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팅하시는 분들!
지난 주중, 개척교회 지인 목사님 사모의 수술을 소개했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낯선 번호로 걸려온 전화 한통을 받았습니다.
자신을 갈말 가족이며 눈팅 하는 이라고 소개하시며 수술 후
요양일정에 대하여 몇 가지를 물어보셨습니다.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답변을 했더니 그 목사님께 후원을 하고 싶다며
계좌번호를 요청하셨습니다.
시간이 흐른 후 지인 목사님으로부터 온 문자입니다.
<*** 백만원 이게 뭔 일이래요? ㅜㅜ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정말 헠! 이라는 말 밖에는 달리 설명이 되지를 않습니다.
세상살이의 연륜이 더해질수록 체감하는 것은, 고통받는 이에게
손을 내민다는 것은 의지만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지만 반면에 뜻이 있어도
물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마음뿐입니다.
또한 물질이 있다 하더라도 마음과 의지가 없으면 그 물질은
생명싸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욕망의 집합체로 전락할 것입니다.
살얼음판 같은 시대에 원치 않는 질병으로 고통받는 누군가를 위하여
한달 생활비가 될 수 있는 금액을 후원할 수 있다는 것은
말처럼 간단한 일은 아닙니다.
그로부터 두어 시간 후 그분으로부터 한통의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십만원은 그분들과 식사비, 나머지는 구제비로 사용해 주세요.>라는
내용과 함께 그분은 30만원을 제게 입금하셨습니다.
오지랖 사역이라는 깃발을 들고서 몇 해 동안 살아오면서
깊이 체득하는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 땅에는 자신의 명망이나
의가 드러나지 않더라도 하나님 나라를 생각하며 조건없는 섬김을
행하는 남은자들이 있음을 체감하게 됩니다.
또 하나는 자신의 귀한 물질을 아낌없이 타인을 위해 내주려는 분들을 통하여
오지랖 사역을 향하여 하나님께서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나아가 눈물 흘리는 이들의 눈물을 닦아 주려는 일의 방향성이 틀리지 않음을
확인하기도 합니다.
언젠가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께서 교우들에게 진솔한 고백을
한 가지 하셨습니다. 그것은 자신은 건강한 교회와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이라는
확신으로 이런저런 일들을 추진하면서 교우들께 송구한 점은,
자신은 깃발을 들었을 뿐인데 칭찬은 자신이 받는 것 같다며
미안한 속내를 밝히셨습니다.
그간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그분의 독백은 제 마음과도 상통한다 하겠습니다.
이름없이 빛도 없이 주님만 바라보며 존귀영광 모든 권세는
주님만 받기를 원하는 선한 그리스도인들의 헌신은 이 땅을 향한
그루터기를 보는 것 같습니다.
흔히 하는 말이지만 밤이 깊을수록 별이 빛나듯이 위기의 시대일수록
본질로 돌아가는 길 외에는 대안이 없습니다.
한 시대 앞에서 한국교회를 이끄는데 쓰임받았던 한 원로(?) 목사께서
한국교회가 건강해지는 길은 교회 지도자들이 진정으로
예수님을 믿는 것 이외에는 없다고 하시는 말씀에
개인적으로 깊이 공감했습니다.
우리 시대에 주님을 믿고 따른다는 말은 곧 주님께서 걸어가신 길을
나도 걷겠다는 말입니다.
오리 한 마리가 평화롭게 연못위에서 노닐 수 있으려면 물밑의 발은
끊임없이 움직여야 합니다.
오늘의 조국교회를 말없이 바라보는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이
이제는 삶의 자리에서 그리스도의 제자와 종다워지려는 적극적 몸부림이
필요할 때입니다.
무리와 제자들을 불러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마가복음 8:34)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