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아 만테냐
(ANDREA MANTEGNA)
1431년 추정~1506년 9월 13일
안드레아 만테냐의 대표작 <성 제노 제단화>의 메인 그림 아래쪽에 위치한 작은 그림이다. <성 제노 제단화>는 성 모자 상을 중심으로 양쪽에 성인들이 서 있는 ‘성스러운 대화’라는 형식의 대형 그림(480*450cm)과 그 아래쪽에 프레델라라 불리는 세 점의 작은 보조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프레델라에는 왼쪽부터 예수의 수난사인 <게세마니 동산에서의 기도>, <골고다 언덕>, <부활하는 그리스도>가 그려져 있다.
<골고다 언덕>은 그중 중앙에 위치하고 있으며 그리스도와 두 강도가 십자가에 못 박혀있는 장면을 그리고 있다. 그리스도를 못 박은 십자가 위에 적힌 ‘INRI’는 ‘유다인들의 임금 나자렛 사람 예수’라는 뜻이다. 그림의 배경은 바위로 둘러싸인 ‘해골산’이라는 뜻의 골고다 언덕이다. 바닥에 난 구멍들은 이곳이 사형 집행지임을 말해준다. 화면 왼쪽에 있는 해골 무더기는 이곳이 해골산임을 암시하며, 그리스도의 십자가 밑에 놓인 두개골은 그리스도가 십자가 처형을 당한 곳이 바로 아담의 무덤이 있던 자리이며, 그리스도가 죽어갈 때 지진이 일어나 아담의 해골이 밖으로 나왔다는 전설에 따른 것이다. 성화에서 그리스도의 십자가 처형 장면 아래에 해골이 함께 그려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리스도를 비롯한 세 명의 처형자는 다른 인물들에 비해 피부가 하얗게 변해버렸다. 그들의 육체는 마치 돌로 조각한 듯 단단하여, 화가가 인물의 입체적 표현에 관심이 많음을 보여주고 있다. 십자가 아래쪽 좌측에는 늘 그러하듯 아들의 죽음 앞에서 슬퍼하다 기절하는 성모 마리아와 그녀를 부축하는 여인들이 보이고 왼쪽 십자가 아래에는 이 모든 장면을 보고 기록하는 요한 복음의 저자 요한이 있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 앞에서 통곡하는 이들의 모습은 당시까지 그려진 그 어떤 장면보다 슬픔의 감정이 고조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