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날씨가 더워지면 하지정맥류 환자들이 늘어난다. 하지정맥류는 성인의 30%가량이 겪는 흔한 질환으로 특히 여성 환자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하지정맥류 환자는 6월부터 차츰 늘기 시작해 7, 8월엔 30% 정도 증가한다. 여름철 기온에 따라 체온도 상승하면서 혈관이 탄력을 잃고 늘어지면 정맥류가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여름철 체온 상승으로 환자 더욱 늘어
최근 하이힐, 레깅스, 스키니진 등 다리의 혈액순환을 나쁘게 하는 옷차림을 즐기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다리를 꼬거나, 오래 앉아 생활하는 사람들도 늘면서 하지정맥류 환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생활습관은 다리 정맥을 누르고, 근육의 수축작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게 만들기 때문에 결국 정맥 내에 혈액을 정체시킨다.
정맥 안에는 혈액이 거꾸로 흐르는 것을 막는 일종의 밸브 역할을 하는 판막이 있다. 이 판막에 문제가 생기고 혈액순환이 떨어지면서 혈액이 다리 혈관 쪽에 고이면 혈관이 부풀고, 염증이 생기며 하지정맥류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정맥류를 방치하면 피부 색소침착이나 궤양뿐만 아니라 혈전증, 폐색전증 등도 생길 수 있다. 조기에 발견`치료해서 악화되지 않도록 평소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여름철에는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기온이 올라가 혈관 확장으로 증상이 나타나거나 악화되기 때문이며, 노출을 많이 하다보니 미용상의 이유로 병원을 찾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다리 통증도 하지정맥류 의심
텔레마케터 김병주(가명`32`대구시 달서구 감삼동) 씨는 최근 찜질방을 다녀왔다가 다리가 평소보다 무겁고 혈관이 도드라져 병원을 찾았다. 수년 전 하지정맥 기능부전 진단을 받고도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방치했던 것이 여름철을 맞아 증상이 악화됐던 것. 특히 사우나나 찜질방을 자주 다니는 경우 혈관 확장이 더 잘 일어난다.
대형마트 직원인 박은영(가명`27`대구시 서구 내당동) 씨는 평소 자주 다리가 붓고 쥐가 났지만 직업상 오래 서 있고, 많이 걷다보니 그러려니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심해져 밤에 다리가 터질 듯한 통증에 잠을 못 이루는 일이 잦아졌다. 병원을 찾은 박 씨는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았다.
그랜드미래외과 김미라 원장은 “하지정맥류라면 종아리나 허벅지에 혈관이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온 것만 생각하지만 이처럼 혈관이 도드라진 이후는 이미 하지정맥류가 상당 부분 진행된 것”이라며 “따라서 혈관이 뭉쳐서 도드라져 보이지 않더라도 다리에 통증이 지속되면 신속히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질환의 악화를 막는 방법”이라고 했다.
◆생활습관 바꾸고 자주 스트레칭 필요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정맥 부위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혈관초음파 검사를 통해 비교적 간편하게 진단할 수 있다. 초기라면 치료도 비교적 간단하다. 압박스타킹을 입고, 생활습관을 바꾸는 보전적 요법을 사용하거나 약물치료나 주사치료가 이루어진다.
주사요법은 혈관경화제를 혈관에 접어넣는 것. 정도에 따라 부분마취 후 간단하게 시술이 가능한 레이저요법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어느 정도 질환이 진행된 경우,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혈관을 제거하는 수술이 불가피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건강한 식습관과 바른 자세가 중요하다. 만약 하지정맥류 환자라면 특히 더 신경써야 한다. 오래 앉아 있거나 서 있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사우나`찜질방 등 높은 온도에 노출되는 것도 피한다.
오래 서있거나 앉아있는 직업에 종사하거나 평소 다리를 자주 꼬는 사람이라면 하지정맥류 고위험군이다. 특히 같은 자세로 오래 일하는 사람들은 최소한 한 시간에 한두 차례 이상 몸 전체를 움직여주는 것이 좋다. 틈틈이 뒷꿈치를 들었다놓는 까치발 운동이나 발목을 돌리는 스트레칭을 하고, 평소 너무 꽉 끼는 옷이나 높은 굽의 신발은 피해야 한다.
도움말=그랜드미래외과 김미라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