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빅토리앙 사르두의 희곡 <증오>
초연 1907년 / 개정판 1932년
배경 이탈리아 토스카나 시에나
<2023 / 사르데냐 칼리아리 극장 / 92분 / 한글자막>
테아트로 리리코 디 칼리아리 오케스트라 & 합창단 연주 / 프란체스코 칠루포 지휘 / 안토니오 알바레제 연출
글로리아.....아퀼란테의 딸.........................................................아나스타샤 바르톨리(소프라노)
리오네토.....기벨리니(신성로마제국 황제 지지파)의 지도자.....카를로 벤트레(테너)
바르도.........글로리아의 오빠....................................................프랑코 바살로
아퀼란테.....구엘피(교황지지파)의 지도자................................라마즈 치크발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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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덕션 노트 ===
칠레아, 오페라 <글로리아>, 2023년 테아트로 리리코 디 칼리아리 실황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의 칠레아가 오페라로 살린 시에나 판 '로미오와 줄리엣'
1907년 초연, 1932년 개정판이 나온 <글로리아>는 <아를의 여인>과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의 작곡가 프란체스코 칠레아의 마지막 오페라다. 셰익스피어에 앞서 이탈리아에 전승된 '로메오와 줄리에타'를 14세기 후반의 시에나 배경으로 바꾼 내용인데, 원작은 <토스카>를 쓴 프랑스 작가 빅토리안 사르두의 희곡이다. 셰익스피어보다 이탈리아 작가 루이지 다 포르타의 소설에 가까우며, 그 때문에 구엘피(교황 지지파)와 기벨리니(신성로마제국 황제 지지파)의 내전이 극의 중추를 이룬다. 이 오페라의 첫 영상인 사르데냐의 테아트로 리리코 데 칼리아리 실황은 중세도시 시에나 분위기를 십분 살리고 있으며, 특히 타이틀 롤인 글로리아 역의 소프라노 아나스타샤 바르톨리의 매력이 돋보인다. 90분가량의 간결한 오페라로, 극적 밀도도 높다.
칠레아의 성공작 <아를의 여인>(1897)과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1902)는 둘 다 프랑스 작가가 프랑스를 배경으로 쓴 원작을 사용했다. <글로리아> 역시 푸치니의 <토스카>의 원작을 쓴 프랑스 작가 빅토리앙 사르두의 희곡 <증오>를 원작으로 한다. 다만 이번에는 배경이 프랑스가 아닌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시에나다. 1907년 초연은 토스카니니가 지휘했음에도 실패했고, 1932년 개정판이 발표되어 반짝 인기를 누리다가 다시 잊혔다. 최근에야 다시 살아났지만 아직은 덜 알려진 오페라다.
줄거리를 요약한다. 14세기 후반, 시에나의 권력은 구엘피(교황 지지파)가 잡고 있다. 그 지도자 아퀼란테는 광장에 새로 조성된 샘을 축하하는 자리에 도시에서 추방된 기벨리니(신성로마제국 황제 지지파)의 참석을 허락한다. 이 계기로 아퀼란테의 딸 글로리아는 기벨리니의 리더 리오네토와 사랑에 빠진다. 리오네토는 글로리아를 납치해 탈출한 후 시에나를 포위하고 맹렬한 공세를 퍼붓는다. 글로리아의 오빠 바르도가 변장한 채 여동생 앞에 나타나 부친이 전사했으니 복수하라면서 독약을 내준다. 글로리아에게 돌아온 리오네토는 승리의 눈앞에서 포위를 풀고 결혼을 통해 두 세력의 화합을 도모하겠다고 약속한다. 결혼식장에서 화해에 응하는 척 했던 바르도는 숨겨둔 칼로 신랑 리오네토에게 치명상을 입힌다. 리오네토가 숨을 거두자 절망한 글로리아는 연인을 찌른 칼을 자기 가슴에 꽃아 함께 죽음을 맞는다.
공연이 펼쳐진 테아트로 리리코 디 칼리아리는 거의 시칠리아만큼이나 크지만 인구밀도는 낮은 사르데냐 섬의 주도 칼리아리의 오페라하우스다. 칼리아리는 인구 15만 명의 작은 도시지만 이 극장은 희귀 레퍼토리를 높은 수준으로 되살리는 성과로 명성을 얻어왔다. 영상물로 발매된 것으로는 베버의 <오이뤼안테>, 마르쉬너의 <한스 하일링>, 마스네의 <셰루뱅>, 고메스의 <노예> 등이 그런 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