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원작 요한 아우구스트 아펠 및 프리드리히 라운의 <괴담집> 대본 프리드리히 킨트 초연 1821년 베를린 왕립극장 배경 30년 전쟁이 끝난 무렵 1650년경 보헤미아 <2024 브레겐츠 페스티벌 / 153분 / 한글자막> 빈 심포니 & 브레겐츠 페스티벌 합창단 연주 / 엔리케 마촐라 지휘 / 필립 스퇼츨 연출 막스..............보조 삼림관. 사수(射手).....마우라 페터(테너) 카스파르.....보조 삼림관. 사수.................크리스토프 피셰셔(베이스) 쿠노..............책임 삼림관.............................프란츠 하우라타(베이스) 오토카르.....후작. 이 지역의 영주...........리비우 홀렌더(바리톤) 아가테..........쿠노의 딸.................................니콜라 힐데브란트(소프라노) 엔헨..............아카테의 사촌.........................카타리나 룩가버(소프라노 또는 메조소프라노) 킬리안..........부유한 농부.............................막시밀리안 크루멘(바리톤) 은자..............은둔자. 현자.............................안드레아스 울프(베이스) 자미엘..........사냥의 악마.............................모리츠 폰 트로이엔펠스(臺詞역) --------------------------------------------------------------------------------------------------------------------- === 프로덕션 노트 === 베버, 오페라 <마탄의 사수>, 2024년 브레겐츠 페스티벌 살황 전통적 무대 위에 전혀 새로운 해석을 펼쳐낸 2024년 브레겐츠 판 <마탄의 사수> 호반에서 펼쳐지는 브레겐츠 페스티벌의 2024-25년 프로그램은 베버의 <마탄의 사수>다. '독일 낭만오페라의 시작'이라 불리는 걸작인데, 17세기 중반 30년 전쟁 직후의 피폐한 독일어권 보헤미아를 배경으로 명사수 막스가 마탄(마법 탄환)을 사용했다가 추방 위기에 놓이지만 '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필립 스퇼츨은 쉬운 연출을 선호하는 통상적 브레겐츠 성향과 달리 도발적 해석을 펼친다. 서곡 이전에 아가테의 죽음과 막스의 교수형 장면이 펼쳐지고, 목소리만 들려도 충분한 악마 자미엘을 전면에 등장시켜 진행자 역할을 부여했다. 많은 대사가 변형되고 음악도 편집되지만 극적 긴장감이 대단하다. 브레겐츠의 위상이 오르면서 유명 성악가가 다수 출연한 점도 완성도를 높였고, 제작과정을 담은 25분짜리 다큐(영어자막)가 제공된다. 2년마다 한 작품만 공연하는 브레겐츠 페스티벌은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접경의 보덴 호수의 오스트리아 측 수상무대에서 펼쳐진다. 거대한 무대, 첨단장비를 활용한 음향과 조명으로 야외 오페라 축제로는 최고인기 반열에 올랐다. 페스티벌이 시작된 것은 1946년부터다. 오페라 축제간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1979-80년 대대적 시설공사가 이루어졌고, 비록 마이크를 사용하지만 뛰어난 음향도 갖추었다. 여름 한 달간 하나의 작품만 무대에 올린다. 철거가 불가능한 거대한 무대장치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 무대를 일 년 더 사용하므로 실제로는 2년간 한 작품을 하게 된다. 오스트리아에서 빈 필 다음가는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상주악단 역할을 맡고 있다. 브레겐츠 페스티벌은 늘 연출자가 중심에 있다. 고정된 무대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그 무대에 어떤 변화를 주고, 어떤 조명을 활용할 것인지 최종결정하는 것은 연출자의 몫이고, 가수들의 동선과 연기도 연출자가 지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연출을 맡은 필립 스퇼츨은 2019년과 2021년(2020년은 코로나로 중단)의 <리골레토> 연출과 무대디자인으로 호평을 받은 독일의 영화감독 겸 오페라 연출가다. 이번에도 연출과 무대디자인을 동시에 맡았는데, 지리적 배경을 늑대의 계곡에 인접한 마을이 아니라 브레겐츠 호수에 어울리는 물과 늪지가 많은 한겨울의 가난한 마을로 설정했다. 악마 자미엘을 전면에 등장시키고, 사촌 사이인 아가테와 앤헨은 동성애 관계다. 아가테가 오발 사고로 죽고 막스는 그 죄로 처형당하는 것이 현실적인 전개지만 너무 충격적인 결말을 피해 착한 해피엔딩을 제시했을 뿐이라는 식으로 해석했다. 그 과정에서 대본도 많이 수정했는데, 이는 <마탄의 사수>가 귀족이나 부르주아뿐 아니라 서민들도 즐겼던 독일 '징슈필'장르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 점을 감안해도 대단히 이례적이고 논쟁을 불러일으킬만한 프로덕션이다. === 작품 해설 === <다음 클래식백과 / 이진경 글> 마탄의 사수 카를 마리아 폰 베버(1786~1826) 독일 낭만주의 오페라의 문을 연 〈마탄의 사수〉는 초자연적이고 비현실적인 민속설화를 소재로 하고 있다. 베버가 1817년 프리드리히 킨트의 대본을 바탕으로 작곡한 것으로, 독일인에게 가장 친숙한 오페라이며, 독일 색채와 독일 민족 고유의 감정이 녹아들어 있는 작품이다. 베버의 독특한 관현악법이 돋보이며, 자미엘의 감7도와 같은 모티브의 사용은 이후 바그너의 라이트모티브의 바탕이 되었다. 작곡가들의 사랑을 받은 괴담 1817년, 드레스덴의 오페라 극장 지휘자로 있던 베버는 〈마탄의 사수〉를 작곡하겠다고 결심한다. 사실 이 결심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1810년 노이부르크 수도원에서 《괴담집》(Gespensterbuch)이라는 책을 얻은 베버는 이 작품에 매력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때는 오페라 착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7년이 흐른 후, 마침내 베버는 킨트의 도움으로 오페라에 착수할 수 있게 되었다. 킨트 역시 이 작품에 매력을 느꼈기에 아주 빠른 시간에 초고를 완성하게 되었다. 《시험 사격》(Der Probeschuss)이란 제목이 붙은 킨트의 대본은 원작과 함께 수많은 무대 작품에 사용되었다. 독일 오페라를 위한 베버의 열정 베버가 〈마탄의 사수〉를 착수하게 된 이면에는 독일적인 낭만주의 오페라를 만들겠다는 작곡가의 열정이 있다. 〈마탄의 사수〉는 독일 징슈필 형식을 그대로 가지고 와서 중세 독일의 전설을 무대에 펼쳐냈다. 베를린 국립극장에서 초연을 한 이래 엄청난 인기를 누린 이 오페라는 이탈리아풍의 오페라가 주를 이루었던 독일 오페라 하우스에 ‘진정한’ 독일 오페라로 우뚝 서게 되었다. 이후 베버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오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독일 오페라를 바로 세우려고 노력하였는데, 그의 노력과 시도에 동료 지휘자 하인리히 마르시너와 칼 라이시거 등도 동참하였다. 독일 낭만주의 오페라의 서막 〈마탄의 사수〉는 가장 독일적인 소재와 음악으로 이루어져 가장 독일적인 향토색을 보이는 오페라이다. 보헤미아 농부들의 왈츠와 같이 민요와 전통춤 등을 오페라 무대에 담아내었으며, 독일 숲을 연상시키는 나무들, 사냥꾼, 사냥과 같은 소재를 활용하였다. 특히 마법과 마술, 꿈과 현실이라는 초현실적인 요소에서 낭만주의 경향을 보이면서 〈마탄의 사수〉는 독일 낭만주의 오페라를 연 작품으로 이해된다. 〈마탄의 사수〉는 징슈필 형식에 풍부한 관현악 색채를 씌우면서 독일 후배 음악가들에게 독일 음악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또한 마법의 탄환이 하나씩 만들어질 때마다 기괴해지는 오케스트라 음색은 초자연적인 마법의 세계를 담기위한 베버만의 독특한 관현악법이 돋보인다. 여기에 더해 자미엘의 감7도와 같이 〈마탄의 사수〉에서 나타나는 모티브의 사용은 바그너의 유도동기(라이트모티브)를 예고하는 작품이기도하다. 시험에 들지 않게 하소서 〈마탄의 사수〉는 우리가 흔히 겪게 되는 유혹과 시험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격대회에서 우승해야만 산림감독관 쿠노의 딸 아가테와 결혼할 수 있는 막스는 최근 실력이 떨어져 초조한 상태이다. 이때 카스파르가 나타나 마법 탄환을 우승의 비책으로 알려주며 막스를 유혹한다. 사실 카스파르는 악마 자미엘과 맺은 계약으로 생명이 하루밖에 남지 않았기에 막스를 새로운 희생자로 만들 계책을 세우고 있다. 자정이 되자 아가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막스는 카스파르가 말한 늑대의 골짜기로 찾아간다. 늑대의 골짜기에 먼저 도착해있던 카스파르는 자신의 목숨 연장을 요구하며 새로운 희생자 막스를 이야기한다. 결국 막스가 원하는 마법 탄환을 7개 준비하고 마지막 일곱 번째 총알을 자미엘이 원하는 표적에 맞추겠다는 내용으로 흥정을 마친다. 카스파르는 자미엘에게 막스의 신부 아가테를 희생양으로 언급한다. 드디어 사격 대회 날, 카스파르는 마지막 탄환을 막스가 쏠 수 있도록 조정하며 총을 쏜다. 두 사람은 각각 3개의 탄환을 쏘았고, 마침내 남은 마지막 탄환은 막스의 손에 쥐어졌다. 막스가 마지막 탄환을 장정하고 영주 오토카르가 지정한 하얀 비둘기를 쏘려고 하는 순간, 아가테가 나타나 비둘기를 쏘지 말 것을 요청한다. 그러나 이미 총알은 막스의 총에서 발사되었고, 총소리와 함께 아가테와 카스파르가 쓰러진다. 총에 맞은 것은 카스파르였다. 이를 본 영주는 해명을 요구하고, 막스는 사실을 자백한다. 이에 영주는 막스에게 추방령을 내리는데, 이때 숲속 은자가 나타나 막스의 용서를 구한다. 결국 막스는 1년간의 근신 끝에 아가테와 결혼할 기회를 얻게 된다. 베버에게 경의를 표하며 음악 여행을 다니던 베버는 1826년 런던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1844년 바그너의 노력으로 베버는 마침내 고향 드레스덴으로 돌아온다. 바그너는 함부르크까지 가서 베버의 유해를 맞이하였고, 드레스덴까지 함께 했다. 베버의 장례식에서 바그너가 낭독한 연설문은 베버가 독일음악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지를 보여준다. “사랑하는 베버여! 그대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들을 독일에서 보냈으며, 가장 뜨거운 독일의 피 한 방울을 지녔으며, 독일 심장의 한 조각을 몸에 지녔으니, 그대여 이제 이 독일 땅에서 편안하소서! 독일을 사랑하기 위해, 독일의 음악을 가꾸기 위해, 그럼으로써 세계를 사랑하고 세계의 음악을 가꾸려고 한 그대의 높은 뜻은 영원할 것입니다.” 작품 구성 서곡 단독으로도 많이 연주되는 〈마탄의 사수〉 서곡은 오페라 내용이 함축적으로 표현되어 작품의 핵심을 담고 있다. 청중의 오페라에 대한 호기심과 긴장을 유발하기에 충분한 이 서곡은 뛰어난 형식미로 후배 음악가들에게도 많은 귀감이 되고 있다. 넉 대의 호른으로 연주되는 주제가 인상적인데, 베버의 효과적인 호른 작법을 들을 수 있는 부분이다. 오페라의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인 두 개의 핵심이 모두 표현되어 있다. 호른은 숲과 사냥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저음 클라리넷, 팀파니와 감7도 화음은 자미엘과 관련이 있으며 오페라의 어두운 부분으로 전조된다. 몰토 비비체는 1막에서 막스의 ‘나는 저주에 사로잡혔다!’(Doch mich umgarnen finstre Mächte!)와 2막 아가테의 기쁨에 찬 ‘그를 만날 것이 기뻐’(Süss entzückt entgegen ihm)의 기초가 된다. 2막 1장 아가테의 아리아 ‘잠이 어떻게 내게 다가왔던가’(Wie nachte mir der Schlummer) 밤 늦도록 막스가 보이지 않아 기분이 좋지 않은 아가테에게 옌헨은 재미있는 아리에타 ‘잘생긴 젊은이가 찾아오면’을 불러준다. 아가테는 숲에서 만난 은자가 곧 위험이 닥칠 것이라는 경고를 했다고 이야기한다. 옌헨은 나쁜 생각은 하지 말라며 침실로 돌아간다. ‘잠이 어떻게 내게 다가왔던가’는 아가테가 막스를 기다리며 부르는 아리아로, 상당히 고난도 기교를 요구하는 곡이다. 이 아리아는 아가테의 성격을 잘 묘사하고 있으며, 그녀의 불안한 마음 역시 표현되고 있다. 그러다가 막스의 발걸음 소리가 들리면 그녀의 불안은 다가오는 결혼에 대한 기쁨으로 바뀐다. 3막 3장 사냥꾼의 합창 ‘사냥보다 더 즐거운 일은 없어’(Was gleicht wohl auf Erden dem Jägerverhnügen?) 신부 들러리가 아가테의 결혼을 축하하며 즐거운 민요 ‘신부의 화관을 만들어요’를 부른다. 화관상자에서 꺼낸 화관이 장례식용임으로 알게 되자 음악은 갑자기 d단조를 거쳐 a단조로 전조되고 바뀌고 불길한 트레몰로로 끝을 맺는다. 그 후 ‘사냥꾼의 합창’으로 유명한 ‘세상에 사냥보다 더 즐거운 일은 없어’가 갑작스럽게 시작된다. 활발하고 씩씩한 이 합창곡은 보헤미아 사냥꾼들의 생활과 기분을 잘 표현하고 있다. 독일적인 특징으로 가득한 이 작품은 〈마탄의 사수〉에서도 아주 유명한 작품으로 독립된 남성합창곡으로도 많이 불리며 사랑받고 있다. --------------------------------------------------------------------------------------------------------------------- === 작품 해설 === <2010년 7월 22일 네이버캐스트 / 이용숙 글> 베버, 마탄의 사수 민속적 색채가 짙은 독일 낭만주의 오페라의 대표 작품 1821년 완성해 베를린 왕립극장에서 초연 내일 아주 중요한 시험이 있는데, 공부를 충분히 하지 못해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런데 마침 어떤 ‘암흑의 경로’로 시험 문제지를 빼낸 친구가 문제를 가르쳐 주겠다고 합니다. 해서는 안 되는 일인 줄 뻔히 알면서도, 그 순간 마음이 잠시 흔들릴 수도 있지 않을까요? 독일 오페라사에서 바그너 다음으로 중요한 작곡가인 칼 마리아 폰 베버(Karl Maria von Weber, 1786-1826)의 대표작 [마탄의 사수Der Freischütz]는 바로 그런 유혹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보헤미아의 숲을 배경으로 한 이 낭만주의 시대 이야기는 요한 아우구스트 아펠(Johann August Apel)의 [귀신이야기 책 Das Gespensterbuch]에서 나온 것이랍니다. [마탄의 사수]는 서곡부터 예사롭지 않습니다. 종교적 경건함을 느끼게 하는 도입부의 호른 소리는 절망에 시달리다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는 남자 주인공의 모티프로 옮아가고, 박진감 넘치는 음악으로 선악의 대결을 보여줍니다. 같은 시대의 이탈리아 오페라와는 달리 이미 오페라 안의 주제 선율들이 등장하며 바그너의 ‘유도동기’를 예고하는 서곡입니다. 1등 신랑감들의 집단, ‘사냥꾼의 합창’ 마을 사격대회에서 명사수인 젊은 사냥꾼 막스를 물리치고 농부 킬리안이 우승을 거둡니다. 마을사람들이 다들 킬리안을 에워싸고 축하하며 막스를 놀리자 그는 ‘숲을 지나고 들판을 건너’라는 노래로 아가테에 대한 사랑과 현재의 절망감을 노래합니다. 다음날 열리는 사격 대회에서 1등을 해야만 자신이 사랑하는 산림 감독관 쿠노의 딸 아가테와 결혼을 할 수 있는데, 요즘 사격 성적이 계속 부진하기 때문입니다. 악마 자미엘에게 영혼을 판 사냥꾼 카스파는 막스에게 ‘마법의 탄환’(=마탄)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를 늑대 골짜기로 유혹합니다. 사실 카스파는 자미엘과의 계약 기간이 만료되어 이제 영혼을 내주어야 하기 때문에, 자기 대신 막스의 영혼을 악마에게 팔아넘길 계획입니다. 두 사람은 자정에 늑대 골짜기에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집니다. 한편 산림 감독관의 집에서는 아가테가 사촌 여동생 엔혠과 함께 연인 막스를 기다리며 아리아 ‘그를 보기 전에는 잠들 수 없어’를 노래합니다. 막스는 아가테를 찾아오지만, 사냥해 놓은 사슴을 가져와야 한다며 다시 나가버립니다. 늑대 골짜기에 먼저 도착한 카스파는 악마 자미엘에게 새 희생자 막스를 데려올 테니 자신을 지옥으로 데려가지 말아달라고 부탁합니다. 막스가 오자 카스파는 그와 함께 늑대 골짜기에서 마법의 탄환 일곱 개를 만듭니다. 그 중 여섯 발은 어떤 표적이든 명중시킬 수 있지만, 마지막 한 발은 악마의 뜻대로 가게 됩니다. 2막의 이 늑대 골짜기 장면에는 귀신들과 악마가 출몰하기 때문에 연출가의 다채로운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연출에 따라 호러영화의 한 장면이 될 수도 있고, 동화 같은 장면이 될 수도 있습니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아가테는 신의 뜻에 모든 것을 맡긴 채 희망을 잃지 않는 카바티나 ‘구름은 하늘을 가려도’를 노래합니다. 엔혠이 나타나자 아가테는 흰비둘기로 변한 자신을 막스가 총으로 쏘았다는 불길한 꿈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잠시 후 결혼식 들러리 처녀들이 찾아와 아가테를 위해 ‘신부 화관의 노래’를 부릅니다. 그러나 신부 화관이 든 상자를 열어보니 그 안에는 장례 때 시신에 씌우는 화관이 들어 있습니다. 숲 속 사격대회장에 사냥꾼들이 함께 모여 ‘사냥꾼의 합창’을 활기차게 노래합니다. “무엇에 비길까, 사냥의 즐거움을… 사냥은 사나이다운 욕망이며 사지를 강건하게 하고 식욕을 돋운다….” 사냥은 원래 육체노동을 하지 않는 유럽 귀족과 상류사회 남성들이 체력단련을 위해 장려했던 취미였습니다. 하지만 평민들 중에서도 사냥꾼이 직업인 남성은 1등 신랑감이었습니다. 고기가 귀하던 시절에 사냥꾼의 가족은 매일 고기를 먹을 수 있었고 경제적으로 풍요로웠으니까요. 그래서 요즘 연출가들은 이 씩씩한 사냥꾼의 합창을 우스꽝스럽게 희화화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사냥이라는 ‘귀족적’ 취미가 동물애호가들의 비난을 사고 있으니 말이죠. 징슈필 형식의 본격 낭만주의 오페라 영주 오토카르는 마탄을 사용해 최고의 성적을 낸 막스에게 흰 비둘기를 표적으로 정해주며 쏘아보라고 합니다. 막스가 겨냥하는 순간 아가테가 쏘지 말라고 외치지만, 총성이 울리고 아가테는 쓰러집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카스파도 나무에서 떨어집니다. 마법의 탄환을 맞은 사람은 카스파였고, 아가테는 놀라 쓰러졌을 뿐 곧 깨어납니다. 막스가 마탄에 대한 사실을 고백하자 영주를 화를 내며 막스를 추방하지만 모두에게 존경받는 현명한 수도자가 나타나 막스의 잘못을 용서하고 그에게 1년의 유예기간을 준 후 아가테와 결혼시키라고 말합니다. 영주가 조언을 받아들이자 마을 사람들은 모두 영주를 찬양하며 기쁨의 합창을 노래합니다. 베버는 순회극단 음악감독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어릴 때부터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극장에 대한 감각을 자연스럽게 익혔습니다. 1813년 프라하 오페라극장 예술감독, 1817년에 드레스덴 궁정극장 음악감독을 맡게 된 베버는 집중적인 무대연습과 합창단 훈련, 레퍼토리 시스템의 정착 등 극장개혁에 앞장섰습니다. 독일 낭만주의 오페라의 문을 활짝 연 대표작 [마탄의 사수] 외에도 그의 오페라 [오베론]과 [오이리안테]는 후배 작곡가들, 특히 리하르트 바그너의 음악극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습니다. 1821년 8월 18일 베버가 베를린 궁정극장에서 프리드리히 킨트(Friedrich Kind)의 대본으로 대사가 들어 있는 징슈필(Singspiel) [마탄의 사수]를 초연하자, 독일 관객들은 ‘이제야 진정한 독일 오페라가 탄생했다’며 열광했습니다. 베버 자신도 관객의 폭발적인 호응에 감격해서,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그러니 앞으로의 일이 정말 걱정이다”라고 일기에 적었다고 합니다. 이 걱정은 적중해서, 2년 후 초연한 오페라 [오이리안테]의 실패로 베버는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파산을 면해보려고 베버는 3년 뒤 병약해진 몸을 억지로 추스르며 오페라 [오베론]을 작곡해 런던으로 건너갔지만, 초연 후 3주 만에 결핵으로 40세의 짧은 삶을 마감해 [오베론]의 성공을 누리지 못했습니다. 추천 음반 및 영상물 아가테-막스-엔혠-카스파 순 [음반] 엘리자베트 그뤼머, 루돌프 쇼크, 리자 오토, 칼 크리스티안 콘 등, 요제프 카일베르트 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베를린 도이췌 오퍼 합창단, 1959년 녹음 [음반] 군둘라 야노비츠, 페터 슈라이어, 에디트 마티스, 테오 아담 등, 카를로스 클라이버 지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및 라이프치히 방송합창단, 1973년 녹음 [DVD] 샤를로테 마르조노, 요르마 실바스티, 자비네 리터부쉬, 알버트 도멘 등, 잉고 메츠마허 지휘, 함부르크 국립오페라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페터 콘비츠니 연출, 1999년 함부르크 오페라 공연 실황 [DVD] 잉가 닐센, 페터 자이페르트, 말린 하르텔리우스, 마티 살미넨 등,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 지휘, 취리히 오페라하우스 오케스트라 및 합창단, 루트 베르크하우스 연출, 1999년 취리히 오페라 공연 실황 [네이버 지식백과] 베버, 마탄의 사수 [Karl Maria von Weber, Der Freischütz] (클래식 명곡 명연주) --------------------------------------------------------------------------------------------------------------------- === 작품 해설 === <2010년 12월 22일 네이버캐스트 / 고 안동림 교수 글> 내 마음의 아리아 잠이 어떻게 내게 다가 왔던가? 베버, <마탄의 사수> 흔히 [마탄(魔彈)의 사수(射手)]라고 자지만, 원제 'Freischütz'의 뜻은 ‘자유의 사수’(Free shooter)이며 마법의 탄환을 써서 표적을 마음대로(자유롭게) 명중시키는 사격의 ‘명수’(marks man)를 말한다. 베버(Carl Maria von Weber, 1786-1826)가 작곡한 7번째 오페라인 동시에 그를 비로소 처음 유명하게 만든 걸작이다. 이 [마탄의 사수]는 옛 독일 전설의 전통적인 징슈빌(singspiel=노래극. 독일어 대사와 희극적인 내용을 담음) 형식을 따른 최초의 국민 가극이다. 아울러 독일 낭만파 오페라의 시조(始祖)로도 꼽히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베버의 음악은 서곡의 도입부에서부터 독일 국토의 3분의 1을 뒤덮은 숲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나아가 소나타 형식의 주부(主部)에 이르면 더 깊은 숲 속의 신비와 마성(魔性)을 상징하는 제1주제와, 아리아 속에서 순결한 사랑의 기쁨을 노래하는 아가테의 선율에 의한 제2주제가 절묘한 대조를 이룬다. 숲을 나타내는 요소는 막이 오른 뒤에도 계속되어 호른의 울림과 사냥꾼의 합창이 오페라 전체에 큰 몫을 하고 있는 점도 특이하며 민화(民話)의 소박한 향기와 이릿골(狼谷)의 을씨년스러운 장면 역시 인상 깊다. 전3막이며 독일 민담집을 수집 정리한 아펠(Johann August Apel)과 라운(Friedrich Laun)의 [괴담집怪談集] 속의 이야기를 킨트(Johann Friedrich Kind)가 대본으로 만든 것을 작곡했다. 독일 낭만파 오페라의 시조로 꼽히는 기념비적인 작품 30년 전쟁이 끝난 17세기 중엽(1650년 무렵)의 보헤미아이다. 사냥꾼 막스는 사격이 전혀 뜻대로 되지 않아 고민한다. 영주(領主)가 임석(臨席)한 사격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삼림 보호관의 딸 아가테와 결혼할 수가 없다. 그 때 악마 자미엘에게 영혼을 판 카스파르가 눈치를 채고 내일의 사격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으냐고 막스에게 묻는다. 그러면서 행운의 탄환을 얻어주겠다고 속삭인다. 결국 한밤의 이릿골(狼谷)로 안내한다. 둘은 악마의 지시대로 7발의 마탄(魔彈)을 주조(鑄造)한다. 막스의 이상한 행동에 불안한 느낌을 받은 아가테. 드디어 사격대회의 날이 다가왔다. 막스의 탄환은 나무 위에 올라가서 악마가 획책한 결과를 지켜보고 있던 카스파르에게 맞는다. 원래는 아가테에게 맞기로 되어있던 악마의 탄환은 성스러운 장미의 가호로 카스파르를 명중시킨 것이었다. 이릿골에서 있은 일에 대해 고백한 막스는 영구 추방을 당한다. 그 때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은둔자(隱遁者)가 나타난다. “한발의 탄환에 사람의 마음을 걸다니 될 말인가. 이런 시합은 폐기하는 편이 옳소. 이렇게 후회하고 있는 젊은이에게 1년 동안의 유예기간을 주도록 하시죠”하고 영주에게 충고하여 동의하고 일동은 감동한다. 베버, <마탄의 사수>, '잠이 어떻게 내게 다가 왔던가?(아가테의 기도)' 잠이 어떻게 내게 다가 왔던가, 그를 만나기 전에는. 그래, 사랑과 걱정은 언제나 손과 손을 맞잡고 다녀! 그가 가는 길을 달은 잘 비쳐주고 있을까? 아, 아름다운 밤이여! 조용히, 조용히, 경건(敬虔)한 가락이 별의 세계에까지 날아올라 노래는 울려 퍼져서 칭송하며 하늘의 거실에까지 이르기를, 얼마나 밝은 금빛 별들이 맑게 빛나고 있는가. 저 먼 산에는 소나기가 내릴 것 같다. 저 숲에는 숱한 구름이 습기에 차서 답답하게 걸려 있다. 이 손을 내밀어 소원합니다, 처음도 끝도 없는 주여. 우리를 어려움에서 지켜줄 천사들을 보내 주십시오. 모두 쉬고 있는 데 지극히 사랑하는 당신은 어디 있는가? 고요히 귀 기울이고 듣고 있지만 전나무 가지 끝이 스치는 소리 뿐, 숲 속 자작나무의 잎이 거룩한 고요 속에서 속사길 뿐, 밤새와 귀뚜라미만이 밤바람을 즐기고 있는 분위기. 무얼까, 내가 헛들은 건 아닐까? 저기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저기 전나무 사이로 누군가가 오고 있다. 그다, 그이야. 사랑의 깃발을 휘두르자. 당신의 연인은 자지 않고 기다리겠습니다. 그에겐 아직 제가 보이지 않는 모양이지만, 하느님, 달빛 속에 잘못 보지 않았다면 모자에 꽃다발을 치장하고 있어요. 틀림 없이 최고의 사수로 뽑혔어요, 내일의 행복을 알려라. 오 훌륭한 희망, 새로운 기운이 솟아난다. 가슴이 무척 두근거려, 심장은 미쳐 날뛰며, 즐겁게, 들떠 그를 맞이한다. 아런 일을 바래도 될까. 그래, 내 소중한 사람에게 행운이 찾아 들었다. 내일이면 사실이 될지 몰라. 착각일지 몰라? 잘못 알았는지 몰라? 하느님, 이미 먼저 감사의 눈물을 흘리고 있으니, 부디 이 소원을 들어 주십시오! ‘아가테의 기도’라고도 하는 ’잠이 어떻게 내게 다가 왔던가’는 베버의 [마탄의 사수]중 가장 유명한 소프라노 아리아이다. 사랑에 빠진 여성의 내면적인 움직임이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으며 “잠이 어떻게 내게 다가 왔던가” 이하 제6행까지가 레치타티보이고, 제7행 “조용히, 조용히, 경건한 가락이"(Leise, leise, fromme Weise!) 이하는 아리아로 구성되어 있으나, 복잡한 일종의 세나(scena=오페라에서 극적이고 박력 있는 독창이며, 아리아처럼 영탄적(詠嘆的)이지도 레치타티보처럼 서술적이지도 않은 노래) 아리아 형식의 1인극(一人劇)이다. 추천 음반 [CD] 빌헬름 후르트뱅글러(푸르트벵글러, Wilhelm Furtwängler) 지휘, 빈 휠하모니 관현악단/빈 국립 가극장 합창단(1954) 엘리자베트 그륌머(S) Cetra/Enterprise 잘쯔부르크 음악제 때의 실황 녹음이다. 후르트뱅글러가 죽기 불과 4개월 전의 연주이다. 현대적인 과장된 다이너미즘이나 음향의 감각적 세련미에 대한 추구는 전혀 볼 수 없고 마치 오페라를 처음 공연한 시대로 돌아간 듯 깊은 정적(靜寂)과 침잠(沈潛) 속에 감싼다. 연주 스타일이 고풍스럽다는 말이 아니고 후르트뱅글러가 이 드라마를 낭만적인 동경(憧憬)과 꿈의 세계로 이끌어 가려 하고 있다는 뜻이다. 가수 중 그륌머(Elisabeth Grümmer)의 아가테, 뵈메(kurt Böhme)의 카스파르 등이 충분히 역량을 발휘했다고 볼 수는 있으나 후르트뱅글러의 마술과도 같은 분류(奔流) 앞에서는 그대로 떠내려가 버린다. [CD] 카일베르트 지휘, 베를린 휠하모니 관현악단/베를린 시립 가극장 합창단(1959) 그륌머(S) EMI 카일베르트(Joseph Keilberth)는 솔직하고도 교묘한 극적 표현 속에 소박한 낭만주의를 아름답게 그려내어 이 오페라가 지니는 매력과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전체적으로 선이 굵고 극적이면서도 주도면밀하게 세부를 잘 다듬고 있다. 가수 중에서는 그륌머의 싱싱한 아가테가 눈부시다. 후르트뱅글러 지휘 녹음 때와는 달리 정교하고도 치밀한 노래와 청초한 정감이 넘치는 표정은 바로 독일인이 바라는 소녀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제2막의 유명한 아리아(‘잠이 어떻게 내게 다가 왔던가’)는 절창(絶唱)이다. 그녀의 녹음이 의외로 적은 점을 생각하면 이 음반이 더욱 소중해진다. 그녀와 짝을 이룬 엔헨 역의 오토(Lisa Otto) 역시 나무랄 데가 없으며 또 막스 역의 쇼크(Rudolf Schocck)와 오토카르 역의 프라이(Hermann Prey)도 힘과 젊음이 넘치는 명창이다. 지금까지의 [마탄의 사수]연주 중 가장 독일적이며 국민 가극의 진수를 보여준 명연주 음반이 [CD] 카를로스 클라이버 지휘, 드레스덴 국립 가극장 관현악단/라이프찌히 방송 합창단(1973) 구둘라 야노비츠 DG 생동감이 넘치며 풍성한 극적 형상(形象)과 공간감을 느끼게 하는 신선한 연주이다. 그러나 클라이버의 자유분방한 의욕이 지나쳐서 과장된 면이 드러나는 점을 부인할 수 없고 템포의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이나 표현의 미숙함 등도 엿보인다. 또 징슈필 부분을 가수가 아닌 성우를 쓴 사실도 적지 않은 위화감을 준다. 가수진은 당시 동⦁서독 혼성팀으로 구성되었으나 슈라이어(Peter Schreier)의 막스가 기대한 만큼의 수준에 미치지 못했고, 마티스(Edith Mathis)의 엔헨과 야노비츠(Gundula Janowitz)의 아가테는 목소리가 너무 비슷하여 2중창의 효과를 감소했으며 아담(Theo Adam)의 카스파르는 좀더 마성적(魔性的)인 성격 표현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네이버 지식백과] 잠이 어떻게 내게 다가 왔던가? - 베버, [마탄의 사수] (내 마음의 아리아) |
|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11.06 12:04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11.18 1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