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집에 와보니 sbs에서 [람보2] 를 방영하고 있더군요.
람보2..... 참 오래된 영화죠.
85년도인가, 제가 중학교 1학년때로 기억하는데, 약16년전에 개봉했던 영화네요.
종로3가에 있는 피카디리 극장에서 여름방학 시즌에 개봉해서 그 당시 대단한 인기를 끌었던 영화였죠.
그때에는 지금처럼 한편의 영화를 여러극장에서 동시에 개봉했던것이 아니고, 서울에서는 단 한 곳의 극장에서 상영되었었죠. 복합상영관 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으니까요.
극장측에서는 팬서비스의 일환으로 조조관객 선착순 100명 뭐 이런식으로 간단한 사은품을 주기도 했죠.
람보2를 할때에는 피카디리 극장에서 조조 선착순 관객에게 람보 사진이 프린트 된 t셔츠를 주었었던것 같은데 이걸 타려고 전날 밤부터 극장 앞에서 밤을 세던 사람도 부지기수 였었습니다.
tv 뉴스에서도 이런 사실이 방송되기도 했었죠.
당시에는 냉전이 극에 달한 시기였었으므로, 그런 시대기류를 타고 소련군이 악당으로 나오는 영화가 참 많았던걸로 기억됩니다. 물론 인기도 많았구요.
람보도 미국의 힘을 상징하는 마스코트로 여겨져 레이건 미대통령까지 나서서 람보의 인기몰이에 한 몫 했었죠.
최근 남북화해무드를 타고 시기적절하게 개봉해서 흥행에 성공했던 [공동경비구역jsa] 도 비슷한 경우라 할 수 있겠네요.
당시 저도 람보2를 정말 재미있게 보았었는데 오늘 다시보니 약간은 허접스럽기까지 합니다.
소련군 헬기로 uh-1이 나오고, 소련헬기에 달려있는 기관총이 m-60.... 뭐 이런식으로 고증이 무시된 것도 눈에 거슬리구요.
람보가 한손으로 m-60을 들고 쏘는 장면은 그 당시 화제가 되었던 장면이었지만요.
이 영화를 기점으로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척노리스,둘프 룬드그렌 같은 근육질의 전사가 일당백의 액션을 보여주는 영화들이 많이 제작되고 큰 인기를 끌었었던걸로 기억됩니다.
예전에 재미있게 본 영화라도 세월의 때가 묻고, 눈높이가 높아지면 약간은 유치해지는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더군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처절한 전투장면도 10년뒤 혹은 20년뒤에 다시보게되면 오늘 람보2처럼 약간은 시시하게 보여질지 궁금하네요.....
그래도 요즘의 초현대식 영화관보다 그 옛날 수 많은 명작들을 숨죽이며 봤던 약간은 퀴퀴한 냄새도 나고, 세월의 흔적들을 간직했던 단성사,국도극장,대한극장,스카라극장 등등 그런곳이 아주 가끔은 그리워 지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