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휴게소 ‘전주비빔밥전문점’. 휴게소 내 정미소에서 매일 아침 도정한 쌀로 밥을 짓는다.
설레는 여행길이나 명절 연휴 고향 가는 길에 꼭 들르는 곳, 고속도로 휴게소다. 장시간 운전하느라 뻐근해진 허리를 펼 겸 출출한 속을 채우고, 차 안에서 먹을 간식거리도 한 아름 챙긴다. 해외여행의 꽃이 면세점 쇼핑이라면, 고속도로 휴게소는 국내 여행의 묘미이자 필수 코스인 셈. 요즘은 휴게소도 골라 가는 시대다. 지역 특색을 살린 개성 있는 휴게소가 많고, 유명 음식점 부럽지 않은 메뉴로 ‘먹방’ 여행 성지가 된 곳도 여럿이다. 그중 하나인 이서휴게소는 호남고속도로 서전주 IC와 김제 IC 사이에 있어, 행정구역상 전북 완주군에 속한다. 전주가 지척이고 광주는 1시간, 목포까지 1시간 40분 거리다.
규모가 작아도 아기자기하고 알찬 이서휴게소
이서휴게소는 규모가 작아도 아기자기하고 알차다. 먹고, 쉬고, 즐기는 재미 중 으뜸은 먹는 재미. 인기 메뉴인 라면과 우동이 2900원으로 가성비가 좋다. 한국도로공사 전북본부 관내 휴게소에서 판매하는 ‘착한 상품’이다. 라면은 튀기지 않은 생면을 사용해 깔끔하다.
명품애호박국밥은 감칠맛 나는 얼큰한 국물이 매력 있다.
꼬막과 신선한 채소가 어우러진 명품꼬막비빔밥
‘전주비빔밥전문점’도 빼놓을 수 없다. 대표 메뉴는 명품애호박국밥과 명품꼬막비빔밥. 올봄 한국도로공사 전북본부가 주관한 ‘휴게소 대표 음식 선발대회’에서 각각 대상과 동상을 수상했다. 관내 24개 휴게소에서 출품한 음식을 전문가와 일반인이 함께 평가한 결과다. 손가락 굵기로 큼직하게 썬 애호박과 두툼한 돼지고기가 푸짐한 명품애호박국밥은 감칠맛 나는 얼큰한 국물이 포인트다. 꼬막과 신선한 채소가 어우러진 명품꼬막비빔밥은 상큼한 유자청 고추장이 신의 한 수. 이 메뉴는 한국도로공사가 전국 195개 휴게소 189개 품목을 대상으로 선정한 ‘2019 전국 휴게소 대표 명품 음식(EX-FOOD) 20선’에도 포함됐다.
휴게소 내 정미소에서 갓 도정한 쌀을 판매한다.
혼자서도 부담 없는 1인 테이블
밥이 모자라거나 흰쌀밥을 선호하지 않는 여행객을 위한 영양밥 셀프 코너가 눈에 띈다. 흑미밥, 현미밥, 귀리렌틸콩밥을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다. 이서휴게소 밥맛의 비결은 당일 도정한 쌀로 밥을 짓는 것이다. 휴게소 최초로 도정기를 도입해 매일 두 번 도정 작업을 한다. 갓 도정한 쌀은 4kg 단위로 판매도 한다. 그밖에 배추겉절이와 배추김치를 직접 가져다 먹는 김치 셀프 존, 휴대폰 충전기를 갖춘 1인 테이블, 장애인 전용 무인 주문 결제 시스템, 유아용 의자, 앞치마 등 구석구석 깨알 같은 서비스가 인상적이다.
책, 안마 의자, 헬스클럽용 벨트 마사지 기구 등을 갖춘 휴식 공간 ‘THE 힐링’
명품 메뉴로 속을 든든히 채웠다면 휴게 시설로 눈을 돌려보자. 작지만 알찬 휴식 공간 ‘THE 힐링’에 공기청정기, 안경 세척기, 전자레인지, 안마 의자, 헬스클럽용 벨트 마사지 기구 등이 있다. 급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PC와 복합기를 구비한 쉼터도 만족스럽다. 아기 침대, 정수기와 젖병 살균기, 유아 전용 모드로 설정된 공기청정기, 유아 전용 전자레인지를 갖춘 수유실도 아늑하다.
순천 방향 휴게소 야외에 전래 동화 《콩쥐팥쥐》를 주제로 조성한 포토 존
먹고 쉬었으면 즐길 차례. 순천 방향 휴게소 야외에 전래 동화 《콩쥐팥쥐》를 주제로 조성한 포토 존이 이채롭다. 화장실 입구에도 콩쥐와 두꺼비가 있어 의아했는데, 알고 보니 《콩쥐팥쥐》의 배경이 인근 이서면 은교리 앵곡마을이다. 《콩쥐팥쥐》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익숙한 권선징악 스토리다. 조선 시대에 쓰인 이 소설 첫머리에 ‘전주 서문 밖 30리’라고 배경이 나오는데, 지금의 앵곡마을이다. 포토 존에 앵곡마을을 소개하는 안내판과 《콩쥐팥쥐》 대표 장면을 그린 그림이 있다.
콩쥐팥쥐마을(앵곡마을) 곳곳에 벽화가 있다.
온 가족이 쉬기 좋은 콩쥐팥쥐관광한옥리조트
이서휴게소 직전 서전주 IC로 빠지면 콩쥐팥쥐마을(앵곡마을)에 금세 갈 수 있다. 마을 어귀 입간판 앞에 주차하고 걸으며 벽화를 구경한다. 이야기의 주요 소재인 꽃신과 항아리 조형물, 콩쥐가 빠져 죽은 우물 터도 있다. 알록달록한 외관이 눈에 띄는 목조 건물은 콩쥐팥쥐관광한옥리조트다. 콩쥐동과 팥쥐동에 객실이 있고, 모두 2층 구조다. 매점, 바비큐 시설, 전통찻집, 산책로 등을 갖춰 온 가족이 편히 쉬기에 좋다.
일제강점기 양곡 창고를 개조한 삼례문화예술촌
일제강점기에 지은 양곡 창고를 개조해 새 생명을 불어넣은 삼례문화예술촌도 가볼 만하다. 모모미술관, 책공방북아트센터, 디지털아트관, 소극장 시어터애니, 김상림목공소, 커뮤니티 뭉치, 문화카페 뜨레 등으로 구성된다. 길 건너에는 책박물관과 고서점, 헌책방, 북카페가 들어선 삼례책마을이 있다.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 내 1960년대 대폿집과 양조장을 재현한 디오라마
입장권을 제시하고 ‘이달의 시음주’를 맛보는 시음홍보관
술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펼쳐 보여주는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도 흥미롭다. 풍류와 여유가 가득한 우리 술 문화를 유물 5만여 점으로 엿보는 곳이다. 1960년대 대폿집과 양조장, 1990년대 호프집을 재현한 디오라마는 포토 존으로 인기. 주류 광고 변천사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시물도 있다. 주말이면 발효체험교실(치즈쿠키, 우유머핀, 막걸리발효빵, 누룩피자, 단팥발효빵 만들기)을 진행하고, 어른을 위한 전통주 빚기 체험도 가능하다. 별도로 마련된 시음홍보관에서 입장권을 제시하고 ‘이달의 시음주’를 맛보자.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복합 문화 공간 ‘아원’
고즈넉한 휴식을 원한다면 갤러리와 한옥 스테이를 겸한 복합 문화 공간 ‘아원’이 제격이다. 250년 된 경남 진주의 한옥을 소양면 종남산 자락 아래 옮기고 콘크리트 건축물을 더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공간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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