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는 어떤 국회의원이 되시겠습니까?>
20년전 처음 초선에 당선되었을 때
기자가 마이크를 들이대며
"어떤 국회의원이 되겠습니까?"라고 묻길래
준비되지는 않았지만 즉석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1. 균형감각이라는 미영아래 옳고 그름 사이에서
결코 좌고우면 하거나 줄타기를 하지 않겠습니다.
옳은 것은 옳다. 틀린 것은 틀렸다.고 또박또박 말하겠습니다.
2. 국회의원같은 국회의원, 국회의원 같지 않은 국회의원이 되겠습니다. 국회의원 끼리끼리 어울려 다니면서 국회의원하고만 친한 국회의원이 아니라 국민과 친한 국회의원이 되겠습니다.
뒷짐지고 느릿느릿 걸으면서 빠다바른 느끼한 소리로 말하며 거들먹거리지 않겠습니다. 국민과 같이 생활하고 국민과 같이 입고 먹고 국민속에서 울고 웃겠습니다.
3. 선거운동 기간 한달동안 굽신굽신 국민에게 절하고 3년 11개월 동안 국민에게 호통치고 군림하는 국회의원이 아니라 4년 내내 선거운동하는 심정으로 낮고 겸손하게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여의도에서는 누구보다 당당하게 국민을 대신해서 혼낼건 혼내고 지적할 건 지적하겠습니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에게는 누구보다 낮고 겸손하게 대하겠습니다.
서강대교를 지나 출근할 때는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큰소리로 말하고, 서강대교를 통해 퇴근할 때는 몸을 낮추고 항상 나를 뽑아준 유권자 주인들에게 겸손하게 만나겠습니다.
이것을 거꾸로 하지 않겠습니다. 여의도에서 비빌빌거리고, 지역주민들에게 호통치고 군림하는 국회의원은 안 되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서강대교를 지나서 퇴근할 때 항상 몸을 낮춥니다. 여의도에서는 치열하게 싸우지만 마포 지역구에서는 주민들과 언쟁 한번 해본 기억이 없습니다. 누가 언짢은 얘기를 해도 그냥 웃어넘기며 "네네, 잘 하겠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동네분들도 저도 항상 이웃집 아저씨, 동네 형 동생, 오빠 누님처럼 대합니다. 저는 이런 주민들과 어울려 지내는 것이 재밌고 좋습니다. 여의도에서의 모습과 지역에서의 모습, 모드전환을 잘 해야 합니다.
오늘 아침 부안 변산반도 채석강에 가시는 분들과 아침 일찍 만나 인사했습니다. 다들 이웃사촌들처럼 반갑게 대해주시고 웃음꽃 피우다 왔습니다. 저는 이런 마포 주민들이 좋습니다.
"잘 다녀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