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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차분한 20대들의 알흠다운 공간 원문보기 글쓴이: 에즈라 밀러
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출처: 여성시대 에즈라 밀러
비포선라이즈 3편인 <비포 미드나잇> 상반기 개봉기념 비포 선라이즈 올림 ㅠㅠ
너무 기대된다 3편은 어떨지 ㅠㅠ
<비포 선라이즈>가 뭐냐구?
소르본느 대학생인 셀린느(Celine: 줄리 델피 분)는 부다페스트에 사는 할머니를 만나고,
가을 학기 개강에 맞춰 빠리로 돌아가는 길이다.
셀린느는 옆자리의 독일인 부부가 시끄럽게 말다툼하는 소리를 피해 뒷자석으로 자리를 옮기는데,
거기서 제시(Jesse: 에단 호크 분)라는 미국인 청년과 우연히 얘기를 나누게 된다.....
너무 유명한 영화이므로
이 영화는 대사 하나하나가 일품이기 때문에 모든 대사를 빼지 않고 적을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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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은 좀 많이 스압이야
평화롭고 한적한 열차 안..
이어야하지만 시끄럽게 싸워대는 독일인 부부 때문에 굉장히 시끄러움
하필이면 그 부부 옆자리에 앉은 여자는 책에 집중할 수가 없음
남자도 마찬가지
급기야 신문을 집어던져가며 싸우는 부부
여자는 아예 자리를 옮겨버려
해서 옮긴 곳이 바로 이 남자 옆자리
"..."
서로를 의식하고 있음
이 때 부부가 아예 열차 옆 칸으로 옮겨감
빤히 쳐다보는 둘. 이제 해방이다
피식
"......"
"저 두 사람 왜 다투는지 알아요?"
영어로 말을 거는 남자
"?"
"아..영어 할 줄 알아요?"
"네!"
"근데 저도 몰라요, 미안해요. 독일어는 잘 못하거든요"
말 좀 걸어보려 했으나 Fail
"......"
"연인은 나이가 들수록
상대의 얘기를 듣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소리 들어본 적 있어요?"
"아뇨"
"이건 사람들 추측인데
남자는 고음을 듣는 능력이 떨어지고 여자는 저음을 듣는 능력이 떨어진대요"
"서로가 서로를 중화시키는 거죠"
"..그렇네요"
"음..서로 죽이지 말고 함께 늙어가라는.."
"자연의 처사인거죠"
피식
"뭐 읽어요?"
또 말을 거는 남자
<조지 바타이유 - 마담 에드와다>
"그쪽은요?"
"아..."
<킨스키 - 내게 필요한 건 사랑뿐>
머쓱하게 웃는 남자
이 때 부부가 돌아옴.
열차가 다시 소란스러워졌어.
"음.."
"..."
"저기, 휴게실에 갈까 생각 중이었는데···같이 갈래요?"
"...그러죠"
휴게실로 옮겨가는 둘
.
.
.
-"영어는 어떻게 잘하게 됐죠?"
-"여름에 로스 앤젤레스에서 학교를 다녔어요. 런던에서 생활한 적도 있고요"
-"그쪽은 어떻게 영어를 잘하게 됐죠?"
-"나요? 난 미국인이에요"
남자는 미국인이래
"미국인이라구요? 정말요?"
능글능글하게 묻는 여자
"........."
"농담이에요. 미국인인 거 알고 있었어요(웃음)
당연히 다른 나라 언어는 하나도 못하겠죠?"
여자는 프랑스 사람이야
"..그래요, 알겠어요. 다른 나라 언어는 하나도 모르는
버릇없고, 멍청하고, 저속한 미개인이다, 이거죠?"
"난 그래도 시도는 했어요. 고등학교 때 4년간 불어를 배웠죠"
"처음 파리에 도착했을 때 지하철 역에 줄을 서서 뭐라고 말할까 연습을 했어요"
"비..비에이 실뿌브레.. 비에이 실뿌브레.."
"Un billet"
발음 고쳐주는 여자
"아, 어쨋거나(웃음)"
"그랬는데, 매표원을 보는 순간 하나도 생각이 안 나는 거예요"
"그래서 그냥 영어로 말했죠. "저기요, 표 한 장만···'"
"어쨋든..목적지가 어디예요?"
"파리로 돌아가는 길이에요. 다음 주가 개강이거든요"
"학교 다녀요? 어디요?"
"소르본느요, 알아요?"
"네, 그럼요"
-"부다페스트에서 탔어요?"
-"네, 할머니 댁에 다녀오는 길이에요"
-"할머니는 잘 계시죠?"
초면에 할머니 안부묻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피식
"네, 잘 계세요"
-"당신은요? 목적지가 어디죠?"
-"비엔나요"
"비엔나? 왜요?"
-"몰라요, 내일 거기서 비행기를 탈 거예요"
-"휴가 중이에요?"
"아......."
머뭇거리는 남자
"그걸 나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여행 다니면서..
지난 2, 3주 동안 계속 기차만 탔어요"
"친구 만나러 온 거예요? 아니면 그냥 혼자서?"
-"네, 마드리드에 친구가 있긴 한데···"
-"마드리드? 멋지네요"
"그래서 유럽을 돌아보니 마음에 들던가요?"
"네, 그럼요, 형편없더군요"
"뭐라구요?(웃음)"
"그러니까, 내 말은.. 음..
몇 주 동안 앉아서 창밖을 내다보는 건 정말 좋았어요"
"무슨 뜻이에요?"
-"그러니까 가령···
평소에는 못하던 생각들을 하게 되거든요"
-"예를 들면요?"
"나한테 아이디어가 있어요. 텔레비전 쇼에 대한 거죠"
"친구 중에 <cable access> PD가 있어요. <cable access>라고 알아요?"
절레절레
"시청자가 저가로 만든 프로그램을 틀어주는 TV 프로인데,
내가 생각한 건 뭐냐면 1년간 하루 24시간 내내 계속되는 프로예요, 알겠어요?"
"그러니까 전세계 각 도시에서 365명을 모집한 다음
그 사람들의 24시간을 실시간으로 내보내는 거죠! 현실 생활을 있는 그대로요"
트루먼쇼같은걸 생각중인가봐
"가령 한 남자가 있다고 치면
아침에 일어나서 샤워하고 아침 먹고 커피 마시고 신문 읽고..."
- "잠깐만요, 매일 같이 벌어지는 망할 지겨운 일상을 그대로 보여줘야 한다구요?
그걸 누가봐요?"
- "아...난 '일상의 시'라고 표현하려 했는데..
어쨋든 뭐 그렇게 생각되면 그렇게 생각해요. 난 나대로 생각할테니까"
"(폭소)"
- "일상의 시, 그거 좋네요(웃음)"
- "하하.. 어쨌든 태양 아래서 잠을 자는 개가 왜 아름답죠? 그냥 아름답기 때문이잖아요"
"하지만 은행 현금 지급기에서 돈을 인출하는 남자는 완전 바보같아 보이지 않아요?"
- "말하자면 인간을 대상으로 한 <내셔널 지오그래픽>인 거군요"
- "그렇죠. 어떻게 생각해요?"
"미안하지만, 내 생각엔 따분한 24시간짜리 다큐멘터리 같아요.
3분 섹스 끝나면 바로 곯아떨어지는 것도 나오겠군요(웃음)"
"(머쓱)그래요, 그 에피소드 재미있겠는데요. 사람들한테 인기 끌겠어요.
혹시 친구들이랑 파리편 만들고 싶으면 내가 허락할게요"
"아...모르겠어요. 이 아이디어의 관건은 배급이에요.
계속 방송을 내보낼 수 있게 이 도시 저 도시에 보내줘야하거든요"
"방송이 24시간 나가지 않으면 의미가 없으니까요"
이때 종업원이 메뉴판을 들고 들어옴
휴게실 들어온지 한참지났는데 이제서야 메뉴판 갖다주는 센스!
메뉴판 휙 던져주고 유유히 사라짐
"그거 알아요?
고객 서비스가 별로에요. 내가 본 유럽은 그래요"
.
.
.
.
.
.
"우리 부모님은 나한테 사랑에 빠지는 일이라든가
결혼이나 양육에 대해 얘기했던 적이 한번도 없어"
어느새 많이 친해진 둘
"부모님은 내가 선택해야 할 직업에 대한 얘기만 하셨거든"
"내가 아빠한테 '작가가 될래' 이러면.."
"아빠는 '언론인이 되라'
내가 '집 없는 고양이들을 보살필래'하면
아빠는 '수의사가 되라'
내가 '배우가 될래'라고 하면
아빠는 'TV 앵커가 되거라'라고 하셨어"
"계속 이런 식으로 나의 비현실적인 야망을
소위 잘 나가는 직업에 연관시키셨어"
"난 어릴 때 별명이 걸어다니는 거짓말 탐지기였어.
거짓말을 정확히 집어냈거든"
"그러다 고등학교 다닐 때는
사람들이 내 장래에 대해 뭐라고 하면 그걸 귀담아 들었다가..
정반대로 하곤 했어"
"다들 나쁜 뜻으로 그런 건 아니었지만···
그냥 다른 사람들이 내 인생에 대해 간섭하는 게 싫었어"
"그런데 그거 알아?"
"부모님이 어떤 일에 아예 대놓고 반대하는 대신
기본적으로 친절하게 지지해주면 그땐 불평을 하기가 훨씬 더 힘들어"
"부모님이 틀렸을 때도 말야.
그 수동적인 반대는 정말 신물나. 난 그게 싫어. 정말 싫어"
"있잖아···그런 모든 허접쓰레기 같은 기억에도 불구하고
내게 어린 시절은 마법의 시간이었어, 정말이야"
"엄마가 처음으로 죽음에 대해 얘기해준 게 기억나"
-"증조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가족이 모두 플로리다에 갔을 때였거든.
내가 3살인가 3살 반인가 그랬을 거야"
"어쨌든 그때 난 뒤뜰에서 놀고 있었어
누나가 정원에 있는 호스로 그걸 막 가르쳐 줬거든
왜 그거 있잖아. 햇빛에 물을 뿌리면 무지개 생기는 거 말야, 알지?
그걸 하고 있었는데···"
"그때 물안개 너머로 할머니가 보이는 거야
저기 서 계시더라고, 나한테 미소를 지으면서 말야"
"난 호스를 들고 한참을 서있었지.. 할머니를 바라보면서"
"그러다 마침내 호스를 놔버렸어, 알지? 그러자 호스는 땅에 떨어졌고
할머니는 사라졌지"
"난 안으로 달려들어가 부모님께 얘길 했어.
부모님은 날 앉히더니 한참 동안 연설을 늘어놓더군. 죽은 사람은 만날 수 없다고,
내가 상상한 거라고 말야
하지만 난 내가 뭘 봤는지 알고 있었어. 그걸 보게 돼 기쁘기만 했지.
그 이후론 그런 건 본 적이 없거든..
하지만 모르겠어. 덕분에 모든 게 너무 모호하다는 것만 깨닫게 된 것 같아..
죽음조차도"
"죽음에 대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니 넌 운이 좋구나"
"난 매순간 죽음을 두려워해"
"정말이야, 내가 이 기차를 탄 것도 바로 그래서라고
비행기를 탈 수도 있었는데 너무 무서웠거든"
"말도 안 돼"
"도저히 대책이 없어. 통계상으론 비행기가 더 안전하다지만.."
"비행기만 타면 자꾸 폭발이 연상되는 걸 어쩌겠어.
내가 구름 밑으로 떨어지는 게 연상된다고"
"게다가 정말 끔찍한 건 죽기 바로 직전에 몇 초 동안···"
"내가 이제 죽는구나 하고 느끼는 바로 그 순간이야. 자꾸만 그런 생각이 나
정말 피곤하지?"
"그래, 그렇겠다.."
"정말 피곤해"
"하하.."
- "비엔나에 다 왔나 봐"
- "그러게"
- "여기서 내리지 않아?"
- "맞아, 이제야 도착했네"
"......."
"널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걸. 얘기하는 동안 즐거웠거든"
"나도 그래. 만나서 정말 반가웠어"
비엔나에 도착했어
짐을 챙겨서 오는 남자
"....하"
"정신나간 생각이라는 건 아는데 너한테 물어보지 않으면···
이 생각이 평생 날 쫓아다닐 거 같아"
"무슨 생각?"
"너랑 계속 얘기하고 싶어. 네 상황이 어떤진 모르겠지만···
내 생각에 우린 통하는 게 있는 것 같아, 맞지?"
"맞아"
"좋아, 그러니까 이렇게 하자. 바로 이렇게 하는 거야 .."
"나랑 같이 비엔나에서 내려서 마을을 둘러보자"
"뭐?"
"가자, 재미있을 거야! 어서"
"여기서 뭘 하게?"
"몰라, 내가 아는 거라곤 난 내일 아침 9시 30분에 출발해서 호주 항공을 타야 되고
지금 수중에 호텔비는 없으니···그냥 여기저기 돌아다닐 건데
네가 있으면 더 재미있을 거라는 거야"
"이 녀석 알고 보니 사이코네 싶으면, 다음 기차 타고 가면 되잖아"
망설이는 여자
"좋아, 그럼 이런 식으로 생각해봐"
"10년, 20년이 흘렀다 치자, 알았지? 그리고 넌 결혼을 했어.
그런데 결혼 생활이 옛날만큼 재미있지가 않아"
"그래서 남편을 탓하며 네가 옛날에 만난 모든 남자를 떠올리는 거야
'그때 그 남자를 선택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상상하는 거지"
"그 남자 중 하나가 바로 나야"
"그리고 타임 머신을 타고 지금 이 시기로 돌아와 네가 놓친 게 뭔지 생각해봤을 때"
"놓친 게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넌 물론이고 네 미래의 남편도 크게 감사하게 될지 누가 알겠어"
"난 낙오자인데다 의욕도 없고 따분한 놈이니···
넌 올바른 선택을 한 거고 따라서 행복한 거야"
피식 웃는 여자
"(가자)"
"응?"
"......가방 가져올게"
꺄오!!
바로 열차 밖으로 나서는 둘
가방도 들어주고..
처음 만난 두 남녀의 비엔나 여행이 시작됨
비포선라이즈 2편에 계속
첫댓글 ㅇ잼겠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
이거 너어무너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무 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행의 환상을 심어준 그대여..
오늘 비포미드나잇봤는데ㅠㅠ 좀 지루하긴했지만 여운은 길더라
내가 진짜 좋아하는 영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