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옥공법, 지붕에 단열재 사용 맞춤부위 공장에서 미리 가공해 전통한옥 비용·보온문제 해결
집은 다양한 방식으로 지을 수 있다. 철근콘크리트로 기둥·보·슬래브(콘크리트 구조물의 바닥판)를 만들고 여기에 단열하고 마감을 덧붙이거나, 벽돌을 쌓아 올린 뒤 그 위에 보와 서까래를 얹고 단열·마감하는 방법도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한 재료와 방법으로 집을 짓는 것을 건축구조법이라고 한다.
현대 이전의 건축구조법은 그 지역에서 쉽게 그리고 경제적으로 구할 수 있는 건축재료를 중심으로 발달해왔다. 유럽 도시들에서의 고색창연한 벽돌과 빨간 기와지붕 집들이 그렇고, 목재·진흙·볏짚으로 벽과 지붕을 구축했던 우리 전통 민가가 그러하다.
현대에 많이 사용되는 건축구조법은 단연 콘크리트 속에 철근을 넣어서 보강한 철근콘크리트조다. 무엇보다 튼튼하며 경제적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콘크리트조의 집들은 튼튼한 반면 부분적인 열전도(열교) 차단에는 매우 불리하다. 바닥과 외벽이 만나는 부분과 벽과 지붕이 만나는 부위에서의 열교 차단이 매우 까다롭다. 그래서 콘크리트집을 열교 없이 지으려면 목조주택에 비해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2000년대 들어서 본격적으로 짓기 시작한 서양식 목조주택(경량목구조)은 구조부재와 부속자재가 규격화·최적화돼 경제성을 높인 공법으로 평가된다. 벽틀이나 지붕틀 사이에 단열을 하는 데다, 목재의 열전도율이 낮아서 단열성능에 비해 벽 두께가 상대적으로 얇고 열교 현상이 거의 없는 것이 장점이다. 물론 콘크리트조에 비해 튼튼하거나 내구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있지만, 제대로 교육받은 설계자와 시공자가 지은 집이라면 별문제가 없다.
경량목구조의 벽 골조 두께는 보통 140㎜(2×6in 구조목)인데 남부지방이라면 이 정도의 단열 두께로도 모자라지 않다. 부족하다면 내벽 마감 때 추가 단열을 하면 된다. 하지만 외부단열은 통기가 나빠질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다. 지붕 서까래 두께는 235㎜(2×10in 구조목) 이상이 권장된다. 철근콘크리트조에서 열교를 막는 일이 중요하다면 경량목구조에서는 벽체와 지붕에서의 환기시스템을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벽체나 지붕 내부에 맺힌 수증기가 증발돼 빠져 나갈 수 있어야 한다. 목조에서는 기초를 반드시 외벽면보다 2~3㎝ 작게 만들고, 외장재가 기초판 윗면보다 10㎝ 정도 높게 시공해야 집 안으로 물이 스며들지 않는다.
요즘 농촌에서는 전통한옥에 대한 관심이 높고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전통한옥은 외관이 친숙하고 미려해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기둥보 구조이고 지붕구조가 과대해 고비용이면서도 춥다는 평가가 많다. 원래 젖은 목재와 진흙을 사용하는 습식구조였던 한옥은 젖은 목재의 수축과정에서 틈새가 많이 생기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또 단열을 위해 벽 두께를 두껍게 하면 비용이 증가하는 것도 어려움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건조된 집성목을 구조재로 사용하고, 맞춤부위를 공장에서 미리 가공해 현장에서는 조립만 하면 된다. 지붕에도 진흙 대신 단열재를 사용하는 신한옥공법이 개발돼 그런 문제들이 상당 부분 개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