을 사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또 젓가락으로 초밥을 집을 때는 초밥의 옆을 집으세요. 그러면 생선과 밥이 함께 집어져 간장을 묻힐 때 밥알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또, 한꺼번에 여러 종류의 초밥을 먹으면 생선마다 독특한 맛을 느끼지 못하고 전부 같은 맛으로 느끼게 됩니다. 따라서 한가지를 먹고 곁들여 나오는 초생강 한조각을 먹으면 입안이 개운해져 각 생선의 독특한 맛을 음미할 수 있습니다. 똑같은 생선 초밥이라도 먹는 순서에 따라 맛이 다른데, 담백한 재료에서부터 익힌 것, 강한 것, 마끼 순으로 먹는 것이 좋습니다.
◆ 초밥 만화 ‘미스터 초밥왕’
만화를 자주 안 보시는 분도 ‘미스터 초밥왕’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미스터 초밥왕’은 일본의 데라사와 다이스케란 작가가 만화잡지 ‘소년 매거진’에 연재하며 단행본만도 일본에서 1000만 부, 한국에서 110만 부 이상 팔렸습니다.
줄거리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일본 북해도 작은 마을의 쇼타란 소년이 일류요리사가 되기를 꿈꿉니다. 대형 초밥집의 세력확장으로 망한 아버지의 초밥집을 구하기 위해 동경으로 초밥 유학을 가죠. ‘봉초밥’이란 초밥집에 들어가 요리를 배우며 신인요리사 전국대회에 출전해 쟁쟁한 요리사들과 실력을 겨루는 것이 주내용입니다.
‘미스터 초밥왕’을 읽는다면 초밥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책에는 초밥에 알맞은 쌀과 밥짓기에 좋은 물을 고르는 방법, 생선을 만질 때의 손의 온도 등 기초단계에서부터 각종 초밥 재료와 먹는 순서 등이 잘 소개되어 있습니다.
또, 단순히 초밥만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먹는 사람을 배려하고, 가족애를 그림으로써 인간미를 느끼게하는 좋은 작품입니다. 마지막 편에는 한국 특유의 재료들을 활용한 초밥도 소개합니다.
이 만화는 초밥요리라는 독특한 소재를 인간적으로 깊이 파고들었다는 점 이외에도 무협지적인 이야기 구성을 가미시켜 묘한 긴장감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합니다. 곤경에 빠진 어린 쇼타가 새로운 요리비법을 하나씩 개발하고 익혀가며, 전국대회에 출전하여 일본 최고의 무림고수들과 ‘진검승부’를 하는 거죠. ‘요리’를‘무술’로 바꾼다면 꼭 무협소설이죠. 무인이나 초밥요리사 모두 칼을 사용한다는 점도 빼닮았고요.
'미스터 초밥왕' 의 작가 데라사와는 전담기자만 4명이고, 이들과 함께 밤새워 에피소드 자료를 찾고 작품을 의논한답니다. 우선 취재할 소재를 골라 원산지를 찾아가서 유명 요리집 에 들러 시식을 하고, 평소에는 아침에 동경 수산시장을 찾아가 계절별 소재를 취재하죠. 이런 그는 한때 '전직 요리사'라고도 알려졌지만 사실은 요리를 전혀 할 줄 모른다는군요. 초밥도 만들어본 적이 없지만, 그가 가장 좋아하는 초밥은 담백한 맛의 붕장어(아나고) 초밥이랍니다.
◆ 최상의 초밥 만들기
최상의 초밥을 만드는 비법은 ‘미스터 초밥왕’의 쇼타에게서 배울 수 있습니다. 일단 밥이 좋아야 합니다. 좋은 밥을 짓기 위해서는 최고의 쌀과 최고의 물, 그리고 최고의 땔감이 필요하죠. 벼농사에 적당한 논을 알아야 하고, 그곳에서 쌀을 확보해야 하며, 맛과 광물함유 비율이 뛰어난 약수를 찾아내야 합니다. 이 쌀과 물에 최고의 정성을 들여 전통적인 방법으로 밥을 짓죠.
그 다음 생선이 중요합니다. 최고의 선도를 유지한 최상품을 얻기 위해 부두에 직접 나가기도 하고, 산지에서부터 음식점까지 생선을 가장 신선하게 운반하는 방법을 개발해야 합니다. 또, 운반된 생선을 어떤 칼로, 어떻게 힘을 주어 어느 방향으로 자르느냐에 따라 선도와 맛이 달라지죠. 이 외에도 와사비의 종류와 밥과 생선의 비율 등 수없이 많은 변수들이 고려됩니다.
자, 지금까지 초밥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아무리 값싼 회전초밥집이라도 만만치 않은 가격에 문을 열고 당당히 들어서기가 쉽지는 않지만, 특별한 날 데이트를 하기에는 썩 괜찮은 메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중국, 인도, 베트남 음식이 다 들어와 있는데, 일식이라고 특히 거부감을 갖는 것도 이상한 일이죠.
요즘 황사로 한국인의 목을 조르는 중국이 밉다고 자장면까지 안 먹어야 할 이유가 되지는 않잖아요. 그래서, 음식을 포함한 문화가 이데올로기와 국가적 이해관계를 뛰어넘기에는 좋은 매개체인지도 모릅니다. 그럼, 좋은 식사시간 되시길... /서일호 드림 ihse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