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관계의 원리
인생은 숫한 만남의 연속가운데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니, 우리가 대인관계를 어떻게 맺어 갈 것인가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이런 대인관계를 맺어가는 핵심적인 가르침은 서양에서는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서 찾을 수 있다면, 동양에서는 ”모든 사람을 예(禮)로서 대하라, 자연의 이치를 따라 모든 사람을 대하라“ 는 유학(儒學)의 가르침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논어(論語)에 보면 주(周)나라의 명재상 주공(周公)은 영주(領主)인 아들 백금에게 다음과 같이 훈계한 바가 있는데 윗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이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윗자리에 있는 사람은 첫째로 친족(親族)을 소홀히 대해서는 안된다. 둘째로는 중신(重臣)들에게 그들 자신이 무시당했다는 불만을 품게 해서는 안된다. 셋째로는 옛날에 친숙하게 지낸 사람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관계를 끊고 내버려서는 안된다. 넷째로는 한사람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에서는 백강 이경여 선생이 자손들에게 남긴 가훈(家訓)에서 다음과 같이 상세히 풀어서 말한 바가 있다.
마음과 성품을 성실히 가져 행동과 마음이 다 공경(恭敬)으로 하고 사리를 분명히 알아서 독실(篤實)하게 믿고 힘써 행하며, ~ 진실한 마음으로 착한 일을 함과 외면(外面)으로 함이 참과 거짓의 분별됨이요, 이익을 바라고 착한 일을 함과 당연히 할 일로 알고함이 의리(義理)와 이욕(利慾)의 다른 길이니, 이를 잘 살펴서 흑백(黑白)을 분별함과 같이 하여 바르게 행하라.
집에서는 효(孝)로하고 밖에서는 공경(恭敬)으로 하여 어버이를 사랑하고 형을 공경하고 형제간에 우애(友愛)하며 벗에게 친절히 하되 조금도 교만(驕慢)하지 말 것이며, 친족(親族) 간에 화목(和睦)하게 하여 각각 그 정상(情狀)에 따라 극진히 하고 일을 할 때와 사람을 대할 때 반드시 공손(恭遜)하고 성심(誠心)으로 하며, 행동을 반듯이 신중하게 할 것이며 말을 할 때는 반듯이 가리어하고 ~ 예(禮)가 아니면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고 움직이지도 말 아야 한다.
또한 세종대왕께서는 가전충효 세수인경(家傳忠孝 世守仁敬)이란 말씀을 가훈으로 남겨 모든 대인관계의 원리로 삼게 하셨는데, 그 뜻은 ‘충성하고 효도하는 것을 대대로 이어가고 어질고 공경하는 마음을 대대로 지켜가라’는 것이다.
생각건대 모든 대인관계의 가르침은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말씀 안에 또 자연의 이치 안에 두루 내포되어 있는 것으로 이해되니, 어느 누구를 만나든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에서 이해하고 상대를 자신인 것처럼 소중히 여기면서 배우면서 처신해 나가면 될 것이다. 허나 말을 이처럼 쉬우나 인간은 누구나 한계가 있으니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각자가 이런 자세로 살아간다면 그 가정은 물론이요 그 사회와 나라도 살기 좋은 사회와 살기 좋은 나라로 발전해 갈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나라의 현실은 너무나도 이로부터 동 떨어져 있음을 실감하지 않을 수가 없으니 어떻게 우리나라가 좋은 나라가 되기를 바라겠는가. 국민 모두의 정신문화의 개혁이 절실한 이유이다.
2021. 1. 6. 이 주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