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동네 65세 이상 독감예방접종날...
원주시와 원주면 중간인 우리집은 시보건소보다는 면보건소지소에 가서 접종을 한단다.
해마다 엄니도 맞으셧다하니...
올해는 내가 엄니를 모시고 가야해서..
첨해보는 일이라 몇일전부터 접종일과 접종접수증을 챙기고.
사무실엔 늦게 출근할거라고 말씀드리고...
차편이 좋지 않아서 동네 어르신들중 가시기 불편한분들을 함께 모시고...출발~
9시부터 접종이라 하니..집에서 5분거리...8시40분에 도착햇더니..
꼭두새벽부터 일어나셔서 길을 나섰는지...
한 20명 정도 와계셔서 시끌벅적하다..
이동네 저동네 양반들 오랫만에 만났으니..
올해 고추값이 비싸다는둥...탄저병들어 다 죽었다는둥..
난 한근에 2만오천언에 팔았다는둥...만팔천에 팔았다는분..
고구마가 캐보니 씨알이 안들었다는둥...들깨가 풍년이라는둥..^^*
간호사와 의사는 오지도 않았는데...벌어진 풍경들이 너무 웃음이 난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회장님~회장님 하시길래...보건소에 웬회장님 출두?
두리번 거리니...노인회 회장님 이시란다..ㅋㅋ
회장님 모습 재연...
빨간 티셔츠에....몸빼바지...그리고 농사 지을때 신는 파란장화 착용 ㅋㅋ
접수대에 한팔 걸치시고~접수증과 볼펜을 잡으신후,,,
눈이 어두워서 글 못쓰시는 분들, 한글을 몰라 이름도 못쓰시는 분들.을 대신하여
접수증을 써주고 계시면서 접수증에 있는 설문조사까지 하고 계신다..
혈압있어? 당뇨잇어? 묵는약 잇어?..기타등등..
그런데 모든분들이 아픈데 하나 없다고 먹는약 없다고...답이 다똑같다..
꼭 노인회장님이 선생님 같고 줄서 있는 분들은 학생처럼 대답도 참 잘하신다.ㅋㅋ
접수증을 다기제하면 순서대로 접수증을 놓으신후..줄을 세우시고...
8시50분이 되가니 간호사 선생님이 오시고...
체온측정을 하신후...회장님이 해놓으신...접수증 다시 확인...
그앞에 동네 할머니들 줄서시고......
오지도 않으신 앞집 할매 접수증까지 대신 써주고픈 할매...
전화번호 주민번호도 모르시면서 친하니깐 해주고 싶으신지 ㅋㅋ
선생님이 본인 아니면 안댄다하니...좀있으면 올거라고 우겨대는분,,,
진료카드 들고 체온도 안재시고 가신분...어디 줄을 서야 할지 헷갈린분...
신분증을 안가져 오셧다고 발 동동 구르는 분들..
참..처음본 이색적인 풍경이다...
의사 샘 출두~
왼쪽팔들 일제히 다 걷고...차례를 기다리는분...들..
어떤분은 비가 오고 날이 추우니 옷을 몇겹을 입으셧는지 옷소매가 올라가지 아니하고..
어떤분은 다 벗고 내복만 입고 기다리시는분...
울엄마도 두껍게 입으셔서....옷벗겨드리고..
우리팀이 다 접종할때쯤에...
비가 많이 오는관계로 차를 입구에 갖다 대고...
모두 다시 픽업하여 귀가조치 시키러 가는중에...
옆에 앉으신분이...
쪼꼬만한 지갑을 여시더니...
5만언짜리를 한장 주신다...
"흐미 놀래라~이거 뭐예요~"
"차 지름값햐~~아니면 맛난거 사묵어라고 주는겨..."
" 아니 먼돈을 이리 주셔요..시러요~이러시면 담부터 인사안하고 아는체 안할래여~"
" 아이고~그람 나도 이거 안받으면 나두 안체 안할겨~"
도루주고 도루 받고 여러번 반복하다가...
할수없이 받았다...이런 난감할때가 있나?ㅠㅠ
졸지에 아침부터 용돈 5만언이 생긴셈...
모두 집앞에 내려드리고..울엄니도 내려드리고~
어린아이와 노인분들은 다 똑같다 했는가?
진짜 그런것 같다...
아침에 바라보는 그모습들이..
내가 우리 아이들 키울때 바라보는느낌이랑 같은것 같다..
어쩜 그리고 순진무구해 보이시는지...
가슴이 뭉클하다..
아참~집에 오는길에 함께 오신분들께 여쭤보았다
" 아니~어르신들이 왜 설문조사에...아무도 안아프고 묵는약 없다고 하시나요?"
대답이 참...
" 아이고~어디아프고 먼약 묵은다면 주사 안놔줘~ 그러니 거짖부렁 했지"
예방접종하니...
생각이 난다..
초등학교 3학년때 일명 불주사~(아마 주사기를 불에 달궈서 그리부른듯)
그거 안맞으려고 학교 하수구 밑에 숨어 있다가 샘한테 끌려갔다 ㅠㅠ..
끝
첫댓글 글을 아주 맛나게 잘쓰시네요 재미있게 잘봅니다`
아침 보건소 풍경이나 풍경이나 매한가지 같습니다.하
글쵸 아직두 정감이 느껴지는 모습이군요,,,길지않은 인생 저리 정겹게,살다감,올매나,좋울까요,,
골통공주님 즐감합니다,,사진과 곁들여 올리셨습 더욱정감이 갈걸 그랫나,봅니다,,
늘,건강행복,하세요,.
현장감이 살아있는글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