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악의 자리에 머물지 말라
사사기 16:15~22
찬송가 342장(너 시험을 당해), 381장(나 캄캄한 밤 죄의 길에)
위대한 사사로서 사사기에서 가장 많은 분량의 기록을 차지한 분이 삼손입니다. 단 지파의 사사 기드온은 이스라엘의 대적 블레셋에게 오랫동안 시달리던 이스라엘을 구원하고 그들을 이십년 동안 보호하는 하나님의 일꾼으로 일하였습니다. 그가 사사로 쓰임받기 시작한 때가 아마도 20대 초반이나 중반쯤 되었을 것이니 삼손은 사십대 초반이나 중반에 죽음을 맞이했을 것입니다. 얼마든지 더 장수하면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일하면서 개인적으로 충만한 보람과 행복을 누릴 수 있었으나, 그렇게 하지 못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그가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아 엄청난 힘을 가진 천하 무적의 용사가 되었지만 늘 절제하지 못하고 육신의 정욕에 이끌려서 살았기 때문입니다. 영웅은 미인에게 약하다는 말이 성령의 사람에게도 통했는지, 그는 늘 여인들을 보면 자기를 절제할 줄 몰랐습니다.
삼손의 행동에서 자주 나오는 단어는 ‘보다’라는 단어였습니다. 사사기 14:1,2 말씀에
“삼손이 딤나에 내려가서 거기서 블레셋 사람의 딸들 중에서 한 여자를 보고 올라와서 자기 부모에게 말하여 이르되 내가 딤나에서 블레셋 사람의 딸들 중에서 한 여자를 보았사오니 이제 그를 맞이하여 내 아내로 삼게 하소서 하매”
라고 하였습니다. 사사기 16:1 말씀에도 이르기를
“삼손이 가사에 가서 거기서 한 기생을 보고 그에게로 들어갔더니”
라고 하였습니다. 그는 여인의 아름다운 외모만 보면 참지 못하고 그 여인의 내면이 아름답고 추하고 악하고 선하고를 따지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삼손은 소렉 골짜기에 사는 들릴라라는 여인을 보고서 완전히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사사기 16장 4절에 보면,
“이후에 삼손이 소렉 골짜기의 들릴라라 이름하는 여인을 사랑하매”
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 여인은 고급 기생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여인은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육감적인 능력이 있었기에 블레셋 이방 나라에서도 알아주는 사교계의 여걸이었던 것 같습니다. 삼손은 그녀를 만나고 난 후에 완전히 인간적인 사랑에 빠졌습니다. 하나님을 전혀 모르는 이방 신을 섬기는 그 여인에게서 삼손에 완전히 빠져들면서 삼손의 영적인 둔감함은 더욱 깊어져갔습니다.
이 여인은 삼손을 잡아 죽이려는 블레셋 방백들의 방문을 받고 약속을 받기를 삼손의 힘을 제거하여 그를 결박하여 굴복시키는 비밀을 알아내면 은을 천백 개씩을 주리라고 약속하였습니다. 당시 블레셋의 방백들 왕들은 크게 다섯 명이었으니, 그 다섯 명이 전부 천백 개의 은을 준다면 들릴라는 순식간에 큰 부자가 될 기회가 왔습니다. 이 여인은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삼손을 넘겨주기 위하여 삼손을 구슬려 힘의 비결을 물었습니다. 삼손은 처음에는 거짓말을 해서 그녀를 속였습니다. 처음에는 새 활줄 일곱으로 결박하면 약해질 것이라고 말하였습니다. 그것이 사실이 아닌 것이 드러나자 들릴라가 또 졸라댔습니다. 그러자 삼손은 쓰지 않은 새 밧줄로 결박하면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거짓말인 것이 드러나자 들릴라는 또 졸라댔습니다. 그렇게 추궁이 심해지니 이제 그 힘의 근원이 되는 머리칼로 삼손의 대답이 향해집니다. 곧 삼손은 자기의 머리털 일곱 가닥을 베틀의 날실에 섞어 짜면 약해질 것이라고 대답한 것입니다. 그렇게 해도 삼손의 힘이 약해지지 않자 들릴라는 삼손이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면서 삼손에게 울면서 졸라댔습니다. 날마다 재촉하여 조르니까 삼손은 번죄하여 죽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자기 머리털은 태어나서 한번도 삭도를 대지 않았기에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능력을 주신 것이라면서 만약 자기 머리털이 밀려 깎여지면 힘이 떠날 것이라고 진심을 털어놓았습니다. 들릴라의 줄기찬 재촉 앞에서 결국 삼손은 자기 힘의 비밀을 다 털어놓고 만 것입니다. 이 비밀을 털어놓고 그 여인의 무릎을 베고 잠을 푹 잔 삼손은 깨어났을 때 일곱 머리카락이 밀리고 말았습니다.
그리하여 어떻게 되었습니까? 하나님의 능력이 그를 떠나버렸습니다. 자기를 그토록 사랑한다면서 자기만 알고 있겠다고 간교하게 말하고 비밀을 털어놓게 하였던 기생 들릴라는 잠복해 있던 블레셋 군사들을 불러들여 삼손을 넘겼습니다. 그 여인은 삼손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돈을 사랑한 것인데 삼손은 순진하여 속았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실인으로 부름받아 뱃속에서부터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았던 삼손은 사역하는 내내 안목의 정욕을 다스리지 못함으로 결국 자기 힘의 비밀을 기생에게 털어놓고 그 머리털을 다 깎이고 눈이 뽑히고 놋줄에 매어서 맷돌을 돌리며 재주나 부리며 구경거리가 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삼손이 이렇게 몰락하게 된 근본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가 죄악의 환경에 오래 머물면서도 자기는 넘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만했기 때문입니다. 영적으로 위험한 상황에 계속 자신을 노출시키면서도 자기는 절대로 넘어지지 않고 범죄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으니, 그 자만심 때문에 넘어지고 만 것입니다. 그는 기름부음을 받은 자로서 성결하게 자기 마음과 몸을 지켜야 했지만, 그 눈에 육감적으로 아름다운 여인만 보면 절제하지 못하고 쫓아가서 술취함과 방탕함을 즐겼던 것입니다. 그렇게 죄악의 환경 가운데 계속 머물면서 들릴라의 끈질긴 재촉을 받으면서, 삼손은 처음에는 활 줄, 그 다음은 새 밧줄로 자기를 묶으면 된다고 말하다가 나중에는 점점 능력의 근원인 머리카락을 베틀로 짜라고 말하더니 마침내 자기 머리카락을 자르면 자기 힘이 없어진다고 다 털어놓고 맙니다.
그러므로 죄악이 틈타는 환경에 오래 머물면서 끈질긴 죄의 유혹을 끝까지 받으면서 이것을 이겨낼 수 있는 영적인 천하 장사는 없는 것입니다. 죄는 차츰차츰 야금야금 영적인 힘을 갉아먹어 영적인 빈털터리로 만들어버립니다. 그래서 사람은 아무리 영적으로 위대한 사람일지라도 그가 택한 환경의 영향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 후에 삼손이 눈이 뽑히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삼손은 이제 더 이상 육신의 눈으로 범죄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도리어 영적으로는 축복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는 감옥에 갇혀 굴욕을 당하면서 눈이 뽑혀 사람을 볼 수 없는 대신에 살아계신 하나님을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는 중에 그의 머리털이 다시 자랐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으니, 이는 삼손 내면이 영적으로 소생하고 있다는 이중적인 표현인 것입니다. 삼손은 눈이 뽑히고 결박된 후에야 하나님을 바라보며 깊이 회개함으로써 심령 속에 성령의 능력이 점점 회복되어 간 것입니다.
그리하여 얼마 후에 블레셋 사람들이 삼손을 붙잡았다고 즐거워서 그들이 섬기는 다곤 신의 전각에서 블레셋 사람들이 많이 모여 큰 잔치를 벌인 자리에서 눈 먼 삼손이 의지하고 있던 그 전각의 기둥 둘을 붙들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함으로 놀라운 괴력이 다시 생겨서 전각을 다 무너뜨렸습니다. 그 결과 블레셋 사람 수천 명이 삼손과 함께 죽고 말았습니다. 그리하여 눈이 뽑히기 전에 삼손이 죽였던 블레셋 사람들의 숫자보다 그가 눈이 뽑힌 후에 죽인 블레셋 사람들 숫자가 더 많았습니다. 이처럼 삼손이 큰 잘못을 범했지만 그의 회개를 하나님께서 받아주신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는 히브리서 11장 믿음의 장에서 삼손이 하나님께서 쓰신 믿음의 용사로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은 삼손이 그 젊은 시절에 하나님의 성령의 큰 은혜를 입었으나 안목의 정욕을 절제하고 자기 마음을 잘 다스리고 자기의 환경을 잘 지키지 아니함으로 인하여 결국 죄악의 환경 속에 오래 머물다가 크게 넘어진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택하는 영적인 환경이 중요합니다. 죄악과 세상으로 끌려갈 수 있는 틈을 주지 않도록 우리 자신의 환경을 우리가 잘 가꾸어야 하겠습니다.
한평생 늘 자기의 마음을 잘 지키고 우리의 마음과 생활의 환경도 항상 정돈하고 눈과 귀나 생각을 통하여 들어오려는 죄의 공격을 잘 분별하여 처음부터 아예 잘 차단하여 물리치기 바랍니다. 야곱의 아들 요셉이 보디발의 아내의 유혹의 자리를 아예 처음부터 피했던 것처럼, 우리도 죄가 틈을 타고 들어오려는 자리나 상황 자체를 아예 다 멀리함으로써 실족의 기회를 차단하는 지혜로운 성도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