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이별
신 현 순
검은 옷의 사람들은 꽃이파리가 되었다
시계만 뚫어져라 앞만 바라보고 있다
또렸한 초침 소리 위에 나지막한 찬송가가 흘러간다
그의 삶이 불태워지고 있다, 화장터 한켠에서
마감된 한 남자의 삶이 유골항아리 속에 한 줌 재로
담겨 밀봉된다
미망인은 몸부림치는 통곡조차 잊은 채, 검은 상복이 주저앉는다
사람들은 울음을 멈추고 담담하다
두런두런 나지막한 속삭임이 잦아든다
무언의 작별 시간이 잦아든다
무언의 작별 시간이 짧다
화장장 밖, 하늘이 하얗게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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