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워밍업.' 기아 타이거즈의 첫경기가 비로 하루 연기됐다.
1일 인천구장에 새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기아 타이거즈 선수들은 사진기자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첫 출전을 준비했으나 경기 시작 40분전 갑자기 쏟아진 폭우 때문에 덕아웃으로 철수했다.
이날 기아 유니폼을 입고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이종범도 관중들의 연호속에 그라운드에서 나서 배팅연습 등을 했으나 경기가 취소되는 바람에 '컴백쇼'를 다음날로 아쉽게 미뤄야 했다.
일본에서 공수해 온 빨간색 모자와 미색 바탕에 빨간색 'KIA' 로고가 새겨진 새 원정유니폼을 입고 산뜻하게 그라운드에 나선 기아 선수들은 경기 1시간30분전 '게릴라성 소나기'가 내린 뒤 햇빛이 나자 훈련을 재개했으나 다시 폭우가 쏟아지자 안타까운 표정들.
김수중 기아 구단주대행과 김익환 기아 사장, 이계안 현대 캐피탈 사장 등은 구장에 나와 김성한 감독과 선수들을 격려했으나 끝내 경기가 열리지 못하자 아쉬움을 남긴 채 경기장을 떠나기도 했다.
이날 예매 관중만 기아측에서 기아자동차, 인천제철 등에서 4천여명, SK측에서 3천여명 등 총 7천여명. 올시즌 인천구장 평균 관중은 2489명. 그러나 이날은 인천은 물론 서울에서까지 팬들이 몰려 1만2000석을 꽉 채울 것이 확실했으나 모두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여하튼 이날 기아는 대규모 응원단을 동원한 '화려한 출범식'을 2일로 연기하고, SK는 모처럼의 맞은 '대박흥행'을 '비'라는 '복병'때문에 날렸다.
〈 인천=이기철 기자 leekee@〉
이/모/저/모
○…기아 타이거즈의 첫 경기가 열릴 예정이었던 인천구장엔 오후 4시30분쯤부터 비가 오락가락. 명영철 SK 단장은 원정팀 감독실로 김성한 기아 감독을 찾아 경기취소에 관한 원칙을 설명했다. 명 단장은 이 자리에서 "오후 6시까지 지켜본 뒤에도 비가 계속 오면 경기감독관과 협의해 취소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설명. 결국 잠시 그쳤던 비가 오후 6시쯤 다시 내리기 시작하자 장내 방송을 통해 취소결정이 발표됐고, 팬들은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왜 내 유니폼만…."
인천구장 3루측 덕아웃에서 눈길을 끈 선수는 역시 이종범과 이강철. 특히 이강철은 유니폼 색깔이 다른 선수와 달라 화제. 기아 선수단 유니폼은 일본 아식스에서 미리 맞춰왔지만, 지난 7월30일 삼성에서 이적해 온 이강철과 외국인 선수 젠슨은 추가로 주문할 시간이 없어 국내 메이커에 급하게 제작을 의뢰하는 바람에 다른 선수 유니폼 색깔과 약간 다르게 나온 것.
○…"웬 농군패션?" 기아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새 유니폼이 낯선지 서로 모습을 바라보며 촌평. 신동주 김종국 등은 스타킹을 유니폼 하의 위로 끌어 올린 채 나타났는데, 알고보니 유니폼이 치수보다 작게 나와 바지 아랫부분을 감추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스타킹을 올렸다고.
○…`종범 대 종범.' SK 채종범이 1일 인천구장에 처음으로 나타난 기아 이종범을 먼 발치에서 보고 "기아 유니폼에 내 이름이 적혀있는 게 이상하다"고 한마디. "아직까지 이종범 선배와 인사를 나눈 적이 없다"는 채종범은 “종범이라는 이름만큼 잘하고 싶다"고 밝히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