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에서 초록이 나올 수 있을까요?“
콘크리트가 가득 메운 도시에서 직접 벼를 키우고,
채소를 재배하는 옥상의 자연인이 그 신기한 초록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가전제품 없는 도시 생활, 직접 키운 쌀과 양식으로 자급자족 라이프를
실천하는 나오늘 작가가 바로 옥상의 자연인입니다.
오늘도 생명을 틔워내며 가슴 뛰는 행복한 하루를 살아가는,
나오늘 작가의 친환경 도시생활을 탐구해 볼까요?
Q. 옥상의 자연인, 나오늘 작가를 소개해 주세요.
A. 안녕하세요. 도시에서 자급자족 생활을 실천하며 기록하는 예술가 ‘나오늘’입니다.
브런치에 <옥상의 자연인이 식량을 기르는 법>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그림일기인 <코코의 그림노트>, 여성을 위한 자전거 가이드 북인
<자전거 다이어리> 등 지금까지 다양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답니다.
Q. 작가님의 특별한 옥상정원이 궁금합니다.
A. 마트에서 사 온 파를 심은 일이 있었어요.
그리곤 그 아이를 한 달 이상을 잊고 살았죠.
나중에 보니까 어머나, 이 아이가 자라고 있더라고요.
상품이 아닌 생명이었던 것이죠.
이후, 식물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씨앗을 구해서 심었고, 스티로폼 박스 안에서
벼, 연꽃이 자라나게 됐죠. 이번 겨울에는 목화까지 피었어요.
그렇게 제가 씨앗을 뿌린 것은 40여 가지 정도. 자연이 심은 아이들이 40여 가지 돼요.
총 80여 가지 다양한 식물이 자라나는 생태계가 바로, 제 옥상이에요.
Q. 에어컨 없이 여름을 나셨다고?
A. 가전제품 없이 사는 분을 보고 나도 한 번 시도해 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죠.
청소기, 밥솥, 세탁기 없는 생활이 가능했고, 이번 여름은요, 놀라지 마세요.
냉방 없이 살았답니다. 에어컨, 선풍기 없이 여름을 온몸으로 느꼈어요.
괴로움이 아니라, 생각지도 못한 발견을 하는 즐거움이었어요.
옥상에 욕조 놓고 프라이빗 풀처럼 즐기고, 열대야에는 옥상에서
여름밤을 느끼며 자고. 냉방 제품이 있었더라면 이 재미를 몰랐겠죠?
Q. 집이 작가님을 닮았습니다. 직접 고치셨나요?
A. 환경에 나를 맞추는 게 아니라, 나에게 환경을 맞춘다는 모토가 있었어요.
그래서 자립생활의 기술을 익히는 첫걸음으로 집 고치기에 도전하게 됐죠.
서울시 집수리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고 바로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이 집의 모든 것을 직접 바꿨어요.
미장도 하고, 장판 깔고, 벽지 뜯어서 페인트칠한 것뿐만 아니라 전기 작업까지 제가 다 했답니다.
엄청나죠? 그렇지만 모두가 할 수 있어요.
Q. 작가님께 ‘행복’이란?
A. 우리가 가지고 있는 건 시간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이 시간과 에너지를 어디에 써야 할지 우리는 절대 잊지 말아야 해요.
각자에겐 태어나 감당해야 할 일이 있잖아요.
결국 그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이고,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에요.
내 소중한 에너지와 시간을 그 일에 쓴다면 행복하지 않을까요?
에너지와 시간의 기록을 통해 감탄했던 그 순간이 행복이었다는
나오늘 작가의 옥상정원은 오늘도 초록빛 감탄이 움트고 있습니다.
다가올 봄에는 더 긴 행복의 찰나로 이어질 그녀의 옥상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