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맞고, '수정'을 캐다
이 영화, 몹시도 궁금한 영화다. 멀쑥한 키에 섹시한 몸매, 그것이 만들어내는 정열적인 율동의 주인공 비, 아니 정지훈이란 녀석이 박찬욱 감독과 손을 잡았다. 게다가 임수정이 가세했으니, 이건 마치 순정만화의 캐릭터들이 공포의 제왕을 만난 느낌이다. 하지만 그 조합은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란 로맨틱 코미디에서 더할 나위 없는 빛을 발할 것이다.
:: 사실 지금까지 꽤나 묵직한 영화만 만들어 왔다. 젊은 배우들과 한 이번 작업이 좀 신선했나?
젊은 배우들하고 하려고 한 이유, 나도 기분전환이 될까 해서였다. 그래서 이런 아역배우(?)들을 골랐는데도 불구하고, 이게 애들이 나이만 어리지 완전히 애늙은이더라. 그런 보람이 별로 없는 것 같다. (한숨 쉬며 웃음) 무슨 애들이 나보다 더 일에 열심이고, 실수도 별로 없고, 침착하기까지 하더라. 동심으로 돌아가는 효과는 없었다. (웃음)
:: 이쯤에서 배우이야기 좀 하자. 정지훈(비)의 기존 캐릭터를 바꾸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지훈이가 그전에 한 걸 내가 잘 몰라서 바꾼다는건 없었다. 내가 잘 모르는 신인 배우와 한 편하는 셈 쳤다. 물론 지훈이의 굉장히 에너제틱한 안무와 섹시한 몸매를 가지고 인물을 창조하는 것, 물론 그럴수 있다. 그렇게 한다고 비난받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영화는 그런 인물이 나오는 게 아니라서. 가수, TV배우는 다 없다고 생각했다. 오디션을 통해 신인을 하나 기용하고, 그와 어떻게 일을 해나갈 것인가와 유사한 고민을 했다.
:: 임수정 캐스팅에 대해서도 말해달라.
지훈이가 처음에 영화를 하고 싶다고 했을 때, 저 혼자 나와서 영화를 끌고 나가려는 욕심이 있을 줄 알았다. 이 부분에서 그가 확실히 애늙은이란걸 느꼈는데, 사실 어린 나이에 그런 욕심을 가질 만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러질 않더라. 좀 능란한 프로 연기자와 함께 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그게 젊은 여성이 된다면 임수정 누님과 하고 싶다고, 임수정은 나도 좋아했으니까. <장화,홍련>때도 내가 김지운한테 강력 추천하기도 했었고.
:: 임수정 좋아했는데 왜 이제서야 함께 작업했나.
사실 (김)지운이보다 내가 더 좋아했다고 할 수 있다. 난 임수정과는 운명적인 만남이라니까. (웃음) 난 티비 전혀 안보는데, <학교>인가? 그 드라마를 지나가다 우연치 않게 봤다. 그냥 쓱 지나가다 "어? 누구지?"라며 다시 봤던 기억이 있다. 한 십분은 봤을거다. 어린 친구가 연기를 굉장히 잘하는구나 싶어 이름은 몰랐어도 학교 어디에 나오는 누구, 특징 정도는 기억해 뒀다. 그 정도로 어린 배우를 내가 기용할 일이 지금까진 없었다. 그러다 <장화, 홍련> 오디션장에서 처음 만났던 거다. 반갑더라.
:: <올드보이> 강혜정과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임수정의 매력을 비교한다면?
혜정이가 훨씬 더 강하다. 수정이는 좀더 백지 같다고 할까? 아마도 맡을 수 있는 배역의 폭은 수정이가 더 넓을 것 같다. 이것도 저것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나 말이다. 그런데 혜정은, 예를 든다면 그녀는 신사임당 역할은 못할것같다. 하지만 어떤 적역을 맡았을 때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에너지를 표출할 수 있는 배우가 아닐까 싶다.
:: 임수정, 사실은 조금 어린 소녀 캐릭터를 많이 해왔다. 어떤 타입의 배우인가?
자기 스스로는 감독 의존형의 배우라 잘못 알고 있는것같다. 그건 착각이다. 평소에 성격이 내성적이라 그런건지, 그런 면 때문에 연기도 그렇게 생각한 모양이다. 싸이보그 현장에 와서는 별로 그러질 않았다. 말로만 "사실 저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겠어요"라 하고, 슛 들어가면 자기가 알아서 잘 한다. 그래서 내가 "그러지 말라"고 했ㄷ.
첫댓글 비땜에 왠지 비호감
완소 수정누나
임수정 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