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출처: 여성시대 에즈라 밀러
1편 - http://cafe.daum.net/subdued20club/ReHf/336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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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은 사물함에 넣어두자"
"좋아"

"이름이 뭐야?"
그러고보니 아직 둘은 서로의 이름도 몰라

"내 이름?"


"제시야. 원래는 제임스인데, 다들 제시라고 불러"

"혹시 그 유명한 열차 강도 제시 제임스?"

"아냐, 난 그냥 제시야"
"하하 난 셀린느야"
.
.
.
.
.


"이 다리 멋지다"
"그러게"

갑자기 웃음 터진 셀린느
"좀 이상해"

"맞아, 좀 이상하지?"
"내 말이, 완전 어색하다"

"그래도 꽤 괜찮은데, 안 그래?"

"멋있어, 어디 구경이라도 가자. 안내 책자를 봐봐. 비엔나에 왔으니 구경을 해야지"
"아, 음 저 사람들한테 물어보자"

"저기.."

"영어 할 줄 아세요?"
"..네, 그럼요"

"아..음 방금 비엔나에 도착했는데 뭔가 재미있는 일이 없나 해서요"

"박물관이라든가 전시회라든가.."


"박물관은 요즘 재미가 없어요. 게다가 폐관했을 시간이에요
얼마나 여기 머물 거죠?"

"오늘 밤만요"

"..비엔나엔 왜 왔죠? 뭘 보려고 왔어요?"

"...."

"신혼 여행 왔어요"
장난치는 셀린느

"...아! 맞아요, 얘가 임신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결혼을···"
제시도 맞장구 침

"안 믿어요, 거짓말 진짜 못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민망민망

"우리 둘이 출연하는 연극이 있는데···두 사람을 초대할게요"
하면서 뭔갈 꺼내는 두 남자

"두 분, 배우세요?"

"직업 배우는 아니고 취미 삼아 하는 거예요"
"인디언이 암소를 찾아다닌다는 내용이죠. 정치가도 나오고 멕시코 사람이랑···"

"진짜 암소가 나오나요?"

- "아뇨, 배우가 암소 분장을 해요, 이 친구가 암소죠"
- "맞아요, 내가 암소예요"
- "좀 이상한 암소죠, 암소한테 병이 있어요. 그래서 마치 개처럼 행동해요
누가 막대기를 던지면, 가서 그걸 물어오곤 하죠
그리고 발로 담배도 피우고 못하는 게 없어요"
오른쪽 남자가 암소래 ㅋㅋㅋ

"아...멋지네요"

"여기 주소가 있어요, 프라터 근처죠, 프라터 알아요?"

- "그 큰 회전식 관람차?"
- "맞아요, 관람차 타고 나서 연극 보러 오면 되겠네, 9시 반에 시작해요, 올거에요?"
- "노력해 볼게요"

"내가 암소예요"
......
.
.
.
.
.


"좋은 생각이 났어, 준비됐어?"
"그래"
굿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는 제시

"진실 게임을 하는 거야"

"우리가 알게 된 지 좀 됐잖아. 같이 돌아다니는 처지니
서로 단도직입적인 질문을 하는 거야, 알았지?"

"서로 질문을 하자 이거군"
"그래, 100% 진실만 말해야 돼"
"물론이지"

"좋아, 첫 번째 질문.."

"너 먼저"

"그래, 내가 물을 거야"

"타인에게 느꼈던 첫 번째 성적인 감정에 대해 묘사해봐"
ㅋㅋㅋㅋ능글맞네

"첫 번째 성적인 감정? 맙소사.."

"음..알았다, 장-마크 플러리였어"

"장-마크 플러리?"

"여름 캠프에 같이 갔었는데 걘 수영 선수였어
하얗게 표백된 머리에 녹색 눈···
수영 기록을 단축시키려고 팔과 다리는 면도를 했었지"

"구역질 난다"
"한 마리 돌고래 같았어. 내 친구 에마가 걔한테 반했었다니까"

"그러던 어느 날 내가 들판을 가로질러 숙소로 가고 있는데 걔가 내 옆으로 다가온 거야"

"내가 말했지, '에마한테 데이트 신청해 에마가 너한테 반했대'그랬더니 걔가 하는 말이···"

"'안됐네, 난 너한테 반했는데 말야'"

"그래, 난 그때 정말 얼마나 무서웠는지 몰라
걔가 진짜 멋지다고 생각했거든
그랬는데 걔가 나한테 데이트 신청을 하는 거야"

"난 걔가 싫은 척했지.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서 너무 무서웠거든.
그 후 난 걔를 보러 수영 대회에 몇 번 갔었는데···
진짜 섹시했어, 정말이야. 진짜 섹시하더라니까"

"그해 여름이 끝날 무렵 우린 사랑에 대한 성명서를 만들었어
그리고 계속 편지하자고 약속했지, 곧 다시 만나자고···"
"만났어?"

"물론 아니지"

"그렇다면 이 말하는 데 지금이 좋은 기회군"

"묘하게도 내 수영실력이 아주 기가막혀"

"정말? 그래, 기억해둘게"


"좋아. 이제 내 차례다, 맞지?"
"맞아, 네 차례야"
이제 셀린느의 차례야
"사랑에 빠져본 적 있어?"

"........"

"응, 다음 질문.."

"무슨···잠깐만! 한 마디로 대답해도 되는 거야?"
"왜 안돼?"

"하지만 난 내 경험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얘기해줬잖아"

"네 질문은 내 질문이랑 아주 달라. 나도 성적인 감정 얘기해줄 수 있어
하지만 사랑이라는 건···"

"내가 사랑에 대해 물었다면 넌 어쩔래?"
되려 셀린느에게 되묻는 제시

"거짓말할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적어도 멋진 거짓말을 만들어냈을 거야"
"(웃음) 사랑은 복잡한 문제야, 알지? 그러니까··· "

"그래, 내가 사랑을 고백했던 사람이 몇 있어, 그땐 진심이었지'

"하지만 그게 아낌 없이 주는 사랑이었냐? 아름다운 사랑이었냐? 아니"

"있잖아, 사랑은···나도 모르겠어, 이해해?"
"그래, 무슨 뜻인지 알아"

"하지만 성적인 감정에 대한 거라면.."

"1978년 미스 7월한테 느낀 소유욕이 시발점이었어. '플레이보이'잡지라고 알아?"
"들어봤어"

"그럼 크리스탈이라고 알아?"
플레이보이 모델인가봄

"몰라"
"크리스탈 몰라? 난 잘 알아(웃음)"

"이제 내 차례지? 좋아"
다시 제시 차례

"널 화나게 하는 게 뭔지 말해봐. 미치게 만드는 거 말야"

"화나게 하는 거라.."

"맙소사, 모든 게 날 화나게 해!"
"2개만 말해봐"

"음.."

"맞다, 난 낯선 사람이 말 걸 때 화가 나"

"거리에서 보면 심심풀이로 모르는 여자한테 미소 짓는 남자들이 있거든"

"또 뭐가 있지?"

"맞아!"

"여기서 300km 떨어진 곳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싫어.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아무도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몰라
어떤 사람은 신경도 안 쓰지"

"난 우리 정신을 지배하려는 대중 매체도 싫어"
"대중 매체?"
"그래! 잘 드러나지가 않아서 그렇지, 새로운 형태의 파시즘이라고"

"그리고···
난 외국에 나가는 것도 싫어. 특히 미국은 진짜 최악이야"
싫어하는 거에 자꾸 제시가 포함됔ㅋㅋㅋㅋ

"내가 검은색 옷을 입거나 화를 내거나 뭔가 말하곤 할 때마다
사람들이 이러거든, '으음~역시 프랑스인이야, 너무 귀여워!'"

"그거 정말 싫어, 참을 수가 없어"

"끝났어?"

"아직 많이 남았는데···어쨌든 이제 내 차례야"

"대답 잘 해야 돼"
"알았어"

"지금 가장 신경 쓰이는 게 뭐야?"

"..너, 아마도"

"뭐?(웃음)"

"(웃음) 요전 날 생각한 게 하나 있는데··· 그게 신경 쓰여"
"뭔데?"
"좋아, 말해줄게. 기차를 타고 가다 생각한 건데···넌 환생을 믿어?"
"응, 흥미롭잖아"

"많은 사람들이 과거의 삶 같은 걸 얘기하고 있어, 알지?
어떤 정해진 방식으론 환생을 믿지 않는다 하더라도·· 영혼이 불멸하다는 건 인식하고 있다고, 맞지?"
"그래"

"내 생각은 이래, 5만 년 전엔 인구가 백만도 안 됐어
만 년 전엔 지구에 2백만 명이 살고 있었지"

"그런데 지금은 50에서 60억 사이야
우리 모두가 자신만의 개별적인 영혼을 가지고 있다면···"

"그 영혼은 다 어디서 온 걸까?
현대의 영혼은 기존에 존재하던 영혼의 일부분일 뿐인 걸까?"

"만약 그렇다면 지구 시간으로 찰라에 지나지 않는 지난 5만 년간···
하나의 영혼에서 5천 개의 육신이 파생된 셈이야"

"기껏해야 우린 걸어다니고 있는 사람들의 일부일 뿐이라고"

"그래서 우린 산재돼 있는 거야? 우린 한정돼 있는 거야?"

"잠깐만, 모르겠어, 난···"
셀리느의 말을 칼같이 자르는 제시
"그래, 생각이 완전히 산재돼 있다는 거 알아. 바로 그래서 말이 되는 거라고"

마냥 즐거운 둘

"여기서 내리자"



그들이 향하는 곳은

레코드 가게야




"여기 멋지다"
"그래, 저기 감상실까지 있어"
셀린느는 이 곳에 와본 적이 있나 봄

두리번 두리번


"이 가수 알아?"
"(절레절레)"
"아마 미국인일 걸, 친구한테 들었어"

"저 감상실가서 작동되는지 확인해볼래?"
"그래"


감상실로 들어간 둘

♪
노래가 흘러나와

"........"

흠칫

안본척




힐끗

서로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곁눈질로 훔쳐보고 있어.

힐끔-

하다가 눈이 마쥐면 휙 피하고


"흠..."


"..."

♪
.
.
.
.
.

아름다운 비엔나의 거리를 거니는 둘

"이것 봐, 아름다워"



.
.

"서둘러, 떠나려고 해!"
겨우 전철에 올라탄 둘은





어딘가에 도착해

"봐, 토끼야"
"그러네"
"안녕, 토끼야! 너무 귀엽다"

묘지에 도착함
"십대 초에 여기 왔었어. 당시 그 어떤 박물관보다도 더 강한 인상을 내게 남겼지"
"그래? 조그맣네"

"그때 한 왜소한 할아버지랑 얘길 나눴었어
이곳 관리인이었는데···"

"그분 말로는 이곳에 묻혀있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다뉴브 강가에서 시체로 발견됐대"
"언제 세워진 거야?"
"아마 20세기 초쯤일 거야"

"무명씨들의 묘지라고 불려. 왜냐하면 여기 묻혀있는 사람들에 대해 알려진 게 없거든.
기껏해야 이름 정도가 다지"
"왜 강가에서 시체로 발견됐지?"

"글쎄, 내 생각인데 일부는 보트 사고 같은 걸로 죽은 사람이고···
대부분은 강에 투신한 사람들이 아닌가 싶어"

"난 늘 이렇게 알려지지 않은 채 사라져간 사람들에 대한 얘길 좋아했어"

"난 어릴 때 말야, 내가 죽었다는 걸 가족이나 친구들이 모를 경우엔···
정말로 죽은 게 아니라 생각했어"

"사람에게 최고와 최악의 시간을 선사하는 건 바로 사람이지"

"이건 것 같아"
어느 묘지 앞에 멈춰 섬

"맞아, 내가 가장 선명하게 기억하는 게 이거야"

'엘리자베스'

"얜 13살 때 죽었지.
난 그 사실에 충격을 받았어 처음 이걸 봤을 때 나도 13살이었거든"

"난 그때보다 10살이나 더 먹었는데 얜 아직도 13살 그대로야
....재밌어"
.
.
.
.


둘은 지금 관람차를 타고 있어.
아까 행인이 소개해준 그 관람차.
너무 아름답지.
"저게 다뉴브야"
"강이지?"
"그래"


"아주···굉장해"

"그래, 아름답지"

"이렇게···"

"석양도 있고···"
"그래(웃음)"

"관람차도 있고..
뭐랄까···
아주···"


"뭐?"


"있잖아···"

살짝 미소지으며 제시에게 바짝 다가가는 셀린느


제시는 표정관리가 안됨

"나한테 키스하고 싶다는 말하려는 거야?"


"(응)"
고개를 끄덕이는 제시...
아 이거 너무 귀엽다..

"그래?"
"......."













비포선라이즈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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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코드 가게 감상실에서 서로 힐끗 힐끗 훔쳐보는 장면은 이 영화의 명장면으로 손꼽히잖아.
유투브 동영상 가져옴. 감상해봐 너무 풋풋해
첫댓글 둘이 같이 노래 듣는 장면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면이다ㅠㅠ
너무 좋다.. 오랜만에 다시 봐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