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비가 오면 안되는데..
걱정스런 맘으로 어둑어둑한 길을 나섰다.
아침 8시인데도 여전히 어둡고, 하늘이 영 맑지가 않다.
마요르 광장으로 가서 돌아다니다가 아침을 먹어야겠다...
직장으로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오랜만에 가지는 여유로움이다.
새벽에 보는 마요르 광장은 여행기에서 느꼈던 이미지와 많이 다르다. 광장을 따라 많은 사람들이 신문을 들고서 줄을 서있다.
뭐인고 싶어서 가까이 다가가니,
하루하루 직장을 구하는 일용직 사람들인 것 같다.
걱정스런 얼굴로 빼곡히 줄을 서 있는 사람들 옆에서,
한국에서 온 나에게 이런 여행이 어쩌면 사치인가... 생각하겠금한다.
마요르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건물은 아파트인가 싶어..
한걸음 다가가니, 신기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더 자세히 보니 그림이 야하다. ㅋ
베란다가 있는 걸 보니 사람들이 사는 곳인것 같기도하다.
광장 끝 쪽엔 빵집이 많다.
한 집을 골라 들어가서, 코코아랑 츄러스를 시켰다.
스페인에서 코코아가 제일 먼저 생겨났다 하더니,
정말 코코아 하니깐 주인이 알아듣는다.
카페콘레체처럼, 거의 이건 초콜렛 죽이다.
사실, 아침으론 요기가 되는 빵을 먹고싶었지만,
스페인 사람들이 아침에 커피와 함께 가느다란 츄러스를 먹길래..
나도 한번, 싶어 츄러스를 먹었다.
마늘맛이 약간 나면서 맛있다. ^^
오후 2시에 AVE를 타고 세비야로 가야하니,
오늘은 마드리드 산책이 아니라 거의 경보하는 수준으로
걸어야 할것 같다..ㅋㅋ
마드리드의 쇼핑몰이 밀집해있는 그랑비아 거리를 지나쳤다.
극장가, 호텔 그리고 명품숍들이 많다.
조금 더 걸어가니, 광장이 나와 지도를 살펴보니 스페인 광장이다.
저~기 뒷 건물은 호텔같다.
날씨가 좋은 여름에 소풍으로 오면 딱 좋을 장소다...
내가 도착하자 마자 투어로 여행온 일본인들이 무리지어 스페인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우리나라는 모여서 가는 투어엔 젊은 사람들이 거의 없는데,
일본사람들은 아닌가 보다.
투어에 거의 대부분이 20대로 보이는 젊은 사람들이다.
삼삼오오 모여 열심히 사진찍고 턴해서 다시 관광버스로 돌아간다.
9시30분..
딱 마드리드 왕궁이 여는 시간인데..
왕궁에 가는 방향이라면
나도 저 버스에 좀 태워주지...
너무 많이 걸어서 다리가 아프다. ㅠ.ㅠ.
정말 어떤 사람 말대로 100배 즐기기 여행이 아니라, 이건 100배 걷기 여행이다. --;
한참을 걸어서 왕궁에 도착~
스페인 국기가 휘날린다.
건물은 내가 상상한 것 보단 화려하지 않은데..
우리나라 개념으로 마당쯤 되는 곳에서 이리 저리 둘러보며 바람을 쐬었다.
저~쪽에 한국사람처럼 보이는 남자 두분도 입구로 들어간다.
너무 많이 걸어서 인사하기조차 귀찮다..에이. 모르는척 하자.
왕궁에 들어서자마자,
화려한 금빛이 반짝인다. 화려하다 싶어 천장을 바라보니
어질어질하다.
색이 변할까봐 실내 조명을 켜지도 않은 상태인데도
이렇게 화려한데..
천장에 매달려있는 저 큰 샹들리에에 불을 밝히면 얼마나 더
화려해질까.
만약 프랑스에 간다면 베르사유 궁전은 필수 코스라 하지만,
내가 여행할 목록에선 지워야 겠다.
영~ 나랑 어울리지 않는다.^^
수십개의 방을 개방해 놓았는데도
그냥 얼른얼른 지나쳐서 왕궁 밖으루 나와버렸다.
이 시간에 그냥 프라도 미술관의 작품 한 점을 더 보는 것이
낫겠다.
왕궁 한번 다시 뒤돌아 보며..
머릿속에 새겨두고. 이제 프라도 미술관이다..
마드리드에서 마지막으로 갈 곳. 프라도 미술관.
사실, 미술관은 내가 꼭 가야할 장소목록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지만, 어제 들른 소피아 미술관에서 너무나 좋은 시간을
보냈기에 프라도 미술관도 꼭 가야할 것 같았다.
안 그럼, 후회 할 것 같아서..
숙소에 맡겨둔 트렁크를 열심히 끌고서
프라도 미술관으로 걸어갔다.
마드리드엔 이틀밖에 있지 않았는데도,
이 길을 다시 한번 걸어보게 될까... 라는 생각에
괜히 센티멘탈해진다.
프라도 미술관 주위엔 벤치와 잔디밭이 많아,
일요일에 소풍와서 햇빛 맞으며 책을 읽는 장소로 딱일것 같다.
미술관 밖엔 벨라스케스 동상이 있다.
지금 제일 떠오르는 벨라스케스의 작품은 '라스메니나스'.
<그림출처: 라스메니나스, 네이버지식인>
한국에서 유럽미술관 공부를 하며,
이 작품에 대해서 많이 들었다.
작품속에서 등장인물뿐만 아니라,
그림을 그리고 있는 자기 자신도 그려넣으면서,
마치 벨라스케스가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제 3자가 사진 한 장 찍어서 보여주는 느낌이다.
바르셀로나, 피카소 미술관에 가면
비슷한 그림을 볼수 있다.
피카소가 이 작품을 피카소답게 다시 그린 작품이 소장되어있기
때문에..^^
AVE출발시간은 2시 30분인데 벌써 1시다.
중요하단 것만 보고 지나쳐야지...
여유없이 작품을 보니, 사실,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차라지 오지 않구 그냥 역으로 갈껄, 후회도 된다.
'그럼.. 작품을 보지 못한 아쉬움이라도 들지 않지.'
고야의 작품을 마지막으로 보고 아토차역으로 가야겠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니,
고야의 '옷입은 마하, 옷벗은 마하'가 있다.
젤 처음으로 누드를 시도했다는, 그래서 처음엔 금기시된 작품이었다는 '옷벗은 마하'.
'마하가 그렇게 예쁘게 생기진 않았는걸, ㅋㅋ'
여유없이 미술관을 돌아다녔지만,
그래도 고야, 로벤, 벨라스케스 작품을 보았다는것으로
만족해야겠다.
이젠, 세비야로.
지중해쪽이니깐 해물요리도 먹어보고,
플라멩고공연 보고....
이리저리 계획하면서 무거운 트렁크 끌며 아토차역으로 향했다.
마드리드, 안녕~~ |
첫댓글 사진과 함께 상세한 여행기가 넘 재밌네요. 점심도 못먹어 출출한데 츄러스 마늘맛 난다니 넘 먹고파요.
^^ 여행기 잘 봤어요- ^^ 책에서 보던 마하랑 사진으로 보는 마하- 왠지 느낌이 다른걸요?! ㅋㅋ 가서 직적 본다면- ㅋㅋ 또 틀리겠죠?! ㅋ
그리움님 오랜만에 여행기 봣네요^^ 스페인 생각이 나네요^^ 마드리드 쁘라도의 벨라스케스 그림 인상적이에요^^ 담편도 기대할게요^^
사진이 많아서 더 집중되는 여행기^_^ 스폐인,, 점점 더 끌리는 나라네요~! 세비야도-두둥두둥-^^
마드리드..첫발을 내딛었을땐 두려움이..여행중엔 흥분이...떠날땐 아쉬움이 들었던..너무 좋은 곳이었어요..스페인의 느낌 역시....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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