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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이란이(治已亂易)
이미 어지러워진 일은 다스리기 쉽다는 뜻으로, 어지러워지려고 할 때보다 다스리기 쉽다는 말이다.
治 : 다스릴 치
已 : 이미 이
亂 : 어지러울 란
易 : 쉬울 이
출전 : 상촌집(象村集) 第40卷 내집 第2 / 잡저(雜著) 2 치란편(治亂篇)
이 성어는 조선 중기 문신 신흠(申欽)의 상촌집(象村集) 치란편(治亂篇)에 나오는 말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治將亂難, 治已亂易.
장차 어지러워지려고 할 때는 다스리기가 어렵고 이미 어지러워진 뒤에는 다스리기가 쉽다.
將亂者, 上恣肆而不知戒也, 下阿縱而不知匡也, 漫漫乎其流也, 靡靡乎其趨也.
장차 어지러워지려고 한다는 것은, 위에서는 방자하여 경계할 줄을 모르고, 아래에서는 아첨만 하고 바로잡을 줄을 모르므로, 한없이 흘러가기만 하고 휩쓸려 나아가기만 할 뿐이다.
雖有聖智, 莫敢防其頹也, 雖有英俊, 莫敢塞其𡼏澗也.
그러므로 비록 성인의 지혜가 있다 하더라도 그 무너져가는 형세를 막을 수 없으며 비록 뛰어난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그 도랑을 막을 수 없다.
일이 일어나기 전에 말하면 요망한 말이라고 하고 일을 당하여 말하면 헐뜯는 말이라고 하며, 총애한 사람을 논하면 모함한다고 물리치고 은폐된 간악을 논하면 곧은 이름을 얻으려 한다고 물리치며,
당연히 옳다고 해야 할 것을 옳다고 하면 옳지 않다고 하면서 반드시 자기가 옳게 여기는 것으로 옳다고 하고, 당연히 그르다고 해야 할 것을 그르다고 하면 그르지 않다고 하면서 반드시 자기가 그르게 여기는 것으로 그르게 여기며,
다 같이 어질게 여기는 사람을 어질다고 하면 어진이가 아니라고 하면서 반드시 자기가 어질게 여기는 이로 어질다 하고, 다 같이 불초(不肖)하게 여기는 사람을 불초하다고 하면 불초하지 않다고 하면서 반드시 자기가 불초하게 여기는 사람을 불초하다고 한다.
그러므로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귀가 가려지고 아첨하는 사람에게 눈이 가려져서 대궐의 섬돌 밖이 천리보다 멀어져서 떳떳한 법규가 해이해져 바뀌고 벼슬아치들의 기강이 어긋나 날마다 심한 어지러운 지경으로 빠져 든다. 이때에 막아서 성공한 자가 있었던가.
이미 어지러워진 데 이르면 더러운 소문이 사람들의 귀에 가득하고 더러운 덕이 사람들의 눈에 넘치며, 관청이 피폐하여 일이 잗달아지면 아전들이 괴로워하고, 역사가 잦아 혹독하면 백성들이 원망하고, 재물이 탕갈되어 쪼달리면 도적이 일어나고, 정사가 어긋나 사나워지면 경사(卿士)가 원망한다.
아전들이 괴로워하면 어진 사람을 얻어 관청을 다스리려고 하고 백성들이 원망하면 어진 사람을 얻어 세금을 적게 거두려고 하고 도적이 일어나면 어진 사람을 얻어 생활을 안정하게 해 주려고 하고 경사들이 원망하면 어진사람을 얻어 근심을 막으려고 할 것이므로, 먼 데 있는 자나 가까운 데 있는 자가 너 나 없이 다스려지기를 원해서 바른 데로 돌아가게 된다.
이게 바로 장차 어지러워지려고 할 때와 이미 어지러워진 형세에 따라 어렵고 쉬운 점이 있는 것이다(此其將亂已亂之形。有所易也).
국가는 큰 그릇이다. 다스림은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고, 어지러움도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그 조짐은 아침저녁 사이에 달려 있지만, 그 징험(徵驗)은 여러 해 뒤에 드러난다. 그 싹은 미미하지만 나중에는 온 세상을 뒤덮고 만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治法有五,
爲之戒遽也, 革之以孚也,
調之使祈嚮也, 威之使慴戢也,
謐之使綏定也, 上不病其擅也,
下不媢其專也, 如是則治立矣.
다스리는 법이 다섯 가지가 있으니, 일을 할 때에 조급한 것을 경계하고, 개혁할 때에 믿음으로 하고, 조화하여 향응하게 하고, 위엄을 보여 두렵게 하고, 편하게 해 주어 안정되게 해야만 위에서는 제멋대로 하는 것을 걱정하지 않고 아래에서는 전제함을 미워하지 않을 것이니 이와 같이 하면 다스림이 서게 될 것이다.
⏹ 치이란이(治已亂易)
신흠(申欽)의 치란편(治亂篇)은 이렇게 시작한다.
治將亂難, 治已亂易.
장차 어지러워지려는 것을 다스리기는 어렵고, 이미 어지러워진 것을 다스리기는 쉽다.
장차 어지러워지려 하면 위는 제멋대로 교만하여 경계할 줄 모르고, 아래는 아첨하여 붙좇느라 바로잡을 줄 모른다.
멋대로 흘러가고 휩쓸려 나아간다. 일에 앞서 말하면 요망한 얘기라 하고, 일에 닥쳐 얘기하면 헐뜯는 말이라 한다.
임금이 총애하는 신하에 대해 논하면 속여 기망한다고 배척하고, 감추고 싶은 것을 말하면 강직하다는 명성을 사려 한다며 밀쳐낸다.
그 결과는 이렇다. '가까이 친숙한 자에게 귀가 가려지고, 아첨하는 자에게 눈꺼풀이 쓰여서, 대궐의 섬돌 밖이 천리보다 멀고, 법도는 해이해지며, 벼슬아치는 손발이 안 맞아 나날이 지극히 어지러운 지경으로 빠져든다.'
우리가 얼마 전까지 보아온 그대로다.
이미 어지러워진 뒤에는 어떻게 되나? '관청이 피폐해 잗달아지면 아전이 힘들고, 부역이 많아 괴로우면 백성이 탄식한다. 재물이 고갈되어 쪼들리자 도적이 일어나고, 정치가 어긋나 포학해지니 공경과 사대부가 원망한다.'
이렇게 되면 원근이 모두 다스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그래서 신흠은 이미 어지러워진 것을 다스리기가 오히려 쉽다고 말했다.
그가 다시 말한다. '국가는 큰 그릇이다. 다스림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고, 어지러움도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그 조짐은 아침저녁 사이에 달려 있지만, 그 징험(徵驗)은 여러 해 뒤에 드러난다. 그 싹은 미미하지만 나중에는 온 세상을 뒤덮고 만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治法有五, 爲之戒遽也, 革之以孚也.
다스리는 법은 다섯 가지이니 이를 행함에 갑작스러움을 경계하고, 고침에 믿음성이 있어야 한다.
調之使祈嚮也, 威之使慴戢也, 謐之使綏定也.
조정할 때는 방향이 있게 하고, 위엄을 보일 때는 두려워하게 해야 하며, 가라앉힐 때는 안심시켜 안정케 해야 한다.
上不病其擅也, 下不媢其專也. 如是則治立矣.
위는 제멋대로 하지 않고, 아래는 함부로 하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다스림이 세워진다.
다시 어려워지는 일이 없도록 쉬운 데서 삼가고 살피는 것이 맞는다.
▶️ 治(다스릴 치, 강 이름 이)는 ❶형성문자로 乿(치), 乨(치)는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台(태, 이, 치)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물(水)의 넘침에 의한 피해를 잘 수습한다는 뜻이 합(合)하여 '다스리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治자는 ‘다스리다’나 ‘질서가 잡히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治자는 水(물 수)자와 台(별 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台자는 수저를 입에 가져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台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먹이다’라는 뜻을 전달하게 된다. 농경사회에서는 강이나 하천의 물을 잘 다스리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그래서 治자는 물을 다스려 백성들을 먹여 살린다는 의미에서 ‘다스리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治(치, 이)는 ①다스리다 ②다스려지다, 질서가 바로 잡히다 ③병을 고치다 ④익히다, 배우다 ⑤견주다(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기 위하여 서로 대어 보다), 비교하다 ⑥돕다 ⑦성(盛)해지다, 왕성(旺盛)해지다 ⑧도읍(都邑)하다 ⑨수양(修養)하다 ⑩구걸(求乞)하다 ⑪공(功), 공적(功績) ⑫도읍(都邑) ⑬정사(政事), 정치(政治) ⑭정도(正道), 사람의 도리(道理) ⑮조서(調書: 조사한 사실을 적은 문서) ⑯말, 언사(言辭) ⑰감영(監營) 그리고 ⓐ강(江)의 이름(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다스릴 리(厘), 다스릴 발(撥), 다스릴 섭(攝), 다스릴 리(理), 다스릴 할(轄), 다스릴 리(釐), 지날 경(經),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지러울 란(亂)이다. 용례로는 나라를 다스림을 치국(治國), 병이나 상처를 다스려서 낫게 함을 치료(治療), 치료하여 병을 낫게 함을 치유(治癒), 나라를 편안하게 다스림을 치안(治安), 하천이나 호수 등을 잘 다스려 범람을 막고 관개용 물의 편리를 꾀함을 치수(治水), 잘 매만져서 꾸밈을 치장(治粧), 백성을 다스림 또는 그 사람을 치인(治人), 혼란한 세상을 다스림을 치란(治亂), 병의 열기를 다스림을 치열(治熱), 한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을 치자(治者), 잘 다스린 공적 또는 정치상의 업적을 치적(治績), 국가의 주권자가 국가 권력을 행사하여 그 영토와 국민을 다스리는 일을 정치(政治), 도맡아 다스림을 통치(統治), 자기 일을 자기 스스로 다스림을 자치(自治), 물리쳐서 아주 없애버림을 퇴치(退治), 나라의 관리가 맡아 다스리는 정치를 관치(官治), 법률에 의하여 나라를 다스리는 일 또는 그 정치를 법치(法治), 나라 안의 정치를 내치(內治), 병을 고침을 요치(療治), 병을 고치기 어려움을 난치(難治), 병을 완전히 고침을 완치(完治), 산과 물을 다스려 재해를 막는 일을 치산치수(治山治水),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편안하게 함을 치국안민(治國安民), 실을 급히 풀려고 하면 오히려 엉킨다는 뜻으로 가지런히 하려고 하나 차근차근 하지 못하고 급히 해서 오히려 엉키게 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치사분지(治絲焚之), 애써 법을 정함이 없이 인덕으로 백성을 교화시키고 나라를 다스리는 일을 의상지치(衣裳之治), 백성의 사정을 잘 살펴서 정치를 잘함을 선치민정(善治民情), 까막눈인 사람들을 가르쳐 글 모르는 이가 없도록 하는 일을 문맹퇴치(文盲退治), 내 몸을 닦아 남을 교화함을 수기치인(修己治人), 어떠한 약이 무슨 병에든지 다 보람이 있음을 백병통치(百病通治), 어떤 한 가지 약이 여러 가지 병에 다 효력이 있음을 만병통치(萬病通治) 등에 쓰인다.
▶️ 已(이미 이)는 ❶상형문자로 본디 지지(地支)의 巳(사)와 같고 뱀 모양을 본떴으나 그와 구별하여 已(이)라 쓰며, 그 음(音)을 빌어 이미, 그치다, 따름 따위의 뜻으로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已자는 '이미'나 '벌써'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已자는 己(자기 기)자와 매우 비슷하게 그려져 있다. 다만 已자는 己자보다 삐침이 조금 올라와 있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已자는 본래 다 자란 태아를 그린 것이었다. 已자에 '이미'나 '벌써'라는 뜻이 있는 것도 배 속의 아이가 다 자라 이미 출산이 임박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지금의 已자는 '이미'나 '벌써'라는 뜻 외에도 '매우'나 '반드시', '이것'과 같은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已(이)는 ①이미, 벌써 ②너무 ③뿐, 따름 ④매우, 대단히, 너무 ⑤반드시 ⑥써, 써서 ⑦이, 이것 ⑧조금 있다가, 그 후 얼마 되지 아니하여 ⑨병이 낫다 ⑩말다, 그치다, 그만두다, 끝나다 ⑪용서하지 아니하다, 불허하다 ⑫버리다, 버려두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이미 기(旣)이다. 용례로는 오래 전이나 그 전을 이왕(已往), 이미 결정했거나 결정됨을 이결(已決), 지나치게 심함이나 정도에 지나침을 이심(已甚), 이미 준비하여 마침을 이계(已戒), 이미 과거에 급제함을 이과(已科), 국가에 대하여 진 빚을 탕감하여 주는 일을 이채(已債), 이미 통과하였거나 통과됨을 이통(已通), 이미 오래 됨을 이구(已久), 이미 돌아가거나 돌아옴을 이귀(已歸), 이미 지나간 일을 이사(已事), 해가 이미 서쪽으로 기욺을 이서(已西), 벌써 앎이나 이미 앎을 이지(已知), 이미 다하거나 끝남을 이진(已盡), 이미 기재를 완료함 또는 이미 적재를 완료함을 이재(已載), ~할 따름이나 ~뿐임 또는 ~일 따름임을 이이(而已), 마침내 이미를 과이(果已), 이미를 기이(旣已), 이미 알고 있는 수를 일컫는 말을 이지수(已知數), 마지못하여 또는 하는 수 없이나 어쩔 수 없이를 일컫는 말을 부득이(不得已), 연으로 인하여 생기는 결과를 이르는 말을 연이생(緣已生), 마지 못하여나 어쩔 수 없이를 이르는 말을 불획이(不獲已), 마지 못하여 할 수 없이를 이르는 말을 비득이(非得已), 쏘아 놓은 살이란 말로 한번 저지른 일은 다시 고치거나 중지할 수 없다는 뜻의 속담을 이르는 말을 이발지사(已發之矢), 이미 깨어진 시루라는 뜻으로 본래의 상태로 돌이킬 수 없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이파지증(已破之甑), 이미 지나간 일을 이르는 말을 이과지사(已過之事), 이미 지나간 일을 이르는 말을 이왕지사(已往之事), 이미 그렇게 된 일을 이르는 말을 이연지사(已然之事), 일이 매우 급박하여 어떻게 할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박부득이(迫不得已), 시루가 이미 깨졌다는 뜻으로 다시 본래대로 만들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증이파의(甑已破矣), 죽어야 그친다는 뜻으로 죽을 때까지 있는 힘을 다해 노력함을 이르는 말을 사이후이(死而後已) 등에 쓰인다.
▶️ 亂(어지러울 란/난)은 ❶형성문자로 乨(란), 乱(란), 釠(란)은 통자(通字), 乱(란)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새 을(乙=乚; 초목이 자라나는 모양)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란(실패에 감긴 실의 상하에 손을 대고 푸는 모양으로 일이 어지러움)으로 이루어졌다. 얽힌 것을 바로잡는 일로, 나중에 얽힌다는 뜻으로 쓰였다. ❷회의문자로 亂자는 '어지럽다'나 '손상시키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亂자는 실타래를 손으로 풀고 있는 모습과 乙(새 을)자가 결합한 것이다. (난)자는 엉킨 실타래를 손으로 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금문까지만 하더라도 '어지럽다'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여기에 乙자가 더해지면서 도구를 이용해 실타래를 푸는 모습을 표현하게 되었다. 그래서 亂(란)은 ①어지럽다 ②어지럽히다, 손상시키다 ③다스리다 ④음란하다, 간음하다 ⑤무도하다, 포악하다 ⑥물을 건너다 ⑦가득 차다, 널리 퍼지다 ⑧난리(亂離), 반란(叛亂) ⑨위해(危害), 재앙(災殃) ⑩음행(淫行), 음란(淫亂)한 행위 ⑪버릇없는 행동 ⑫풍류(風流), 악장(樂章) ⑬요지(要旨) ⑭함부로, 마구잡이로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다스릴 치(治), 다스릴 리(理)이다. 용례로는 전쟁이나 재해 등으로 세상이 소란하고 질서가 어지러워진 상태를 난리(亂離), 어지럽게 마구 추는 춤을 난무(亂舞), 총이나 활 따위를 함부로 쏘는 것을 난사(亂射), 이리저리 흩어져서 질서나 체계가 서지 않는 일을 난맥(亂脈), 질서없이 여기 저기서 마구 나서는 것을 난립(亂立), 몹시 거칠고 사나움을 난폭(亂暴), 어지러운 판국을 난국(亂局), 어지럽게 함부로 들어가는 것을 난입(亂入), 공기나 물의 불규칙한 흐름을 난류(亂流), 사물이 얽히고 뒤섞여 어지럽고 수선스러움을 난잡(亂雜), 질서를 어지럽히며 마구 행동하는 것 또는 그런 행동을 난동(亂動), 조화나 정상을 잃은 흐트러진 상태를 난조(亂調), 마구 때림을 난타(亂打), 어지러워 살기가 힘든 세상을 난세(亂世), 세상이 어지러운 때를 난시(亂時), 양편이 서로 뒤섞여서 어지럽게 싸움을 난투(亂鬪), 갈피를 잡을 수 없이 어지러움을 혼란(混亂), 시끄럽고 어지러움을 요란(搖亂), 뒤흔들어서 어지럽게 함을 교란(攪亂), 음탕하고 난잡함을 음란(淫亂), 야단스럽고 시끄러움을 소란(騷亂), 도덕이나 질서나 규칙 등이 어지러움을 문란(紊亂), 크게 어지러움이나 큰 난리를 대란(大亂), 마음이 어둡고 어지러움을 혼란(昏亂), 어수선하고 떠들썩함을 분란(紛亂), 왜인이 일으킨 난리를 왜란(倭亂), 사변으로 일어난 소란을 변란(變亂), 나라 안에서 정권을 차지하려고 싸움을 벌이는 난리나 반란을 내란(內亂),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신하와 어버이를 해치는 자식 또는 불충한 무리를 일컫는 말을 난신적자(亂臣賊子), 한 오라기의 실도 흐트러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질서나 체계 따위가 잘 잡혀 있어서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일사불란(一絲不亂), 같은 패 안에서 일어나는 싸움을 일컫는 말을 자중지란(自中之亂), 헝클어진 삼을 잘 드는 칼로 자른다는 뜻으로 복잡하게 얽힌 사물이나 비꼬인 문제들을 솜씨 있고 바르게 처리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쾌도난마(快刀亂麻), 마음이 번거롭고 뜻이 어지럽다는 뜻으로 의지가 뒤흔들려 마음이 안정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심번의란(心煩意亂) 등에 쓰인다.
▶️ 易(바꿀 역, 쉬울 이)는 ❶상형문자로 昜(이)는 동자(同字)이다. 반짝반짝 껍질이 빛나는 도마뱀의 모양이란 설과 햇볕이 구름사이로 비치는 모양이란 설 따위가 있다. 도마뱀은 아주 쉽게 옮겨 다니므로 바뀌다, 쉽다는 뜻으로 되고 햇볕도 흐렸다 개였다 바뀌며 햇살은 어디나 비치므로 쉽다는 뜻이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易자는 ‘바꾸다’나 ‘쉽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易자는 日(해 일)자와 勿(말 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易자의 갑골문을 보면 그릇이나 접시를 기울여 무언가를 쏟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그릇에 담겨있는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담는다는 뜻이다. 그릇에 담긴 것을 내다 버리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易자에는 ‘쉽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이때는 ‘이’로 발음을 한다. 그래서 易(역, 이)는 ①바꾸다, 고치다 ②교환(交換)하다, 무역(貿易)하다 ③전파(傳播)하다, 번지어 퍼지다 ④바뀌다, 새로워지다 ⑤다르다 ⑥어기다(지키지 아니하고 거스르다), 배반하다 ⑦주역(周易), 역학(易學) ⑧점(占) ⑨점쟁이 ⑩바꿈 ⑪만상(萬象)의 변화(變化) ⑫국경(國境) ⑬겨드랑이 ⑭도마뱀(도마뱀과의 파충류) 그리고 ⓐ쉽다(이) ⓑ편안하다, 평온하다(이) ⓒ경시(輕視)하다, 가벼이 보다(이) ⓓ다스리다(이) ⓔ생략(省略)하다, 간략(簡略)하게 하다(이) ⓕ기쁘다, 기뻐하다(이) ⓖ평평(平平)하다, 평탄(平坦)하다(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될 화(化)이다. 용례로는 얼굴빛을 바꾸어 어진 이를 공손히 맞이함을 역색(易色), 나라의 왕조가 바뀜을 역성(易姓), 음양으로 길흉 화복을 미리 아는 술법을 역수(易數), 점치는 일로 업을 삼는 사람을 역자(易者), 바꾸어 놓음을 역치(易置), 초벌로 쓴 원고를 고침을 역고(易藳), 사태의 판국을 바꾸어 놓음을 역국(易局), 솜씨를 바꾼다는 뜻으로 여러가지 방법이나 수단을 써서 탐욕스럽게 남에게서 재물을 뜯어냄을 이르는 말을 역수(易手), 줄을 바꾸어 맨다는 뜻으로 종전의 규정이나 법규를 고치어 바꿈을 이르는 말을 역현(易絃), 이곳 물건과 저곳 물건을 팔고 삼을 무역(貿易), 서로 물건을 사고 팔아 바꿈을 교역(交易), 고치어 바꿈을 개역(改易), 해가 바뀜을 삭역(朔易), 바꾸어 고칠 수 없음 또는 그리하지 아니함을 불역(不易), 격한 마음을 누그려뜨려 기색을 즐겁고 편안하게 함을 이기(易氣), 군대의 양성에 관한 일을 소홀히 하는 일을 이사(易師), 아주 쉬움을 용이(容易), 간단하고 쉬움을 간이(簡易), 까다롭지 않고 쉬움을 평이(平易), 어려움과 쉬움을 난이(難易), 몸가짐이나 언행이 까다롭지 않고 솔직함을 솔이(率易), 글에 담긴 뜻이 얕고 쉬움을 천이(淺易),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역지사지(易地思之), 소년은 늙기 쉬우나 학문을 이루기는 어렵다는 소년이로학난성(少年易老學難成), 목이 마른 자는 무엇이든 잘 마신다는 갈자이음(渴者易飮), 머리를 잘라 술과 바꾼다는 절발역주(截髮易酒),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일에서 생겨난다는 난사필작이(難事必作易), 쉽기가 손바닥 뒤집는 것과 같다는 이여반장(易如反掌), 내 자식과 남의 자식을 바꾸어서 가르친다는 역자이교지(易子而敎之), 양으로 소와 바꾼다는 이양역우(以羊易牛), 하늘을 옮기고 해를 바꾼다는 이천역일(移天易日), 횡포로써 횡포함을 바꾼다는 이포역포(以暴易暴), 변하지 않고 바뀌지 않는다는 불천불역(不遷不易), 나뭇가지를 꺾는 것과 같이 쉽다는 절지지이(折枝之易), 남을 헐뜯는 나쁜 말을 하기 쉽다는 악어이시(惡語易施), 작은 것으로 큰 것과 바꾼다는 이소역대(以小易大), 싸우기는 쉬워도 지키기는 어렵다는 전이수난(戰易守難), 식량이 없어 자식을 바꾸어 먹는다는 역자이식(易子而食), 진을 치면서 장수를 바꾼다는 임진역장(臨陣易將)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