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잠깐 망설이다가 ‘잠시 거기서 기다려요, 지금 내려갈 테니.’ 하고 말하고나자, 인터폰은 일방적으로 끊겼다.
메미의 아버지가 동요하고 있는 것은 분명했지만, 그러나 거절 당할 만한 일은 아니었다. 얼굴을 마주 보고 이야기하면, 어느 정도 확실해질 것이다.
나는 인도까지 내려가서는 메미가 기다리는 한 블록 앞 쪽의 바를 본 후, 아파트 위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잿빛 하늘에서 가랑비가 내려, 내 얼굴에 달라붙었다. 눈을 감고 가만히 기다렸다. 차가운 빗줄기가 마음을 안정시켜 준다. 빗방울은 점차 얼굴을 적셔갔다.
자살을 한 어머니에 대해 생각했다. 나를 남기고 죽은 어머니를, 일찍이 어린시절의 나는 원망한 적이 있었다. 조금 성장한 지금은 가엾다고 생각한다. 죽음을 서두르지 않고 나의 성장을 기다려 주었더라면, 내가 어머니의 상처 입은 마음을 달래 드렸을텐데,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고 나는 감상에서 깨어났다.
아파트 입구에서 중년 남자가 감색 가디건을 걸치고 나타났다. 보나세라(이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네요. 외래어 사전까지 찾아봤는데.. ). 남자는 주위를 둘러본 후, 메미는? 하고 일본어로 말했다. 내가 바를 돌아보자 메미의 아버지는 그 곳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 표정은 딱딱히 굳어 있었지만 딸에 대한 애정이 식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곧장 그의 뒤를 쫓았다. 비가 점점 거세게 내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손바닥으로 얼굴을 닦아내고는 앞에 가는 메미 아버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男は暫く迷い、それから、少しそこで待っていて、今降りていくから、と告げるとインターフォンは一方的に切れてしまった。
芽実の父親が動揺しているのは明らかだったが、しかし拒絶されたわけではなかった。顔を見て話し合えば,なんらかの光が見えてくるはず。
ぼくは歩道まで下がり、それから芽実が待つワンブロック先のバールを見た後、アパートの上の方へと視線を移動さてた。微細な雨が灰白色の空から降ってきた。それが顔に張りついてきた。瞼を閉じじっと待った。雨の冷たさが心を落ちつかせてくれる。雨粒は次第に顔の表面を濡らしていった。
自殺をした母のことを考えた。ぼくを残して死んだ母をかつて子供だった頃のぼくは恨んだことがあった。少し成長した今は、可哀相だと思う。死を急がず、ぼくの成長を待っていてくれたなら、ぼくが母のささくれだった心を癒してあげられたのに、と悔しかった。
扉が開く音がしてぼくは我に返った。
エントランスの奥から中年の男性が紺色のカーディガンを羽織って現れた。ボナセーラ。男は辺りを見回してから、芽実は? と日本語で告げた。ぼくがバールを振り返ると芽実の父親はそこを目掛けて小走りで駆け出した。その表情は硬かったが、娘への愛情が薄れていないことを物語っていた。
すぐに彼の後を追った。雨が次第に強く降り始めていた。掌で顔を拭い、それから前を行く芽実の父親の背中を見つめた。
~~~~~~~~~~~~~~~~~~~~~~~~~~~~~~~~~~~~~~~~~~~~~~~~~~~~~~~~~~~~~~~~~
* なんらか: 무엇인가. 어떠한. 얼마간. 조금은.
* バール: bar. 바. 카운터가 있으며, 주로 양주를 파는 서양식 술집.
* ささくれだつ(ささくれ立つ):
1. 끝이 잘게 갈라지다. 거스러미가 일다.
2. 감정이 거칠어지다.
============================================
▷◁ 대구지하철 희생자를 추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