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tyle="text-align: left;"><br>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br>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br>  길이 좁은 까닭에 세 사람은 나귀를 타고 외줄로 늘어섰다. <br>  방울소리가 시원스럽게 딸랑딸랑 메밀밭께로 흘러간다. <br>  앞장 선 허생원의 이야기소리는 꽁무니에 선 동이에게는 정확하게는 들리지 않았지만 그는 그대로 개운한 제멋에 적적하지는 않았다. <br><br>  "꼭 이런 날 밤이었네. 객줏집 토방이란 무더워서 잠이 들어야지. 밤중은 돼서 혼자 일어나 개울가에 목욕하러 나갔지. 봉평은 지금이나 그제나 마찬가지지, 보이는 곳마다 메밀밭이어서 개울가가 어디없이 하얀 꽃이야. 돌밭에 벗어도 좋을 것을, 달이 너무나 밝은 까닭에 옷을 벗으러 물방앗간으로 들어가지 않았나. 이상한 일도 많지.  거기서 난데없는 성서방네 처녀와 마주쳤단 말이네. 봉평서야 제일가는 일색이었지" <br><br>  오늘은 "메밀꽃 필 무럽" 일부를 소개해 드렸습니다<br>  문학채널 시낭송 OOO이었습니다</p>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