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일번출구연극제 극단 주다의 이유리 작 임창빈 연출의 생 生
공연명 생(生)
공연단체 극단 주다
작가 이유리
연출 임창빈
공연가간 2019년 9월 11일~15일
공연장소 노을소극장
관람일시 9월 13일 오후 8시
노을소극장에서 제3회 일번출구연극제 극단 주다의 이유리 작, 임창빈 연출의 <생(生)>을 관람했다.
이유리는 198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시절 운 좋게 장편소설 『십대들;』을 출간했다. 이후 한국예술종합학교 극작과를 거쳐 동 대학원 서사창작과를 졸업했다.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에 관심이 많으며, 관심이 가는 장르는 어떤 식으로든 손수 써보려 한다. <우리 괴물을 말해요, 십대들 그 외 다수 작을 발표 공연한 미모의 작가다.
임창빈(1974~)은 고광시황(高光施皇)이라는 필명으로 극작과 연출을 하고 있다.1993' 개운사특별공연 연극 '버지니아 그레이 초상' 출연, '조신의 꿈' (지방순회공연) 출연, 극단 창무 뮤지컬 '아라아라' 전국무용제 강원대표 대전 우송회관 공연 3위 입상, 1996'-1997' EBS 방송국 '발명왕국' F.D 1997' 명지대학교 50주년 기념공연 '우리읍내' 무대감독, 극단 에저또 '대머리 여가수' 연출, 1998' 극단 에저또 '대머리 여가수'(앵콜) 연출, 극단 에저또 '알마의 즉흥극' 출연, 극단 에저또 뮤지컬 '러브 앤 러브' 연출, 1999' 극단 에저또 부산 연극제 출품작 '진짜 신파극' 조연출, 가수 '이후' 뮤직비디오 조감독, 극단 미학 스토리 씨어터 '뽕' 조연출, 2000' 극단 고리 창단공연 '텔레비전'연출, 2001' 극단 고리 기획공연 '장정일의 긴여행' 연출, 극단 고리 제 2회 정기공연 '나비!.....어머니' 연출, 2002' 극단 창파 2002 서울공연 예술제 공식참가작'사물의 왕국' 조연출, 극단 고리 제 3회 정기공연 '어!머니' 출연, 극단 창파/협력극단 고리 일본 가나자와 초청공연 '햄릿머신' 조연출, 전미례 째즈 무용단 국립극장 야외무대 공연 '우주열차 아리랑' 출연, 2003' 창작 '상이', 극단 창파 수원 화성국제 연극제 '햄릿머신' 조연출, 극단 창파 일본 동경/나고야 공연 '햄릿머신' 조연출, 2004' 2004 광주 비엔날레 개막식 무대감독, 2005' 극단 창파 루마니아 시비유 국제연극제 초청작 '햄릿',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개막식 조연출, 2006' 예술의 전당 국악당 국악한마당 무대감독, 2007' 안산 국제 거리극 축제 개폐막식 연출, 극단 고리 제 7회 정기공연 '상이' 작·연출, 2008' 극단 고리 제 8회 정기공연 '진짜 신파극' 연출, 극단 고리 초청공연 연기군, 보령군 '진짜신파극' 연출, 2009 코알라 연출, 2010 도피의 기술 연출, 2012 괜찮냐 연출, 2013 저고리 시스터즈 연출 제작감독, 2014 괜찮냐 출연, 2015 빅터 예술감독, 2016 괜찮냐 연출, 2016 추풍령, 2017 숨비소리, 2018 뮤지컬 Lucky Star 완판의 극작 등을 연출한 배우 겸 작가 다.
<생(生)>은 기억과 관련된 연극이다. 기억은 삶에 중요한 작용을 한다.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것이 있고, 어떤 것은 일평생 잊지 못하는 것들도 있다. 잊게 되는 것과 기억되는 것, 그런 것들이 뒤섞여 인생에 깊은 영향을 준다. 잊혀야 좋은 것이 있고 잊으면 안 되는 것들이 있다. 사람은 망각하는 존재다. 망각하지 않고 모든 것을 기억한다면 정상적으로 살 수 없다. 망각해야 하는 것은 망각해야 한다. 망각은 인간에게 내려진 자비로운 선물이다. 잊지 못할 것 같았던 순간들이 있었지만 세월이 흐르면 기억의 저편으로 희미해져 가기 때문에 우리가 살아간다. 세월이 지나도 고통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삶은 위험해진다. 아픈 상처의 생채기가 기억의 창고에 들어 있으면 미래로 가는 길에 발목이 잡힌다. 너무 강한 과거의 기억은 현재의 시간을 삼켜버린다. 떠나보내야 할 과거라면 떠나보내어야 한다. 물론 아픔이 있다면 충분히 아파해야 한다. 섣불리 망각을 시도하려고 하는 것은 더 위험하다. 아픈 경험에서 빨리 빠져나오기보다 시간을 두고 서서히 빠져나와야 한다. 망각해야 하는 것이라도 잘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 쉽게 잊기만 한다고 능사가 아니다.
지난날의 실패를 떠 올리는 일은 쓰라린 일이라 거부하고 싶어지는 것은 자연스럽다. 실패를 다시 기억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자칫하면 시도 때도 없이 의식의 세계로 부유물처럼 떠올라 삶을 더 어지럽혀 놓는다면 피곤한 일이다. 아픈 상처를 치유의 과정 없이 과거라는 시간에 파묻어 둔다고 그것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치유는 없고 망각만을 강행한 탓이다. 아픈 상처일수록 쉽게 잊혀 지지 않는다. 어떤 이들은 잊었다고 하는데 얼굴은 슬픔에 젖어있다. 치유되지 않은 상처는 사라지지 않고 숨겨져 있을 뿐이다. 치유의 과정을 통해 조심스럽게 떠나 보내주어야 한다. 과거를 잊는다는 것은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자유를 위한 일이다.
때로는 망각해서는 안 될 것들도 있다. 인생의 좋은 추억들은 미래를 힘 있게 열어주는 데 큰 힘이 된다. 좋은 추억을 많이 가진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이전의 승리의 경험들은 삶을 밝게 해 준다. 좋은 경험들이 많은 사람들은 남들 보다 자존감이 높다. 삶에 대한 태도가 매사에 긍정적이라 대인관계가 좋을 수밖에 없다. 삶 속에서 경험한 아름답고 따뜻한 순간들은 희망과 기대를 가지게 해준다. 좋은 경험들이 많을수록 내일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소중한 자산이 된다. 미래의 시간은 과거의 경험의 산물이다. 좋은 경험에 대한 기억은 인생을 밝게 만들어 준다. 어린 시절의 따뜻한 경험이 평생에 영향을 끼친다. 기억은 단순히 기억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기억을 잘 처리하는 일은 먼 길을 떠날 때 여행 가방을 정리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
무대는 방이다. 배경에 창이 있고 그 오른편에 방문이 있다. 방 가운데에 침대 같은 조형물이 있고, 그 앞으로 낮은 책상이 놓였다. 창에 영상투사로 주인공 여인의 과거 사랑했던 남성의 모습이 수많은 섬광 속에서 모습이 등장하고, 두 사람의 다정했던 정경이 펼쳐진다. 거기에 어린 시절 고등학교를 다니던 언니의 모습이 등장하고 역시 다정했던 정경이 재현된다. 이 때 자주 “짜장면 배달왔습니다”라는 소리가 벨소리와 함께 들리고, 배달청년이 등장하면서 배달청년의 과거가 재현된다. 아우와의 레슬링 장면, 여성과의 문제로 자살까지 결심을 하고, 방문에 테이프를 붙이고 연탄불 쏘시개를 피워놓고 잠이 들면 그의 모친이 등장한다. 물론 모친의 만류가 연출된다. 수면제를 복용하고 자살을 하려던 여주인공, 연탄불 가스중독으로 자살하려던 배달 청년이 결국 함께 깨어나면서 과거 <생(生)>으로부터 벗어나는 계기가 된다.
이소금, 임단하, 이태희, 조현진, 김수현, 최진호, 박지민, 한송호 등이 출연해 각자 성격창출에서부터 호연과 열연으로 극을 이끌어가고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프로듀서 이규린, 무대 임 민, 조명 곽두성, 조연출 박지민 한송호 등 스텝진의 노력과 열정이 드러나, 제3회 일번출구연극제 극단 주다의 이유리 작, 임창빈 연출의 <생(生)>을 작가의 창의력과 연출가의 기량 그리고 출연진의 열정이 합하여 관객의 기억에 길이 남을 성공작으로 창출시켰다.
9월 13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